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자 돌아와" 기업 위기, 코로나에 비할 바 아니다?
"재택근무자 돌아와" 기업 위기, 코로나에 비할 바 아니다?
  • 김기홍
  • 승인 2020.03.2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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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경영위기는 한계 수준까지 다다랐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여파가 불어닥쳐 기업들이 줄도산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동차 및 부품업계, 항공·여행·면세 업계, 정유업계 등은 이번 신종 코로라 사태로 인해 '제2리면쇼크' 급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은행 대출로 버티던 기업들은 회사채 연장이 안되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줄도산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개인 건강과 생명의 문제지만, 경제위기의 경우 기업과 국가적 문제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재택근무자들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여 비상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내수보다 수출 규모가 5배 이상 큰 국내 자동차 업계는 위기감이 맴돌고 있따. 현대·기아차는 미국의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의 생산을 18일부터 중단했으며 체코 공장과 슬로바키아 공장은 23일부터 2주간 문을 닫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자율 재택근무를 이날부터 임신부와 지병이 있는 직원만 재택근무하고 일반 직원은 사무실로 출근하되 유연근무제를 확대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유연근무제는 출근시간을 오전 8∼10시에서 오전 8시∼오후 1시로 범위를 넓히고, 필수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을 없앴다. 대신 하루 5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만 근무하면 되도록 했다.

단체 회식과 모여서 하는 회의는 계속 자제를 권고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26일부터 임신부와 기저질환자는 재택근무를 했고 27일부터는 본사 등 서울·경기지역 직원들이 자율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예약대기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 협력업체 대표들은 일감이 사라졌다. 이에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협력업체들은 근무시간 연장을 통한 생산성 만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현대차에 20일 전달했다.

울산 북구지역 4개 산업단지(매곡일반산단·달천농공단지·중산일반산단·모듈화일반산단) 협의회 대표들은 이날 북구청을 통해 '완성차 특별연장근로 시행을 위한 탄원서'를 현대차 노사에 보냈다.

탄원서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달 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전선뭉치) 공급이 끊겨 완성차 8만대 생산손실이 발생해 협력업체 역시 납품 손실이 발생해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는 요청이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로는 손실 만회가 불가능해 한시적으로 특별연장근로제를 도입해 달라며 4개 산단 38개 부품사 대표가 서명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8일 한시적 최대 주 60시간 근무 검토를 위한 실무협의를 노조에 제안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XM3 수출물량 확보,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수출물량 유지를 위해 극도의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공장가동률의 경우 완성차 업계는 생산 회복이 이뤄졌지만, 부품업체는 규모에 따라 생산 회복이 더딘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월 현재 완성차 업체의 공장가동률은 현대ㆍ기아차 98%, 한국GM 80∼90%, 르노삼성차 95%, 쌍용차 80% 수준으로 회복됐다. 부품업계의 경우 1차 협력업체의 가동률은 90% 이상으로 양호하지만, 2차 협력업체는 60∼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품업계는 신종 코로나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하면서 해외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과 이에 따른 부품 공급 애로, 주요 시장 수요 위축 등으로 납품·매출이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세금 감면과 납부 유예, 부품업체에 대한 긴급운영자금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수요절벽 시기에는 공장 문을 닫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나 이후에 닥칠 수요 폭증기에 대비해 정부, 정치권에서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