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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진 SUV' 렉서스 RX 450hL, 달콤한 이 느낌이 그리웠구나

'리무진 SUV' 렉서스 RX 450hL, 달콤한 이 느낌이 그리웠구나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9.25 08:02
  • 수정 2020.10.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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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렉서스가 더 달콤해졌다.

그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렉서스는 참으로 오랜 만이다. 시승 조차도 조심스럽던 시기를 지나면서 어색한 조우였다.

마치 금기어 처럼 여겨지던 일본 제품들은 아직도 어둡고 긴 터널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순 없다. 다만 조금씩 느낌이 달라져 가고 있는 것 뿐이다.

특히 렉서스의 SUV 가운데 가장 윗급 모델인 RX는 그 동안 조용히 변화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시승한 RX 450hL로 하여금 더 조용하고 부드러워 졌음을 알리는 준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정숙함과 내구성의 독보적 존재 렉서스는 작정을 한 모양이다. 렉서스 RX 450hL은 지난 3월 조용히 출시됐다. 코로나가 글로벌 전체에서 훅 달아오르던 그 정점의 시기였다.

그래서 많은이들, 특히 국내에선 그 존재가 별로 드러나질 못했다. 그래서 이번 시승에서 더 수줍어 하는 모습의 렉서스 RX 450hL였다.

그리도 오랜 만에 나선 렉서스 RX 450hL의 시승은 매우 달콤했다. 부드럽고 표현했던 과거의 렉서스 보다 더 정숙해지고 마시멜로나 연유를 듬뿍 넣은 우유처럼 아주 달달했다.

게다가 렉서스의 SUV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플래그십 SUV에 해당되는 모델이어서 그 달콤함은 더 강하게 다가왔다. 낭창낭창 하면서도 외부의 어떤 소음진동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차체 곳곳에 묻어났다.

거기다 RX 450hL은 렉서스코리아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3열 좌석형 SUV다. 실용성을 더 강화해 대형 SUV들이 최근 얻고 있는 인기를 의식한 듯했다. 3열 좌석형(롱바디) RX 450hL은 전장이 5000mm로 2열 좌석형 RX에 비해 110mm 더 길다.

과거 450h처럼 보이는 듯 했던 트렁크 부분에 숨겨진 3열까지 6인승으로 탑승객을 늘렸다. 물론 아주 넉넉하진 못하지만 그 시도는 박수 받을만 하다. 5인승으로 탑승객의 제한을 두는 것과 공식적으로 하나의 열을 더 만들었다는 건 그만큼 다양해진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언급했던 달콤한 승차감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그 동안 잊고 지냈던 렉서스의 정숙성이 더 업그레이드 된 듯하다. 렉서스가 주춤했던 동안에 출시됐던 각종 가솔린 모델들이 저마다 조용한 승차감으로 어필해 왔지만 그건 렉서스 RX 450hL에 비할 바가 아님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디젤엔진 시대가 저물고 가솔린 모델 시대가 열리면서 조용함을 추구했던 많은 세단과 SUV 등 프리미엄 모델들도 렉서스 RX 450hL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정도의 수준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거기다 출렁인다고 표현되는 부드러움은 기분 나쁜 출렁임이 아니라 고급스럽고 안정된 무브먼트로 표현할 수 있다. 리무진 SUV이면서도 단순히 볼때 그다지 길게 뽑은 디자인이 아닐 정도의 적절한 밸런스 덕분이기도 하다.

또한 1, 2, 3열의 좌석은 높이가 모두 다른 극장식 배열을 취하고 있다. 뒤로 갈수록 홀대받는 기분을 절대 주지 않기 위한 좋은 시도로 보여진다. 3열 좌석에서도 독립적인 에어컨 제어가 가능하게도 했다. 물론 2열까지만 탑승하고 조금 더 맨 뒷열의 공간을 잡아먹는 자세를 취하면 2열의 프리미엄 캡틴체어는 진짜 리무진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파워도 313마력으로 넉넉하다. 성인 남성 3명이 타고 3열을 접은채 많은 짐을 싣고도 전혀 개의치 않는 파워를 보인다. 요즘엔 대형 SUV들이 400마력을 웃도는 파워를 지니고 있지만 체감하는 파워는 꽤 괜찮은 편이다.

렉서스 450hL의 배기량은 3456cc의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뤄 달린다. 올림픽도로와 중부고속도로로 충청도 인접까지 다녀오는 동안 피로도가 이렇게 적은 브랜드였음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예상되는 수준의 가속력과 안정된 코너링은 일품이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가솔린 터보에 비할 가속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스포츠주행을 즐기기 위해 태어난 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수준의 펀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은 양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조용하고 부드러워 피로도가 적은데다 추가적으로 레이더 크루즈컨트롤까지 작동시키니 그냥 리무진 세단의 느낌이다. 조금 욕심을 낸다면 크루즈컨트롤을 작동시키는 버튼들이 스티어링휠상에 존재하지 않고 허브 아래쪽으로 위치시킨 게 아직도 어색하다.

연비는 16.5km/L로 유지됐다. 보통 수준 또는 살짝 높은 속도로 새벽 길을 달렸던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큰 덩지를 감안하면 놀라운 경제성이다. 아침과 밤으로는 상당히 기온이 내려가 이른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렉서스 450hL의 프리미엄 감성은 제격이었다.

가격은 5인승 450h 보다 1천만원 가량 높은 9527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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