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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녀석` 렉서스 올뉴 RX 450h

`수상한 녀석` 렉서스 올뉴 RX 450h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12.31 08:20
  • 수정 2014.01.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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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전기차처럼 매끄러운 주행…엔진과 배터리 번갈아 힘써


렉서스는 올뉴 RX 450h를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라 자칭했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수식어인데 다 맞는 말이었다. 펄이 들어간 날렵한 외관에다 소리없이 강하게 치고 나간다. 거기다 휘발유 내연기관(V6 3,456cc)과 배터리가 번갈아 동력을 내는 구조다. 최고출력은 249마력(6000rpm)이지만 전기모터를 합치면 299마력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수상한 게 있다. 엔진과 배터리가 만들어 내는 화음이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 양쪽이 역할을 바톤 터치할때 전혀 소리의 차이가 없이 부드럽게 연결된다. 마치 100% 순수 전기차처럼 RPM 제로부터 5천까지 매끄럽게 사운드를 연결시켰다.


저속에서는 너무 조용해 계기판의 표시등을 꼭 확인하고 주차와 하차를 해야 할 정도다. 보행자를 위해 일부러 엔진음을 차에 심어 넣는 차도 있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거기다 트랜스미션은 오차 없이 부드러운 E-CVT를 적용했다.

또 다른 수상한 점은 RPM 계기판이 없다는 것이다. RPM 숫자 대신 파랗고 하얀색으로 계기판을 삼등분해 CHARGE-ECO-POWER라고만 씌여있다. 도심과 고속도로 300km를 달리면서 언제 엔진과 배터리가 역할을 바꾸는지 확인했더니 시속 40km까지는 배터리가 힘을 냈고 약 80km/h까지는 엔진과 배터리가 번갈아 힘을 냈다. 그 이상의 속도에선 엔진의 힘만으로 달렸다.


엔진회전수를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드라이버가 원하는 그 어떤 순간에도 넘치는 힘으로 잘 달려줬다. 고른 RPM 영역에서 이렇게 잘 달려만 준다면 계기판이 꼭 필요한 건 아닐 수도 있겠구나 느꼈다.

그것도 하이브리드를 갖춘 299마력의 넘치는 파워에 2,180kg의 육중한 몸집이 한마리 다람쥐처럼 달리고 서고, 민첩한 코너링까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지막 수상한 점이 있다면 토요타의 기술력이다. 토요타는 전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독일 미국에 확실한 우위를 보이면서 하이브리드카의 선구자로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 엔진자동차가 순수 전기차로 바뀌는 중간단계를 토요타가 완벽하게 선점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재 전세계 자동차 기술이란 게 크게 둘로 나뉘어 있는데, 하나는 독일의 고연비 디젤차이고 또 하나는 일본의 하이브리드카다. 이들은 순수전기차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안하지만 휘발유 자동차는 별로 논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격돌에서 누가 승리할까. 이번에 렉서스 올뉴 RX 450h를 타면서 하이브리드 차가 곧 전기차로 진화하겠구나 확신이 들었다.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가 마련되는 이삼 십년 뒤엔 토요타의 기술이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면서도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특징은 플래그쉽 LS 600hL(상시 4륜구동), 뉴 제너레이션 GS 450h(후륜구동), 올뉴 RX 450h(가변식 4륜 구동), CT 200h(전륜구동)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구동방식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을 실현했다는 점이다.


2012년에 출시된 올뉴 450h는 기본적으로 3.5L V6 가솔린엔진과 3개의 고출력 전기모터의 결합이다. 특히 엔진의 경우, 앳킨슨 사이클과 EGR(배기가스 냉각 및 재순환 시스템)을 조합, 동급 최고 수준의 강력한 파워와 친환경 성능을 달성했다.

또한 이 수상한 녀석 올뉴 RX 450h는 ‘E-four(하이브리드 가변식 AWD)’라고 하는 첨단 시스템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 있다.

E-four는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전륜만을 활용,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미끄러짐이 감지되는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전륜과 후륜에 토크를 배분, 구동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센서를 통해 전륜과 후륜의 슬립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필요한 양의 토크를 배분하여 운전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차량이 선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뉴 RX 450h는 운전자의 주행 성향에 따라 Eco, EV, Normal, Sport 의 4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V 모드에서는 전기의 힘만으로 운행되며, 엔진소음과 진동, 배기가스 발생이 전혀 없다.

Eco와 Normal 모드는 가솔린과 전기의 힘으로 효율적인 드라이빙을 구현하며, Sport 모드를 설정하면 가속페달의 반응이 더욱 빨라지고 EPS(전자제어 파워 스티어링)의 설정도 다이나믹하게 바뀐다. 각 드라이빙 모드 별로 계기판의 색깔 변화는 더욱 박진감 넘치는 주행을 선사한다.

외관을 보면 헤드램프에 공격적 형태를 띠는 화살촉 모양의 L자형 LED 클리어런스 램프를 DRL(주간주행등)으로 채택한 것은 물론,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도 전면과 같이 화살촉 모양의 디자인 모티브를 도입하고, 테일램프의 조명 방식도 L자형에 맞도록 개발, 차세대 렉서스의 통일된 아이덴티티의 특징을 나타냈다.


이밖에 리어램프의 측면에는 주행시의 차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뉴 제너레이션 GS에서 최초로 적용되어 호평을 받은 에어로스태빌라이징 핀도 탑재되었다. 에어로핀은 공기흐름의 보정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 차체의 흔들림을 줄이고, 핸들링의 안정감을 더하며, 차체 하부의 공기 역학적인 요소들을 개선하는 한편 소음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렉서스의 주행을 나타내는 중요한 특징이다.

옥의 티는 내부 인테리어에 있다.

마우스 감각을 실현했고 한국형 내비까지는 좋았으나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은 산만하기 짝이 없다. 내부 플라스틱 재질 역시 독일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벼운 재질로 다소의 실망감을 줬다. 운전석에 앉으면 왼무릅 쪽 조작 조차 힘겨운 부분에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 있고 오른 무릎 쪽엔 핸들 워머 버튼이 켜지는지 꺼지는지 램프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숨겨져 있다.

버튼 시동을 켜면 약 6~7초 뒤에나 시동이 걸리는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고속도로 평균 연비는 약 12km/l가 나왔다.


/시승 글=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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