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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제패의 디젤 파워` 아우디 SQ5 3.0 TDI

`르망 제패의 디젤 파워` 아우디 SQ5 3.0 TDI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12.19 08:58
  • 수정 2014.01.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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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밤 악조건에도 노면에 착 붙어...호된 주행에도 묘한 중독성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받은 환자가 그 기증자의 성격을 닮는 현상을 `셀룰러 메모리`라고 한다. 아우디가 세계적 카레이싱 대회 르망24시 레이스에서 쌓은 기술력을 이식했다고 자랑하는 디젤 SUV 최초의 고성능 S 모델, SQ5에서도 과연 느낄 수 있을지 궁금했다.

우선 눈으로 보여지는 부분들이 Q5와는 확실히 다른 면모를 과시한다. 차고를 30mm나 더 낮추고 21인치 5스포크 휠을 장착해 SUV라기 보다는 덩치 큰 `핫 해치`의 느낌이다. 또 차체 곳곳에 금속 장식으로 포인트를 줘 강인한 기계의 이미지를 뽐낸다.


이런 분위기는 실내로 이어진다. 가죽시트는 인체공학적 설계로 등과 허리를 잘 받아줘 편안하며, 붉은색 가죽으로 치장돼 열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게다가 SQ5 배지가 계기판, 스티어링 휠, 내장 트림 등에 부착돼있고 카본 장식까지 더해 고성능 모델의 자부심을 선사한다.

시동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아이들링 소리가 전형적인 디젤의 느낌이지만 소음과 진동이 적어 이내 그 사실을 잊게 만든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지만, 아우디가 수년간 르망 레이스에서 우승하며 쌓아온 기술력이 빛나는 순간이다.


TDI 엔진의 핵심은 결국 압축 폭발로 동력을 얻는 디젤을 고압으로 실린더에 직접 분사해 완벽에 가깝게 연소시키는 데 있다. 이로써 불완전연소로 인한 소음, 진동 개선은 물론, 오염물질 배출을 줄임과 동시에 성능과 연비도 덩달아 좋아지니 최고의 기술이 아닐 수 없다.

SQ5의 심장인 V6 2,967cc TDI 엔진은 트윈터보차저와 결합돼 최고출력 313마력(3,900~4,500rpm), 최대토크 66.3kgm(1,450~2,800rpm)를 강한 힘을 자랑한다. Q5 3.0 TDI 모델보다 68마력 높고 토크도 7.1kgm 더 큰 수치다. 고성능에 맞게 특화된 부품들을 통해 성능 향상을 실현해냈다.


운전석에 앉아 본격적인 시승을 해봤다.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으니 엔진 회전이 굉장히 빨랐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속도계 바늘을 보고 흐믓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휘발유 못지 않은 가속성능이 만족스럽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1초가 걸린다고 한다. 실제 측정해본 결과 다이나믹 모드에서는 5,100rpm에서 변속되며 5.7초, 이피션시 모드에서는 3,600rpm에서 변속되며 7.8초를 기록했다.

하지만 큰 펀치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토크가 어느 한쪽에 치중되는 것이 아니라, 상시 4륜구동 시스템 콰트로가 바퀴 4개에 골고루 동력을 배분하기 때문이다. 동급에서 가장 무거운 무게(2,040kg)도 무시할 수 없을 터.



대신 악조건에서도 구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추운 겨울 밤, 비에 흠뻑 젖은 도로에서 ESC를 끄고 달리는데도 타이어 슬립 없이 노면에 딱 달라붙어 코너를 돌아나올 수 있었다. 언더스티어가 일어날 것 같으면서도 끈질기게 버티었다.

변속기는 8단 팁트로닉이다. 듀얼클러치와 직접 비교하면 변속 속도가 늦지만, 어지간해서는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줬다. 시속 100km에서 1,500rpm으로 낮게 유지되며, 시내주행에서 리터당 13~15km 수준을 기록했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1.9km다.


총 5가지 모드를 갖춘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는 다재다능한 SQ5의 축소판이다. 이피션시 모드에서는 S배지가 무색 할 만큼 차분하다. 반면, 다이나믹 모드에서는 사운드 액추에이터가 작동되며 평소에 잘 들리지도 않던 엔진 소리가 순식간에 묵직하고 웅장한 소리로 변한다. 너무 확 달라져서 당황스러울 정도다.

브레이크 성능은 훌륭하지만 내구성은 의심이 갔다. 또, 차체가 앞으로 너무 많이 숙여지고 후미가 너무 가벼워져 코너를 빠르게 돌기 시작하면 미끄러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제서야 시트 포지션과 무게 중심이 높은 SUV임을 깨달았다. 주된 원인은 전혀 스포티하지 않았던 S 스포츠 서스펜션이 아닐까 싶다.


코너를 돌 때 바깥쪽으로 쏠리는 움직임이 너무 컸다. 연속 코너를 통과할 때면 차체가 좌우로 흔들려 멀미가 날 정도로 어지러웠다. 더 확실한 보강이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S 스포츠 시트도 생각보다 몸을 잘 못 잡아줬다. 차체 움직임을 그대로 몸으로 부담해야 하니 쉽게 지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히 직관적인 스티어링 휠의 느낌이 좋다. 코너 진입 시 앞쪽으로 무게를 싣고 빠르게 돌리면 2톤짜리 SUV에서 느끼기 힘든 슬라이드도 쉽게 즐길 수 있었다. 이렇듯 SQ5의 움직임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그렇게 호되게 당하고도 하루 만에 같은 길을 또 달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지친 몸을 달래고자 잠시 차를 세우고 블루투스를 연결해 음악을 틀었다. 뱅앤올룹슨 오디오 시스템에서 나오는 노래가 마음까지 치유해주는 느낌이다. 냉온조절 컵홀더에 꽂아놓았던 시원한 탄산수를 마시며 시원한 밤 공기 가득한 올림픽대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가는 지금 이순간 여기가 낙원이었다.

SQ5는 훌륭한 심장과 나름대로 개성있는 달리기 성능까지 갖춘 실용적인 디젤 SUV다. 가격은 Q5 3.0 TDI 다이나믹(7,590만원) 보다 1,060만원이나 비싼 8,650만원. 하지만 그만큼 차별화된 패키지와 중독성 강한 성능이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시승 글=강민재(카레이서), 시승 정리=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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