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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변속기의 그리운 손맛, N DCT가 재현했다…변속기의 다양한 변신

수동변속기의 그리운 손맛, N DCT가 재현했다…변속기의 다양한 변신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5.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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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은 이따금 수동변속기의 손맛을 그리워 한다. 노면상태, 속도, 추월시 등 상황에 맞게 내 맘대로 차를 조련하는 맛이 최고였다. 기계와 전자기술의 합작인 벨로스터 N DCT 같은 변속기가 나오는 세상이 됐다.

변속기는 세팅 방식에 따라 차량의 성격을 좌우한다.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특성에 맞는 변속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MW의 ZF, 포르쉐의 PDK, 아우디의 S트로닉, 메르세데스-벤츠의 팁트로닉 등 브랜드 별로 맞춤형 변속기를 제공하며 각자 브랜드 색상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인 현대차그룹도 최근 다단 자동변속기에서 습식 듀얼클러치변속기(DCT)까지 활용범위를 넓혔다. 

과거에는 수동변속기 밖에 없었다. 수동변속기는 여전히 자동차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전통적이고 직관적인 설계를 통해 신뢰를 쌓아온 덕분이다. 가장 큰 장점은 클러치 디스크와 클러치 압력판을 직접 맞물려 동력 전달 효율이 높다는 점이다. 엔진의 출력이 비교적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반응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동변속기는 클러치를 밟고, 변속 레버를 조작하는 일련의 변속 과정을 통해서 운전의 재미도 극대화된다. 때문에 명확한 감각과 운전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여전히 많은 브랜드들이 스포츠 모델에는 수동변속기를 장착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자동변속기는 현재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는 변속기다. 변속 충격이 작고 부드러우면서 선형적인 가속 감각과 편안한 승차감이 특징이다. 이런 동력 특성은 유체(ATF)를 통해 동력을 전달하는 토크컨버터에서 비롯된다. 자동변속기는 토크컨버터 내부의 저항으로 인해 동력 전달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다단화 기어 구성과 변속 제어 최적화 등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전륜 자동변속기와 후륜 자동변속기는 구동 원리가 같지만 세부적인 특징은 조금 다르다. 전륜 자동변속기는 엔진룸 내부에 배치되며 콤팩트한 크기를 유지한다. 앞바퀴에 동력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후륜 자동변속기는 세로축으로 뒷바퀴까지 동력을 전달하므로 차체 중앙에 큼직하게 자리한다. 또 진동, 소음, 동력 전달 효율, 직결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까다로운 품질 기준이 요구된다. 동력 전달 과정에서 차체에 진동을 유발할 수 있는 프로펠러 샤프트를 거치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다단 자동변속기는 무단변속기로 발전했다. 이론적으로 변속기의 단수가 늘어나면 엔진 출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게와 부피가 함께 증가하므로 단수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 CVT는 독특한 구조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엔진의 출력과 효율을 최적으로 발휘하는 회전수에 맞춰 기어비를 가변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CVT는 엔진 출력축과 구동축에 연결된 두 개의 풀리를 벨트로 연결한 구조다. 또한 기어비는 벨트가 연결된 풀리의 직경을 넓히고 좁혀 조절한다.

이런 CVT도 약점은 있다. 풀리와 벨트가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차에 적용되는 금속벨트 방식 CVT에서 나타난다. 풀리가 벨트 옆면의 좁은 면적에 압력을 가해 직경을 조절하는 탓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스마트스트림 IVT는 동급 최초로 체인벨트를 적용해 기존 CVT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이런 문제도 해결했다. 스마트스트림 IVT를 적용한 기아차 K3의 경우 연료 효율이 4.2% 향상됐으며 구동손실은 5~8% 감소했다.

최근에는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의 장점만을 채택한 DCT도 널리 보급되고 있다. DCT는 수동변속기에 액추에이터 제어를 통해 클러치 조작과 기어 변속을 대신하는 '자동화변속기'의 일종이다. 구조적으로 수동변속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수동변속기처럼 동력 전달 효율성과 직결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DCT는 내부 구조에 따라 건식과 습식 두 가지로 구분된다. 건식 DCT는 단판클러치를 사용하며, 변속 시 발생하는 마찰열을 공냉식으로 식혀주는 방식이다. 단순한 구조 덕분에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차량의 효율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습식 DCT는 윤활 및 냉각을 담당하는 오일과 오일 펌프, 여러 장의 다판클러치로 대응 토크를 높이면서 승차감도 개선했다. 유압 펌프로 오일을 순환하여 여러 장으로 구성된 다판클러치를 냉각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윤활을 담당하는 오일로 변속기 내부의 열과 마찰, 변속 충격 등을 줄였으며, 대응 토크가 높기 때문에 주로 고성능 모델에 적용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고성능 모델 '2020 벨로스터 N'은 습식 8단 DCT를 기반으로 한 'N DCT'를 채택했다. N DCT는 별도의 변속 제어 로직을 추가해 가속을 비롯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역동적인 감성과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시프트 업을 할 때 엔진 회전수를 제어해 수동변속기에서나 구현 가능했던 뒤에서 힘있게 밀어주는 듯한 느낌을 구현했다. 

N DCT는 출발과 동시에 최대 발진 성능으로 가속하는 런치컨트롤도 지원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수동변속기 모델보다 0.5초 빠른 5.6초다. 또한 숙련된 수동변속기 운전자가 직접 변속하는 것보다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기어를 바꾸는 덕분에 시속 80km에서 12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수동변속기보다 0.3초 빠르다.

이처럼 변속기는 종류에 따른 특징이 뚜렷하다. 따라서 엔진과 차량 특성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이뤘을 때, 차량 완성도와 운전자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된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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