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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F1 그랑프리를 기다리며...”

“한국의 F1 그랑프리를 기다리며...”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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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2009년 한국의 F1 그랑프리를 기다리며...”


세계 3대 스포츠 축제인 F1


한국인 F1 드라이버 양성해야


한국 GP에 붉은 악마 함성을

2004년은 F1 그랑프리와 더불어 세계 모터스포츠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챔프카 월드시리즈가 오는 10월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 상암동 한강고수부지에서 열리게 된다.

작년 10월 김혁규(당시 경남도지사)씨와 FOM(Formula One Management)의 버니 에클레스톤 회장이 2009년부터 경남 진해에서 F1 경기를 개최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 후 6개월 이내에 공식 계약서에 사인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올 2월과 3월 사이에 한국의 F1 그랑프리가 결정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위의 이 두 가지만 보아도 올해는 국내 모터스포츠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란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F1과 챔프카 대회가 지난 과거에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88년 서울올림픽’이나 ‘2002 월드컵’만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또한 성공을 하려면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만 하는걸까?

요즘도 가끔 해외에 나가 처음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필자가 한국인임을 밝히면 ‘오~필승 꼬레아’와 ‘대~한민국’을 크게 외쳐준다. 그만큼 한일 월드컵은 전 세계에 ‘대한국민의 열정’을 각인 시켜준 큰 축제 한마당 이었다.

2002년 월드컵의 공식 대회명칭은 ‘2002 한 일 월드컵이였다. 하지만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는 누구도 대한민국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월드컵과 관련된 전 세계의 대기업들은 한 군데도 빠지지 않고 일본을 겨냥한 마케팅 작업에 들어갔다. 우리는 몰랐지만 외국의 월드컵 관련 매장들은 이미 일본풍으로 꾸며졌고 하다 못해 직원들의 인사말 조차도 일본어로 교육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반도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붉게 물들었다. 이유는 우리의 뜨거운 열정을 세계인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왜’ 지난 2002년 6월에 700만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한국 선수들을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고 눈물을 흘려가며 ‘붉은 물결’을 만들었나를 한번 생각해보자. 또 모터스포츠인의 한 사람으로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의 하나인 F1 그랑프리가 대한민국에서 열릴 때 어떻게 하면 전 세계에 우리의 그 ‘붉은 열정’을 또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연구해야만 한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이야기 했는데 올림픽이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과 애국심의 혼합체라 한다면 월드컵은 애국심과 상업성의 혼합체이다. F1은 이 두 이벤트보다 상업적인 면이 매우 강하다.

F1에 참가하는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고, 각 팀들 또한 해당 국가의 자부심이며, 팀들이 사용하는 엔진업체는 그 국가의 기술력에 대한 척도와 힘을 과시한다. 스폰서들은 기업이미지를 홍보하고 브랜드가치를 높이며 참여업체로서 기업의 능력을 과시한다. 이태리에서 열리는 F1 경기를 보게되면 붉은 페라리의 물결이 넘쳐나고 독일의 F1 경기는 슈마허 형제를 남녀노소 팬들이 일방적으로 응원하며 열광하는 것을 볼 수있다.


이렇게 F1이라는 이벤트가 그 나라를 대표하며 경쟁력 있는 최고의 스포츠임을 잘 알 수가 있다.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설물의 효용성을 따져보면 F1이 나머지 두 이벤트에 비해 훨씬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이벤트를 유치하는 것은 수십 년에 한번 할 수 있는 이벤트이지만 F1은 한번 유치가 되면 통상적으로 5년을 기준으로 하고, 그 성공여부에 따라서 가까운 일본이나 마카오 그랑프리처럼 수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F1은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상업성보다는 애국심을, 그리고 다시 한번 흩어져 있던 우리 국민들을 하나로 모아 국력을 과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한마디로 대한민국만이 할 수 있는 월드컵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처럼.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런 F1 그랑프리를 지향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우리만의 F1 그랑프리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물론 그 해답을 알면서도 실현시키기가 간단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2009년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대한민국의 드라이버나 자동차업체가 참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반응은 물론 코리아 그랑프리의 성공여부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드라이버 참가 부분은 2009년을 목표로 적어도 5명이상의 드라이버가 집중적으로 육성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5년이 남았다. 많이 남은 것 같지만 정상적인 드라이버의 코스를 생각한다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다. 이번에 BMW 모터스포츠에서 F1 경주차를 태울 신인 드라이버들을 테스트 했는데 그 중 ‘2003 포뮬러 BMW 아시아’ 챔피언 호핀 퉁이 20살을 갓넘은 나이로 20억 중국인 사상 최초로 F1 테스트를 받는 영광을 안았다.

이제 한국도 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교포 레이서들을 발굴하던지 아니면 국내 레이스에서 활약하는 어린 드라이버들을 찾아내 관련업체의 집중적인 후원속에 질적인 성장을 거둬야만 한다.

자동차 메이커의 참여는 국내 기업이 현재 F1에 참가하는 자동차메이커를 인수하기 전에는 단기간에 참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최소한 10년의 목표를 세워 모터스포츠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얻어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토요타와 같이 자력으로 F1에 참여하는 길이 가장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국내 레이스의 활성화와 인프라 구축이다. 이 또한 적극적인 투자와 홍보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이벤트가 국내에서 열리고 세계 최고의 스포츠이벤트인 F1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이 F1이 무슨 스포츠 이벤트인지를 모른다면 또는 관심이 없다면 그 축제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그랑프리가 초기에 자국민의 관심이 없어 수년 동안 힘들었던 전철을 우리는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해는 바레인과 중국에서 F1경기가 처음으로 열린다. 이제 F1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오고 있다. 21세기 동아시아 중심 국가를 목표로 하는 한국은 2009년 F1경기에 태극기를 휘날리기 위해서 한국자동차경주협회와 중앙정부 그리고 경상남도를 포함한 많은 모터스포츠인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가 달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 페라리의 붉은 깃발이 아닌 태극기와 붉은 악마의 깃발이 휘날리기를 기대하며 한국의 F1 그랑프리는 모터스포츠인의 꿈인 아닌 대한민국의 꿈으로 만들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글 이승헌(이레인 레이싱팀 대표) speedni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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