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어벤져스급 '삼성·LG·SK' 미래차 동맹
현대차그룹, 어벤져스급 '삼성·LG·SK' 미래차 동맹
  • 지피코리아
  • 승인 2020.07.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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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례로 만나고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4대 그룹은 배터리 협력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빅픽처' 그리기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7일 현대차그룹과 SK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전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정 수석부회장은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을 대동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장동현 SK(주)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등이 함께 맞이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 SK그룹 경영진과 미래 전기차 배터리 및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오른쪽)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SK 제공)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 곳이다. 서산 2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세계 최초로 양극재의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을 8:1:1로 만들어 상용화한 'NCM811'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에 달하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꼽힌다.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날 양사 경영진이 벌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 방안에 관심을 갖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기아차에서 생산되는 대부분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고, 수소전기트럭 전용 배터리도 제공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또 내년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첫 전기차 1차 공급사로 선정된 상태다. 이 계약은 5년간 약 50만대 규모(약 10조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중 가장 큰 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E-GMP 배터리 2차 공급사를 LG화학으로 선정했지만 3차 공급사는 확정하지 못했다"며 "이번 회동으로 SK측이 공급사로 선정돼, 배터리 주요 업체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회동을 마무리하며 국내 배터리 3사와의 차세대 모빌리티 협력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44종의 전동화 차량을 출시하고, 순수 전기차만 56만대를 판매해 세계 3위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총 2만4116대를 판매하면서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지난달 22일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 LG그룹 경영진들과 미래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과 LG그룹 구광모 대표가 오창공장 본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최근 전기차 업계에서 배터리 물량 확보 싸움이 치열해진 만큼, 현대차그룹도 선제적 움직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 배터리 공급 계약을 넘어선 연합체를 구성하거나, 조인트벤처(JV) 설립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회동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JV 관련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회동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임직원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