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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100번째 슈퍼레이스, '챔피언이 말하는 최고의 레이스'

13년간 100번째 슈퍼레이스, '챔피언이 말하는 최고의 레이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0.05.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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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펼쳐져 왔던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역대 100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6월 20일 열리는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지난 2007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출범 이후 최고의 명승부는 어떤 경기였을까.

지난 13시즌 동안 시즌 챔피언을 차지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드라이버들이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일전을 어떤 것일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김의수와 조항우, 라이벌의 추억이다.

슈퍼 6000 클래스가 첫 모습을 드러낸 2008년, 김의수(팀 ES)와 조항우(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 이상 현 소속팀)는 11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시즌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클래스 초대 챔피언의 타이틀이 걸린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김의수는 “국내에 처음으로 고배기량, 고출력 차량의 레이스의 문을 열었던 스톡카의 정식 첫 시즌이었다. 조항우 선수와 1점차를 놓고 벌인 챔피언 결정전이 아직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팀과 드라이버들이 새로운 차량에 익숙하지 않았음에도 너무나 흥분되는 박빙의 승부를 보여준 시즌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사투 끝에 챔피언을 차지한 조항우도 같은 기억을 곱씹었다. 그는 “스타트 직후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김의수 선수와 사고로 차량이 스핀하면서 최후미로 순위가 밀렸다. 코스로 복귀하기는 했지만 차량의 상태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주행이 어려웠다. 차근차근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리고, 마지막까지 2위를 놓고 김의수 선수와 치열하게 다퉜다. 결국 챔피언을 차지하게 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그런 짜릿한 승부는 보지 못한 것 같다”는 김의수는 “경쟁이 이뤄지는 스포츠에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어우러질 때 팬들을 더욱 짜릿하고 즐겁게 만들어 준다. 당시의 레이스는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 슈퍼레이스를 통해 보여줘야 할 모터스포츠의 미래와도 같다는 생각이다. 후배들이 더욱 짜릿하고 치열한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서킷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한 황진우의 2012년도 특별하다.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슈퍼 6000 클래스 시즌 전 경기를 치른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는 이듬해인 2013년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슈퍼 6000 클래스에 빠르게 적응하며 챔피언 타이틀까지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즐기는 것’이었다. 황진우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슈퍼 6000 클래스에 참가하면서 첫 시즌을 보냈던 팀이 발보린 레이싱 팀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즌이어서 기억에 남는데 무엇보다도 ‘부담감 없이 즐기자’라는 편한 마음으로 레이스를 즐겼다. 
그랬더니 2012시즌 종합성적 2위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7번의 레이스에서 4번이나 포디움에 올랐다.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옛말을 증명하듯 레이스를 즐겼던 황진우는 이후 국내 최고 수준의 드라이버로 성장해 나갔다. 그는 “당시의 좋은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이듬해 프로 레이싱팀에 입단할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이 있어 지금까지 많은 혜택과 지원을 받으며 레이스를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철이 거짓말처럼 해낸 18대 추월쇼도 명경기 중 하나다.

지난 2016년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던 정의철(엑스타 레이싱)은 “워낙 인상 깊은 레이스를 많이 보여드려서 어떤 경기를 최고로 꼽을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스스로도 “내겐 큰 의미가 있는, 엄청난 경기였다”며 꼽은 것은 2016년 8월 일본의 후지 서킷에서 열린 시즌 6라운드 레이스, 그는 당시 3위에 올랐다. 

정의철은 “전날 예선에서 기록이 없어서 최후미인 21그리드에서 결승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18대를 추월한 끝에 포디움에 올랐다”면서 “그 경기로 인해 시즌 챔피언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당시의 경기를 최고로 꼽는 이유는 단순히 많은 차량을 추월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모터스포츠 강국인 일본에서, 유년시절 고전하며 레이스를 했던 그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어떤 경기보다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정의철의 설명이었다. 

그는 “일본은 내 모터스포츠 인생에서 제 2의 고향같은 곳이다. 유년 시절부터 카트 레이스를 했고, 고교 시절 포뮬러 시리즈에 참가했던 곳이다. 지금은 일본 간판 스타들이 된 유망주 드라이버들과 함께 경쟁하며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힘든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곳이 일본이다”고 말했다. 

김종겸의 연속 2시즌 챔피언 달성은 짜릿함의 최고봉이었다.

지난 2018시즌 슈퍼 6000 클래스에 정식 진출한 젊은 드라이버 김종겸(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은 단 시간 내에 클래스를 평정하는 무서운 실력을 선보였다. 전체 시리즈에 참가한 첫 시즌이었던 2018년에 챔피언에 오르며 역대 최연소 챔피언 타이틀을 부상으로 얻었다. 

이어 지난해에도 슈퍼 6000 클래스 시즌 챔피언에 오르며 2시즌 연속 챔피언이라는 위업도 달성했다. 베테랑 드라이버들과 경쟁하면서도 거칠 것 없는 행보였다. 

김종겸은 “2년 연속 슈퍼 6000 클래스 챔피언을 확정 지었던 지난해 마지막 경기, 9라운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성공적인 시즌이었을 뿐 아니라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한 결과였다. 김종겸은 “2018년 슈퍼 6000 클래스에 진출한 이후 최연소 챔피언을 달성했고, 이어 2년 연속 챔피언을 달성했다. 

개인적으로 본다면 2017 시즌 GT1 클래스에서 시즌 챔피언을 차지한 것을 포함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3년 연속 챔피언 기록을 달성한 경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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