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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퀴 굴러도 멀쩡한 이유 'WRC 랠리카 안전 장치들'

세바퀴 굴러도 멀쩡한 이유 'WRC 랠리카 안전 장치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3.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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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하는 경주차는 탱크같은 단단함을 자랑한다.

단단한 것 뿐만 아니라 불이 나도 잘 타지 않는다. 랠리카는 제작 단계부터 특수한 장치와 소재가 사용된다.

특히 WRC 랠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터프하게 달리는 투어링카다. 20~30m를 붕 떴다가 착지하기도 하고 바퀴가 반쯤 잠긴 진흙에서도 강력한 파워로 빠져나온다.

사고는 다반사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벼랑길 앞에서 급커브 코스를 내달려야 한다. 포뮬러원 경주차도 마찬가지지만 WRC 랠리카 경주를 보고 있노라면 경주차가 두 세바퀴 구른 뒤에도 드라이버는 시트에서 몸을 털며 나온다.

바로 WRC 랠리카의 철저한 안전 구조 덕분이다.

지난 1월, WRC 2020 시즌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현대월드랠리팀의 에이스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9 시즌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제조사 챔피언을 목표로 하는 현대월드랠리팀에게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현대차 WRC팀의 또다른 선수인 오트 타낙은 아쉽게도 WRC 2020 개막전에서 차체가 크게 파손되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특별한 부상은 입지 않았다.

오트 타낙의 i20 쿠페 WRC 랠리카(8번)는 시속 180km에 달하는 빠른 속도에서 접지력을 잃고 비탈길로 추락했다. 수 바퀴를 구른 랠리카는 외형상으론 심각하게 파손됐지만 드라이버는 안전했다.

기본적으로 드라이버를 보호하는 롤 바(Roll-bar)가 운전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에 사용되는 파이프의 재질이나 직경은 물론, 볼트 및 너트의 간격과 크기까지 일정한 규격을 지정하고 있다. 롤 바는 드라이버의 안전은 물론 차체 강성을 강화한다.

롤 바 자재는 지름 45mm/두께 2.5mm 또는 지름 50mm/ 두께 2mm의 탄소 함유량 0.3% 이하인 냉간 인발 탄소강을 사용한다.

WRC 랠리카의 윈드실드(유리창)은 초고속 열차나 항공기에 쓰이는 고가의 폴리카보네이트다. 금은 가도 깨지거나 날카롭게 튀진 않는다. 

신속히 차량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소위 원터치 장치도 있다. 버킷 시트와 스티어링 휠이 순식간에 드라이버를 놓아주는 퀵 릴리스 기어다.

또한 드라이버의 체형에 최적화하기 위해 특수 소재를 이용한 맞춤형 시트를 제작한다. 각종 차체로 전해지는 진동과 충격이 드라이버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게끔 일종의 완충재인 에너지 업소버(Energy Absorber)이 시트 방석과 헤드레스트, 어깨 지지대 등에 삽입돼 충격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한다.

아울러 드라이버는 목베개를 착용한다. 경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한스(HANS, Head And Neck Support Device)라는 안전 장비인데 CFRP(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로 만들어져 가볍고 단단해 경추 골절, 즉 목뼈가 부러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드라이버들이 WRC에서 과감하고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선보일 수 있는 자신감도 바로 이러한 안전 장치들에서 나오는 셈이다.

/지피코리아 뉴스팀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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