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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차 볼보 S80 D5 `독일차에 밀리는 게 뭐야?`

스웨덴차 볼보 S80 D5 `독일차에 밀리는 게 뭐야?`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12.03 12:20
  • 수정 2013.12.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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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 심볼처럼 세이프티 옵션은 최강...디젤음엔 음향 디자인의 과학 담겨


볼보 2014년 S80 D5 시승차를 받아드는 순간부터 독일차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었다.

스웨덴 태생의 볼보가 독일차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과 브랜드 이미지에서 다소 밀리는 이유는 뭘까. 해답을 찾아 보기로 했다.

일단 외부 디자인이다. 국내 유저들에게 볼보의 외관은 고루한 이미지가 강하다. 더 심하게 말하면 독일차에 비해 평범한 디자인에 변화까지 거부하는 이미지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40~50대 얼리 어댑터들에게 어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뒷테를 절벽처럼 깎아내린 고유의 날카로움 덕에 최악의 평은 면하고 있다. 앞부분의 그릴은 이번 2014년 버전에서 더욱 크기를 키웠다. 볼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더 강조하고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나머지는 차분한 볼보 디자인 그대로다.

두툼한 가죽시트가 마음을 편하게 했고, 센터페시아 정가운데 모아놓은 버튼들은 정리정돈이 잘 된 느낌을 줬다. 계기판 양 옆으로 수직으로 된 디지털 창을 만들어 왼쪽엔 연비측정, 오른쪽엔 RPM 게이지 바늘이 위 아래로 움직이며 수치를 보여주는 독특한 모습이다. 네비게이션은 한국형 3D를 적용해 편했다.

실내 특징이라면 어떤 차보다 편안한 뒷자리다. 공간에 여유가 넘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푹신한 시트가 훌륭한 승차감을 만들어 낸다. 가족들이 아주 기분 좋아 할 차임에 틀림없다. 추운 나라 태생 답게 운전대와 앞뒤 시트 모두 뜨끈한 열선이 준비돼 있다.


다음으로 주행성능이 궁금했다. 서울~을왕리를 돌고 오는 300km 거리를 달리면서 느꼈던 특유의 엔진음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엔진음처럼 두두두둥 아주 개성있는 디젤엔진소리가 느껴진다. 처음 잠깐은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진동이었지만 가만히 느껴보니 금세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독일차의 디젤엔진소리가 별 색깔이 없는 무색무취의 엔진음일 뿐이라면, 볼보의 디젤음엔 음향 디자인의 과학이 담긴 듯했다. 직렬 5기통 디젤이 만들어 내는 오케스트라의 남성적 사운드 덕분이다.

또한 낮은 RPM부터 고른 회전영역에서 디젤 고유의 토크가 힘있게 차를 밀어줘 든든하다. 거기다 악셀을 밟을 때마다 신뢰감을 주는 남성적 배기음까지 더하니 운전하는 맛이 난다.


소위 말하는 토크빨은 독일차와 조금 다르다. 독일차가 순간적인 폭발력을 자랑하는 반면 볼보는 좀 더 부드럽게 차를 밀어준다. 어떤 이는 토크 44.9kg·m의 수치에 못 미쳐 보인다고 하지만, 기자는 실제운전에서 급가속 보다는 부드러운 토크가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이와 함께 Four-C라는 섀시 제어 시스템이 장착돼 컴포트, 스포츠, 어드밴스드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저속부터 고속까지 힘있게, 또 재밌는 운전이 가능했다.

2014년형 S80 D5는 2.4리터 직렬 5기통 트윈터보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최고출력 215마력과 최대 토크 44.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료효율 역시 독일차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훌륭한 수준을 자랑한다. 도심 12.4㎞/ℓ, 고속도로 17.3㎞/ℓ, 복합 14.2㎞/ℓ로 2014 이전 버전과 같은 수준이다. 변속기는 기어트로닉 자동 6단이 조합돼 경제적 즐거움을 충분히 더해준다.

안전의 심볼처럼 여겨지는 볼보의 세이프티 옵션은 최강이다. 자전거, 보행자, 주행중 앞차 등이 위험한 수준으로 다가오면 스스로 차를 제어해 브레이크를 잡아준다. 이는 시승에서 테스트 해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외의 안전관련 옵션은 쉽게 경험할 수 있었다.


양쪽 사이드미러 밑에 소형카메라가 달려있어 주행중 사각지대에 차가 들어오면 백미러 쪽 A필러 내부에 빨간 램프가 들어온다. 또 깜빡이 없이 차선을 넘으면 옛날 인기외화 육백만불의 사나이에서 나왔던 띠디디디 경고음을 낸다.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실질적 안전장치다.

주행중 앞 차와의 간격이 좁아져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앞창에 빨간색 경고등을 켜주기도 한다. 볼보는 폭설을 누비는 스웨덴의 강한 차체 뿐 아니라 미연에 100%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엿보였다.

결론적으로 볼보 S80은 달리기 성능, 매력적 배기음, 다양한 안전장치, 우수한 연비, 넉넉한 실내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그렇다면 답은 나왔다. 독일차에 비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외관 디자인이나 과도한 남성성이 아닐까 싶다. 감성에 호소나는 마케팅 부재를 꼽을 수도 있겠다.

2014년형 S80 D5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가격은 6,100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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