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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챔피언 달성 이상없다”

“올시즌 챔피언 달성 이상없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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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식의 레이싱 일지]


Formula BMW Asia 2004 첫 공식연습을 다녀와서...

갑신년 새해가 밝은 지 몇 일 지나지 않아 필자를 포함한 E-Rain의 스탶 5명과 Formula BMW Asia 2003 루키 챔피언이면서 원숭이띠 자신의 해를 맞아 챔피언을 노리고 있는 유경욱 선수 그리고 1987년생으로 현역 고등학생이면서 2003년 F-1800에 참가했던 안석원 선수는 말레이시아의 세팡 써키트를 향해 떠났다. Formula BMW Asia 2004 첫 공식연습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 겨울에 말레이시아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지라 온도차에 내한 걱정이 된 것도 사실이었지만 나름대로 그곳도 북반구이니 겨울일 것이고 경기가 열렸던 작년 3월이나 6월보다야 덜 덥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떠났다. 하지만 이것은 필자의 착각이었다. 그곳은 어차피 적도 근처이고 1년 내내 덥거나 비가 오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작년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기온은 40도를 넘었고 이에 대한 결과로 도착하자마자 그런 날씨가 처음인 안석원 선수와 미캐닉 중 한명이 일사병으로 구토를 하며 쓰러졌다. 나머지 사람들은 작년부터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어서인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테스트를 무사히 마쳤다.

 

이번 테스트에는 각 팀들이 아직 드라이버들과 계약을 마치지 않은 관계로 10명의 드라이버만이 참가했다. 이 중에는 프랑스 F-3 와 AF3 출신의 Marchy Lee, AF3 출신의 Jonathan Chan, AF2000 챔피언 출신의 Kenneth Chan, 2002년 영국 F-3 출신이면서 일본 GC21(F-3에 카울을 덮은 차로 경기하는 일본에만 있는 경기) 2003 챔피언 야마자키 신수케 등이 들어있다.

 

Formula BMW가 1200cc 140마력의 바이크 엔진을 사용하는 클래스임을 고려한다면 왜 F-3까지 경험이 있는 많은 드라이버들이 Formula BMW에 참가를 원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BMW 모터스포츠가 이 Formula BMW Asia에 갖는 관심과 작년 챔피언인 Ho-Pin Tung이 전 세계로부터 받는 관심을 생각한다면 의문은 쉽게 풀린다.

 

2003년에 유경욱 선수가 거둔 결과를 본다면 우리나라 드라이버들의 잠재능력은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몇 가지만 뒷받침이 된다면...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드라이버들의 약점을 말하라고 하면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적응력이다. 항상 별 두려움이 있을 수 없는 경기장에서 매일 연습한다면 적응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게 된다. 물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저속 코너의 적응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경기장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스피드웨이에서 경기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외국의 F-3에 참가하고 있으면서도 가끔 다시 스피드웨이에서 연습을 하고 싶다는 뜻을 필자에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속 코너가 없는 것이 정말 아쉽다. 차에 대한 적응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의 차량에 비해 기본적인 면(엔진, 섀시, 기어박스 등)에서는 훨씬 뒤떨어지면서 트레이닝에 방해가 되는 다운포스, 서스펜션의 우월함 등으로 다져진 차량으로 연습을 하는 우리의 꿈나무들에게 높은 클래스와 같은 기어박스, 섀시를 쓰는 새로운 차량으로의 적응은 역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언어문제이다. 우리나라의 드라이버 중 과연 몇 명이 자신의 뜻을 외국의 엔지니어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드라이버가 인터뷰 때 외국기자가 물어보는 말에 답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 하루라도 빨리 국제 경기에 참가해 경험을 쌓는 것이 최우선 책인 것이다.

 

이번 공식 연습에서 유경욱 선수는 2003년 Formula BMW Asia Round 3 예선에서 Ho-Pin Tung 선수가 세웠던 세팡 써키트 코스 레코드인 2‘12“908에 거의 근접한 2’13”338을 기록했다. 한편 아직 고등학생으로 경험이 부족한 편인 안석원 선수는 2‘15“730을 기록하며 새로운 차와 새로운 경기장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날 안석원 선수가 기록한 이 기록은 작년 세팡 경기장에서 열린 Round 3의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새로운 차량으로, 새로운 써키트에서 단 2일의 연습 중에 이런 기록을 뽑아냈다는 것은 안 선수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안 선수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취약점인 고속코너에서 역시 약한 모습을 드러냈으나 어린 나이 와 타고난 적응력 덕분에 매 타임 달라지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몇 번의 연습을 더 갖는다면 당장에라도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다.

 

이번 연습으로 유경욱 선수는 2004 챔피언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고, 안석원 선수는 자신뿐만이 아닌 우리나라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지금이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에는 정말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고속코너가 갖춰진 경기장이 아직은 없다. 1년 정도 우리나라에서 경험을 가졌다면 이제는 나가야 한다. 여기서 더 머물러 있으면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외국어는 하루라도 어렸을 때 시작해야 하는 것처럼 ‘드라이빙이란 것이 이렇게 저속코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재의식 속에 주입되기 전에 나가서 고속코너에 적응해야 한다.

 

필자가 작년 12월에 오스트리아에서 있었던 BMW 모터스포츠 파티에서 말한 내용(2004 BMW 모터스포츠 파티에 챔피언과 루키 챔피언을 동행하겠다고 필자는 BMW 모터스포츠의 높은 분께 말했었다)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2004년 Formula BMW Asia는 현재 스케쥴 조정 중이다. 올해부터 F-1이 두 곳에서 새로 열린다. 4월 4일에 열리는 바레인 GP와 9월 26일에 열리는 상하이 GP가 그것이다. 이 두 경기의 서포트 경기로 Formula BMW Asia를 넣기 위해 BMW 모터스포츠가 FOM과 막후 접촉 중이다.

 

만약 두 군데 모두 확정될 경우 Formula BMW Asia는 전 세계 모터스포츠로부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선수가 시상대 가운데에 우뚝 서 하늘 높이 양손을 올리고 환호하는 모습을 볼 날도 멀지 않았다. 이러한 장면이 몇 년 내에 F-1 GP의 서포트 경기가 아닌 진짜 F-1 메인 경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글 사진= 전홍식(이레인팀, 수석 미캐닉) bigfoot69@hanmail.net
출처:지피코리아(GPKOE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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