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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5.0 오토바이오그래피 '상상속의 그 차'

레인지로버 5.0 오토바이오그래피 '상상속의 그 차'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8.19 17:16
  • 수정 2020.08.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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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좀 탄다는 이들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돈에 관계없이 가장 이상적인 차를 스스로 구상해 보라!

먼저 넉넉한 SUV 형태로 배기량은 5000cc 정도면 좋겠다. 물론 가솔린 엔진으로 진동이 없도록 8기통 정도면 운전 스트레스가 없겠다.

통상 네 식구가 최대한 편안한 실내였으면 좋겠다. 자동차가 아닌 고급 거실처럼 모든 인테리어 재질은 부드러운 가죽과 원목만 피부에 닿아야 한다. 특히 2열은 두 사람의 팔이 닿지 않을 정도로 팔걸이가 넉넉하게 넓어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커피도 놓아야 하니 더욱 그렇다.

주행 감성은 약간 무른듯 밸런스를 잘 잡아주면 좋겠다. 소음진동이 있는 거실이 세상에 어딨나. 전동식 발 받침은 필수다. 눕다시피 할만큼 여유로운 2열에 마사지 기능은 필수다.

볼륨을 작게 해도 입체적 음향이 귀를 감싸야 한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자유자재로 썼으면 좋겠고, 장거리 주행을 위해 준자율주행급 기능은 필수여야 한다.

달콤한 상상이 너무 길었다. 상상 속의 그 차를 그려보는데 바로 그 차가 눈앞에 나타났다. 원하는 대로 모든 걸 다 합쳐 놓으니 가격은 2억2000만원에 이른다.

바로 '레인지로버 5.0SC 오토바이오그래픽' 롱 휠 베이스(LWB) 모델이다. 전장만 5200㎜에 이르며 전폭 1985㎜, 전고는 1840㎜으로 랜드로버 브랜드의 제일 맏형이다.

외관부터가 최고 수준이다. 측면에 넓게 자리한 크롬 장식은 이 차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준다. 부드러우면서도 웅장한 이미지로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휠베이스가 무려 3.1미터를 넘고 2열 레그룸만 1.2미터다.

2열 뒷좌석 등받이는 40도까지 뒤로 넘어가니 침대나 다름없다. 핫스톤 마사지 기능, 히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발과 다리 받침대, 눈앞엔 10.2인치의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다.

그냥 최고급 거실이다. 한번 타면 차에서 내리고 싶지 않을 정도다. 가죽은 맨 살로 한참 접촉해도 거부감이 전혀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리얼 우드는 타본 차들 가운데서 가장 면적이 넓어 그냥 고급 소파를 연상시킨다.

주행은 랜드로버 특유의 감성이다. V8 슈퍼차저 엔진에다 일부러 넣은 듯한 으르렁 거리는 배기음이 예술이다. 최고출력 525마력과 최대토크 63.8㎏.m으로 원하는 만큼 즉시 속도를 오르내린다.

다만 엄청난 무게 때문에 약간의 타임랙의 느낌은 감수해야 한다. 대형 차저를 적용하고 있지만 무려 2625㎏의 공차중량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길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이다. 놀라운 건 제로백 5.4초의 수치적 파워다. 한번 힘을 받으면 무서운 가속을 자랑한다. 다만 연비는 5.6km/ℓ에 불과해 기름값에 대한 부담은 있다. 

특히 중고속에서 울리는 표범의 으르렁거리는 사운드는 자꾸 듣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롤링과 피칭이 거의 없도록 잘 받쳐주는 에어서스펜션의 매력도 안정감을 최고조로 유지해 준다. 

버튼 한번으로 차체를 약 4~5㎝가량 높이기도 하고, 급격한 내리막에선 스스로 제동을 걸어주는 기능도 상당히 쏠쏠한 용도였다. 급한 내리막 구간에 다다르자 운전석 아래쪽에서 강한 제동력이 느껴지면서 스스로 속도를 제어했다.

이 밖에 S모드로 변속을 옮기고 패들시프트를 딸깍거리며 달릴 때는 마치 스포츠카를 모는 재미도 선사했다. 다만 워낙 높은 차체 때문에 옆 차선 사각지대를 항시 신경쓸 수밖에 없다. 넉넉한 차체로 주행을 즐기는 데 이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랜드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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