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바이크 시승기] 로얄 엔필드 '클래식 500' 정통 감성 그대로 

[바이크 시승기] 로얄 엔필드 '클래식 500' 정통 감성 그대로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0.04.22 15:1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고(最古), 오래된 무언가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19세기 중반 자전거 페달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길위의 산업을 이끌어온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로얄엔필드도 그중 하나다. 

로얄엔필드가 2009년 출시한 클래식500은 1932년 동사가 탄생시킨 불릿과 닮았다. 누가봐도 이건 뉴트로 감성이라는 게 단박에 느껴진다.

보호대가 완벽하게 장착된 전용 수트를 입고 타는 바이크가 아니다. 그저 진에 점퍼하나 입고 도심을 달려도 좋고, 외곽의 한적한 강가나 바닷가 카페에 가서 커피 한잔 하고 돌아오기엔 최적이다. 

‘왕눈이’라고 부를만한 묵직한 헤드라이트, 건축물을 지탱해도 될 듯한 프론트 서스펜션, 60년대에 개발한 모델을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 질량감 넘치는 엔진 등 외형만으로도 요즘 일반 바이크들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다. 색바랜 사이드백을 장착한 모습은 꾸민 듯 안 꾸민 듯 ‘핵인싸’의 요소를 더해준다.

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유명산까지. 처음 클래식 500에 앉아 시동을 걸자, 묵직한 엔진음이 심장을 흔들었다. 한강을 따라 달리자 상쾌한 봄바람이 온몸을 감쌌다. 윈드실드 따위는 사치다. 

바람막이 뒤에 몸을 숨길 요량이면 이 바이크를 타지 말라는 뜻 같았다. 계기판상 최고속도는 시속 160km. 엔진 필링은 시속 80km 정도 주행할 때 가장 안정적이었다. 시속 100km도 어렵지 않게 가속이 가능했지만, 진동이 생각보다 강했다. 녹음이 지기 시작한 산도 바라보고, 강위를 날아다니는 물새들도 바라보기에 최적이었다. 

바이크 매니아들의 성지로 불리는 유명산 코스에 들어섰다. 와인딩은 커다란 덩치에 비해서 날렵했다. 브레이킹도 안정적이었다. 제대로된 전자장비는 ABS브레이크시스템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를 알 듯했다. 

하지만 오르막 가속에선 역시 무리가 따랐다. 3단에서 RPM을 높여 최대한 가속한 뒤 변속하려고 하자 꿀렁거림이 왔다. “아차, 이 바이크는 그런 용도가 아니지.”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스프링이 장착된 시트는 생각보다 편안했다. 시승을 끝낼 무렵, 이 바이크는 할리데이비슨에 입문하고 싶은 초심자들에게 적격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피드 보다는 도로의 감성과 자신만의 스타일로 접근하는 방식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얄엔필드 클래식500은 가격 경쟁력에서 타 브랜드를 압도한다. 가성비는 물론 가심비(價心比),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 면에서 최고라고 할 만하다. 

2009년 처음 선보인 클래식 500 시리즈는 정통 클래식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받은 모델로, 499cc 엔진과 5단 미션, 앞/뒤 ABS 제동시스템 적용은 물론, 스프링 고정 방식의 운전자시트는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로얄엔필드는 1901년 영국에서 태동해 인도에서 꽃 피운 정통 클래식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인도 내 850개 지점을 비롯해 전세계 50개 이상의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국내엔 하남시 초이동에 로얄엔필드코리아 본사가 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로얄엔필드, 지피코리아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