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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아시아 투어 시작하는 F1, 관전포인트는?

[F1] 아시아 투어 시작하는 F1, 관전포인트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1.09.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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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베텔의 독무대...아시아, 누구에게 미소지을까?

F1 그랑프리 유럽 투어가 11일 이탈리아 그랑프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F1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개최되는 유럽 투어는 지난 5월 터키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까지 9번의 대회가 열렸다. 중간에 6월 캐나다 그랑프리로 살짝 자리를 이동한 적은 있었지만, 전후로는 모두 유럽 대륙에서만 펼쳐졌다.

유럽 투어에서도 역시 최강자는 세바스티안 베텔(레드불)이었다. 베텔은 유럽 라운드 첫 대회인 터키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마지막 대회인 이탈리아 그랑프리까지 제패하는 등 9번의 라운드에서 무려 6승을 거머쥐었다.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나머지 3번의 대회에서도 2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유럽을 떠난 F1는 오는 23일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10월14~16일 코리아 그랑프리를 거쳐 11월 아부다비(UAE) 그랑프리까지 5번의 아시아 투어가 시작된다.

▶유럽, 베텔의 독무대


87년생으로 지난 2007년 F1에 데뷔, F1 사상 최연소 득점에 성공한 후 2008년 이탈리아 그랑프리를 제패하며 F1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라는 금자탑을 세운 베텔은 젊은 드라이버 특유의 파워풀하고 공격적인 드라이빙에도 불구, 지난해 월드 챔프까지 오르며 경험까지 축적해 올 시즌 무결점의 드라이빙을 뽐내고 있다.

이탈리아 그랑프리는 베텔의 수준이 얼만큼 성장했는지를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대회가 열린 몬자서킷은 직선 구간이 길고 코너가 많지 않고 고저 차이가 별로 없어 전세계 서킷에서 가장 고속 주행이 가능, 홈팀인 페라리, 고속 주행에 강한 메르세데스-벤츠 엔진을 장착한 메르세데스팀과 맥라렌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곳이다. 베텔의 소속팀으로 르노 엔진을 쓰고 있는 레드불은 단 한번도 몬자서킷에서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베텔이 본인의 첫 F1 우승을 달성했던 2008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선 소속팀은 레드불의 자매팀인 토로로소팀이었다.

월드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컨스트럭터(팀) 챔피언까지 2연패를 달성했고 올 시즌도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레드불로선 일종의 '한'이었다. 그런데 베텔이 머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드라이빙 스킬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에 첫 우승을 바치며 1위팀으로서의 자존심을 비로소 회복한 것.

유럽 투어를 거치며 디펜딩 챔피언 베텔은 월드 챔피언 2연패를 위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드라이버 포인트에서도 284점을 획득, 지난해 막판까지 챔프 자리를 다퉜던 2위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172점)와의 차이는 이미 112점으로 벌려놨다. 이는 베텔이 4번의 대회에서 모두 리타이어를 하며 포인트를 얻지 못하고, 알론소가 모두 우승을 차지해 매 라운드별 25점씩을 챙긴다고 해도 뒤집어지지 않는 엄청난 격차다.

게다가 올 시즌 남은 대회는 6번에 불과하다. 아시아 투어의 첫번째 대회로 오는 23일 개막하는 싱가포르 그랑프리에서 만약 1위를 차지한다면, 2위권 드라이버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일찌감치 월드 챔피언을 확정지을 가능성도 높다.


베텔은 이탈리아 그랑프리가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서 "(월드 챔프 2연패에 대한)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도달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마지막 대회에서 알론소를 제치고 챔피언에 오르는 대역전극을 일궈냈듯 어떠한 가능성도 발생할 수 있다. 역전을 당할 수치적인 어떠한 가능성도 사라지기 전까지 냉정하게 싸워나가야 한다"며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아시아, 누구에게 미소지을까?


사고를 당해 시즌 아웃이 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은 한 베텔의 월드 챔프 2연패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2위 알론소부터 3위 젠슨 버튼(맥라렌), 4위 마크 웨버(레드불), 5위 루이스 해밀턴(맥라렌)까지 4명의 경쟁자가 모두 역대 월드 챔피언 출신인데다, 베텔을 제외하곤 어느 누구도 연승을 달린 드라이버가 없을 정도로 매 라운드 초접전 양상이다. 2위부터 5위까지의 점수차는 불과 14점. 현재로선 베텔이 과연 언제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을지와 더불어 누가 과연 2위에 오를 지를 지켜보는 것이 아시아 투어를 향한 F1 팬들의 최고 관심사다.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일본 그랑프리(10월7~9일), 코리아 그랑프리(10월14~16일), 인도 그랑프리(10월28~30일)를 거쳐 UAE(아랍에미레이트)에서 열리는 아부다비 그랑프리(11월11~13일)까지 총 5번의 라운드가 아시아 대륙에서 펼쳐진다.

이 가운데 한국 F1 팬들을 가장 흥분시키는 대회는 당연히 코리아 그랑프리다.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가을의 절정에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다. 역사적인 첫 대회인 지난해에는 아쉽게도 결승 당일 폭우로 인해 머신들의 초고속 질주는 아쉽게 볼 수 없었다. 대신 F1 대회를 관장하는 FOM(포뮬러원 매니지먼트)에서도 인정했듯 빗속임에도 불구, 드라이버들이 신기에 가까운 절정의 머신 컨트롤 능력을 보여주면서 F1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 바 있다.

코리아 그랑프리의 초대 챔프는 알론소의 몫이었다. 1위를 달리던 베텔이 경기 도중 갑자기 엔진 고장을 일으켜 리타이어를 하면서 뒤따라 달리던 알론소에게 행운이 돌아갔다.

알론소로선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한국팬들에게 선사하려고 할 것이다. 베텔의 경우 지난해의 불운을 되갚으려 도전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베텔은 일본 그랑프리 혹은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월드 챔피언을 확정지을 가능성이 높아 한국팬들에겐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싱가포르 그랑프리의 경우 F1의 유일한 나이트 레이스이고, 인도 그랑프리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대회를 연다. 또 옆집을 가듯 쉽게 이동하는 유럽 라운드와는 달리 아시아에선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고, 환경이 비교적 낯선데다, 유럽 라운드와는 다른 시간대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등 아시아 투어는 다양한 변수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일찌감치 월드 챔프를 확정지을 경우 베텔은 무리하지 않고 포디엄 달성에만 열중하는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 틈을 이용해 시즌 2위라도 차지하려는 드라이버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사진=LAT Photographic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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