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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가 만났다"…삼성-현대차 미래 전기차 배터리 들썩

"빅2가 만났다"…삼성-현대차 미래 전기차 배터리 들썩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5.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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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손잡고 미래 전기차 협력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양 그룹간 자동차 관련 협력이 없었지만, 미래차 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합종연횡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13일 업계 및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두 그룹 경영진은 이날 오전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삼성그룹에선 이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에선 정 부회장과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서보신 현대차 상품담당 사장 등이 각각 참석했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 부회장은 별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이 삼성SDI와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글로벌 기술 동향과 삼성의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폭발 가능성, 크기, 수명 등에서 단점이 있는데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보완해서 안전성과 용량을 높인다. 배터리 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삼성이 최근 전고체 배터리 혁신 기술을 발표해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음극 소재로 리튬 금속(Li metal)이 사용된다. 리튬 금속은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낮추는 '덴드라이트'(Dendrite)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덴드라이트(수지상결정)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하며 나타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로, 이 결정체가 배터리 분리막을 훼손해 수명·안전성이 낮아진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서는 이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삼성종합기술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덴드라이트를 해결할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고 지난 3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를 통해 공개했다. 

삼성은 전고체 전지 음극에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Ag-C Nanocomposite Layer)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고체전지의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기존보다 배터리 음극 두께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리튬이온 전지보다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특징을 갖췄다. 배터리 1회 충전으로 800km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당장 구체적 협업이나 상품 공급 계약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그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기술 청취 차원에서 가는 것으로, 신기술이 있는 회사가 잠재적 파트너사에 현장 방문을 요청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룹 총수들이 직접 참석하는 등 행사 무게에 비춰볼 때 이번 회동은 향후 양사의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양 그룹 총수는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업 목적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모델에 LG화학 배터리를,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 양산할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1차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면서 3차례 추가 발주를 예고한 바 있다.

전기차는 정부의 ‘선도형 경제’ 구축 계획의 간판 사업 분야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와 함께 미래차를 3대 신성장 산업으로 강력히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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