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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화학, 코나 전기차 12차례 화재 사고 "원인 몰라"

현대차-LG화학, 코나 전기차 12차례 화재 사고 "원인 몰라"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0.10.06 15:20
  • 수정 2020.10.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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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년 간 총 12건의 ‘코나 일렉트릭(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사고 조사만 1년여 답보 상태다. 현대자동차도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자칫 469만대의 리콜을 불러왔던 ‘제2의 세타엔진’ 사태로 번지는 게 아니냐 우려하고 있다.

6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코나 일렉트릭이 화재로 전소됐다. 

지난달 26일 제주도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코나 일렉트릭 화재가 발생한지 8일 만에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전소된 차량을 이동시켜 화재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고는 벌써 12차례나 발생했다. 최초 화재는 2018년 5월 19일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1공장에서였다. 차체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이 끝나고 이동을 위해 잠시 세워둔 차량 뒷바퀴 쪽에서 갑작스레 연기가 발생했다. 직원들이 소화기로 급하게 불을 꺼서 큰 화재는 나지 않았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약 두 달 뒤인 8월 16일에도 현대차 울산1공장에서 조립을 마친 코나 일렉트릭 뒷바퀴 쪽에서 두 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강원 강릉시, 경기 부천시, 전북 정읍시, 대구 등에서 충전 중 또는 주행 중에 뒷바퀴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코나 일렉트릭 화재는 해외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7월 2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차고에 주차 중이던 코나 일렉트릭이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고로 차량은 전소됐고, 차고 문이 날라갔다. 

또 지난해 9월 17일에는 오스트리아 레온슈타인 인근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코나 일렉트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화재로 차량 바닥, 뒷바퀴 등이 모두 불에 탔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각각의 사고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 달전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추정됐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도 실시했지만, 이후에도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에는 열을 올리던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들도 화재사고 대응에 소극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산하기관인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코나 일렉트릭 제작결함조사를 지시했다. 

당시 연구원은 지난해 말까지 3달에 걸쳐 제작결함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화재 원인에 대해 △배터리 결함 △차체 설계 결함 △운전자 부주의 등 의혹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릉소방서 제공

국회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가 코나 일렉트릭 화재 조사를 지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조사가 진행 중이고, 차량 결함에 따른 리콜 등을 결정하는 안전하자심의위원회도 열리지 않고 있다"며 "발화의 원인이 배터리든 배터리가 아니든 외부의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차량 내부 요인으로 사고가 났다면 충분히 차량의 결함으로 인정되고 조속히 심의위를 개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 받은 국과수 법안전감정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코나 일렉트릭 화재 원인으로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팩 어셈블리(결합품) 내부의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발화’라고 결론지었다. 

제조 당시 미세 결함이 있었을 경우 주행이나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절연파괴로 인한 열폭주’가 발생해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제조 또는 설계 상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이나 완성차를 만드는 현대차 측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한편 코나 일렉트릭은 2018년 3월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국내 2만3,919대, 해외 7만7,719대 등 총 10만6,638대가 팔리며 국산 전기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의 코나 전기차 결함신고 건수는 현재 약 140건에 달하고 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대구소방안전본부, 강릉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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