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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첫 작품"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개발 성공기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첫 작품"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개발 성공기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9.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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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랜드 GM과 한국지엠은 격의 없는 글로벌 형제다. 협업을 통해 최고의 차를 만들기에 모든 걸 쏟아 붓는다. 그러면서도 경쟁구도를 가져가야만 하기에 은근히 묻어나는 긴장감은 어쩔 수 없다. 

신차를 만들때 중심은 미국 GM이지만 이번 준중형급 SUV 쉐보레 트레블블레이저 설계와 생산에선 한국지엠 개발자들의 어깨가 으쓱했다. 토종 기술로 빚은 트레일블레이저가 북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부평공장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TCK)에서 만난 개발자들 얼굴이 유난히 밝았다. 바로 트레일블레이저를 주도적으로 만든 엔지니어 4인방 이창대 부장, 박동섭 차장, 홍임택 차장, 서영민 차장이다.

한국지엠 엔지니어 4인방은 자동차에서 엔진만 빼고 나머지 부분의 콘셉트를 잡고 설계한 주인공들이다. 미국 본사 개발자들에게 한 수 가르쳐 주느라 바쁘다.

"이번 트레일블레이저는 사실상 순수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엔진만 빼고 냉각, 배기, 섀시, 사륜방식 등 모두 우리 손에서 만들어진 거니까요. 도로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만나면 '내 새끼들'인양 한번 더 쳐다보게 돼요."

큰 차 중심의 미국인들은 작은 차 만들기에 익숙하지 않다. 우리에겐 준중형 SUV지만 미국으로 건너가면 작은 소형 SUV가 된다. 워낙 덩치가 큰 미국인들에겐 우리의 중형 SUV가 소형 SUV쯤 되기 때문이다. 중형 SUV 제작설계에 자신있던 한국지엠은 그간의 모든 노하우를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에 쏟았다.

그 결과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전량 생산 수출되는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 시장에서 총 5만7410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경쟁차 현대차 코나, 기아차 셀토스, 혼다 HR-V, 지프 레니게이드, 토요타 C-HR, 마쓰다 CX-30, 뷰익 앙코르, 미쓰비시 아웃랜더 등과 맞붙어 완승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성공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륜구동 시스템(AWD)을 버튼 하나로 프론트 휠 드라이브(FWD) 모드로 전환 시킨다는 점이다. 사륜구동은 아무래도 뻑뻑한 감이 있고 구동계통이 사륜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연비나 CO2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지엠은 버튼 하나로 쉽게 구동방식을 바꿀 수 있게 하자는데 뜻을 모았고 결국 디스커넥트 타입 AWD, 스위처블 AWD 시스템을 갖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경쟁 모델인 코나, 셀토스 등이 상시사륜을 채택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 유일한 장치다. 

트레일블레이저의 AWD 방식은 TCK가 주도해서 만들었다. 소형차 개발 노하우 측면에서 한국지엠이 미국 GM 본사보다 더욱 뛰어나기 때문이다. TCK 설립은 지난해이지만, 미국 본사와 한국지엠의 협력 관계는 이미 10년이 넘었다. 트레일블레이저 AWD 개발은 그간 쌓인 신뢰관계 속에서 전적으로 한국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 이창대 부장, 홍임택 차장(왼쪽부터)

서 차장은 “스위처블 AWD는 소비자가 전륜과 사륜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도로 상황에 따라 간단하게 전륜으로 전환할 수 있어 부드러운 가속감이나 연비, CO2 감소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타이어 바닥면에 굴곡을 준 '터레인 타이어'를 별도로 선택할 수 있게 해 오프로드에서 효율적인 동시에 외관상 멋스러움을 둬 호평을 받았다. 거기다 머플러가 한개냐 두개냐, 리얼이냐 페이크냐, 듀얼이냐 트윈이냐에 따라 판매량도 달라진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트윈으로 멋과 약간의 진동소음까지 잡았다고 귀띔했다.

박동섭 차장은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는 소비자들에게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서는) 타이어 패턴이 어그레시브한(공격적인) 느낌을 준다”며 “주행 중 임팩트(충격)이 차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17인치 알로이 휠과 매칭을 이루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Chassis & Thermal 개발 본부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들이 AWD 시스템 관련 부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대 부장,
홍임택 차장, 서영민 차장, 박동섭 차장.

훌륭한 국산 타이어 브랜드와 협업이 가능했던 덕이다.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긴밀한 협업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시킨 맞춤형 사례다.

홍 차장은 "트레일블레이저는 오롯이 저희가 다 개발한 상품이고, 북미와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 만드는 과정이 꽤나 힘들었고 즐거웠던 차다. 잘 됐으면 좋겠다. 강점들이 많아서. 소비자들에게 많이 어필될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서 차장은 "차량 개발에 17년을 모냈는데 우리가 전부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도전이었고, 결과가 성공적이어서 자부심이 크다"고 밝게 웃었다.

박 차장은 "모든 파트들이 GM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되 감성과 편의, 멋은 우리 힘으로 이뤄진 것이다. 품질이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트레일블레이저 엔지니어,서영민 차장, 박동섭 차장(왼쪽부터)

이같은 토종 기술에 힘입어 트레일블레이저는 작지만 강력한 퍼포먼스를 품어낸다. 1.35리터 E-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한다. 저 작은 엔진이 2리터 자연흡기 엔진에 버금가는 출력과 이를 뛰어넘는 토크성능인 셈.

거기다 소형 SUV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9단 변속기도 달았고, 차체의 78%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는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단단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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