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환골탈태 제네시스 G80, 프리미엄 수입차 위협하는 요소들

환골탈태 제네시스 G80, 프리미엄 수입차 위협하는 요소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0.04.15 15:24
  • 수정 2020.04.15 15:25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세대 제네시스 G80은 작정하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겨냥해서 돌아왔다. 벤틀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메르세데스-벤츠 못지 않은 화려함, BMW에 뒤지지 않은 주행성능 등 모든 면에서 '현대차' 느낌이 나지 않는다. 특히 그동안 제네시스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드라이빙' 성능 면에서 한 차원 높아지면서 '독일차'에 빠져있는 운전자들까지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그 비밀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신형 G80가 드라이빙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가장 큰 비결은 현대차그룹의 신형 3세대 후륜구동 플랫폼 덕분이다. 신형 G80 플랫폼은 우선 평균 인장 강도가 이전 세대 대비 6% 늘었고, 차체와 섀시에 경량 소재를 적용하며 무게 역시 6.1% 줄었다. 고강성과 경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새로운 제네시스의 3세대 플랫폼은 승차감, 핸들링, 안전성, 연비 등 여러 부분의 성능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신형 플랫폼은 자동차의 가장 무거운 부분을 최대한 낮은 곳에 배치했다. 이런 저중심 설계를 바탕으로 파워트레인의 위치가 낮아지며 보다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었으며, 낮아진 무게중심 덕분에 더욱 안정적인 주행도 가능하다. 동시에 보다 넓은 승객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3세대 G80는 이전 모델 대비 엔진 위치가 15㎜ 낮아졌다. 차량에서 가장 무거운 부분인 엔진의 위치가 지면에 가까워진 만큼 고속주행 시 주행 안정감과 핸들링이 크게 향상됐다. 더불어 앞좌석과 뒷좌석 시트 높이를 각각 5㎜, 15㎜ 내려, 전고가 낮아졌음에도 여유 있는 레그룸과 헤드룸을 확보했다.

신형 G80는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서브 프레임과 크로스 멤버를 사용했다 앞쪽 서브 프레임과 뒤쪽 크로스 멤버의 소재 개선으로 주행 성능 향상을 꾀했다. 먼저, 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가 얹어지는 부분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또 이전 세대보다 서브 프레임과 크로스 멤버의 단면을 넓혀 강성을 강화했다. 

이와 같은 소재와 구조 변경은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보강한다. 동시에 충격과 진동 흡수에 효과가 있는 알루미늄 소재 특성을 살려 승차감과 정숙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후륜구동 방식의 특성상 뒷차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리어 프레임과 크로스 멤버 연결 부위의 부시 지름도 키웠다. 이전 세대에서 각각 80㎜, 85㎜였던 부시 지름을 3세대에서는 앞뒤 동일하게 100㎜로 키워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잡았다.

알루미늄 적용으로 가벼워진 서스펜션 부품들은 '언스프렁 매스'를 줄여 타이어의 노면 접지력을 높이고, 핸들링 성능과 승차감 향상은 물론 차량의 전체 중량 감소에도 도움을 줬다. 덕분에 신형 G80는 이전 세대에 비해 차체가 커졌지만, 공차 중량이 125㎏ 줄었다. 차량 무게가 줄어들며 연료 소비효율 향상은 물론 경쾌하고 민첩한 주행 감성도 가능해졌다.

또 핸들링을 개선하기 우해 전륜 서스펜션의 어퍼암을 듀얼에서 싱글 방식으로 바꿔 승차감, 조향 응답성을 업그레이드 했다. 서스펜션도 새롭게 진화했다. 구조는 이전 세대와 같이 앞·뒤 멀티링크지만, 세부적인 설계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승차감을 선보인다. 특히 전륜 서스펜션의 어퍼암을 기존 듀얼에서 싱글 방식으로 바꾸면서 조향 응답성과 정교함을 개선했다. 간결해진 어퍼암은 언스프렁 매스를 줄여 승차감 역시 향상시켰다.

후륜 서스펜션의 어시스트 암 배치를 주행 방향 뒤쪽으로 옮긴 덕분에 주행 안전성도 높아졌다. 자동차가 선회할 때 횡방향 응답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뒷차축의 충분한 횡강성과 횡력 스티어 대응이 필요하다. 어시스트 암을 뒤쪽으로 옮기면 서스펜션의 횡강성과 횡력 스티어가 개선되며, 주행 시 진동이 줄어들고 주행 안정성이 높아진다.

G80에는 소재와 구조 개선을 통한 주행 안정감 개선 외에도 안락한 승차감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기술도 적용됐다. 이 기술은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해 전방의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해당 노면에 적합하게 서스펜션 감쇠력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과속 방지턱과 같이 튀어나온 부분이나 포트홀처럼 움푹 팬 부분을 사전에 인지하고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까닭에 차체 상하 움직임과 충격이 줄어든다.

앞 서스펜션의 구조를 바꾸면서 스티어링 랙과 킹핀축 사이의 거리를 줄인 것도 스티어링 응답성을 끌어올렸다. 일반적으로 랙과 킹핀축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랙 이동에 의한 타이어 회전이 빨라져 스티어링 응답성도 개선된다. 킹핀축이 다수의 가상축이고 휠 센터 근처에 위치해 있으므로 랙과 휠 센터 좌표 사이의 거리를 비교해 보면 이전 세대 대비 전후 거리 25㎜, 상하 거리 47.5㎜가 줄었다. 새롭게 선보인 G80에서는 이렇게 미세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민첩한 스티어링 응답성을 느껴볼 수 있다.

신형 G80는 조향 성능을 더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스티어링의 가변 기어비(VGR)를 더 키웠다. 기어비가 높은 경우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차량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어비가 낮은 경우 스티어링 휠을 돌려도 차량의 반응이 더디게 느껴진다. 기어비가 높으면 짧은 코너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거동이 민첩해지지만, 고속 직진구간에서는 작은 스티어링 휠 조작에도 차가 민감하게 반응해 안정감이 떨어질 수 있다. 기어비가 낮으면 고속에서 직진 안정감이 좋지만 짧은 코너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차의 움직임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차이가 생긴다.

이런 기어비의 특성을 반영해 모든 구간의 장점을 살려낸 기술이 바로 가변 기어비다. 이전 세대에서는 스티어링 가변 기어비가 59 - 62㎜/rev였지만, 3세대 G80는 66.5 - 74 - 63㎜/rev로 가변 기어비에 변화를 줬다. 전반적으로 높아진 기어비는 운전자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조향 응답성을 높여준다. 즉, 스티어링 감각이 이전보다 더 민첩해졌다는 뜻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기어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간별 기어비를 다르게 조정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다시 말해 고속 직진 주행에서는 기어비를 낮춰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고, 회전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기어비를 높여 민첩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제네시스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