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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고래’, 화상 솔루션 ‘구루미’ 활용한 비대면 공연 눈길

극단 ‘고래’, 화상 솔루션 ‘구루미’ 활용한 비대면 공연 눈길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11.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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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에>의 스토리보드 중 일부. 돼지, 생선, 쇠고기 등은 극 중 배역의 이름이며 화면 아래 1이라는 숫자는 등장 인물의 숫자를 뜻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공연’이 화두다. 네이버 생중계 TV로 연극을 보고, 뮤지컬을 보고, 오케스트라 연주를 본다. 중계를 위한 시스템에 들어가는 비용이 공연 제작비보다 훨씬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얘기도 나오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비유도 횡행한다. 제2의 코로나, 제3의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 없는 이 시대에 공연예술은 과연 어떤 출구를 찾아야 할까?

공연예술계의 출구를 찾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금을 비롯, 온갖 지원금이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공연 개발에 쏟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예술과 기술의 긴밀한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이 보이는 이 시대, 비대면 공연 못지않게 화두가 된 ‘비대면 교육’ 플랫폼 업체가 한 극단과 시도한 새로운 방식의 연극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시도에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회사인 ‘구루미’(대표 이랑혁)는 화상회의 툴을 제공한다. 구루미는 ‘줌(zoom)’이나 ‘구글 행아웃 (Google hangout)’과 같은 해외업체와 달리 국내 자본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화상 회의뿐 아니라 ‘캠스터디 (Cam study: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각자 웹캠을 틀어놓고 공부하는 방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모 사이버대학에서는 ‘구루미’를 도입하여 대학원 수업에서의 실시간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구루미’가 극단과의 연계를 시도하게 된 것은 비대면 공연의 효과성 (실연 예술을 영상으로 내보냈을 때의 전달력)이 매우 낮다는 점 때문이다.  ‘구루미’가 연계한 극단은 “고래” (대표 이해성)로, 극단 고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다룬 <빨간시>, 세월호나 쌍용차 사태 유가족들의 고통을 보여주는 <비명자들> 시리즈로 유명하다. 극단 고래는 2020년 “고래10전”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한 편의 워크샵 공연을 올리고 있었는데 이 중 한 편이 바로 <10년 동안에>라는 작품이었다.

<10년 동안에>는 전염병 확산 때문에 공연 자체가 금지된 지 어언 10년이 지난 근미래를 다루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연극이 하고 싶어 마트 지하에서 연극 연습을 하고 있는 배우들의 이야기이다. ‘구루미’ 대표는 이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는 이 작품을 보고 이를 온라인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극단 고래에 ‘온라인공연화’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을 받아들인 김동완 연출이 연극 <10년 동안에>의 온라인 버전을 만들게 됐다.

<10년 동안에>는 10월 18일 저녁 8시에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채팅창을 이용해 소감을 올려 마치 온라인으로 ‘관객과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극단 <고래>의 이해성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구루미가 공연을 위한 맞춤형 툴이 아닌 만큼 기능적인 아쉬움은 다소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공연이 불가능한 상태에 온라인 공연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다”며, “무대 위의 공연을 그대로 찍어서 올리는 형태가 아닌,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 형태의 공연 형식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번 공연은 구루미에서 온라인 연극 제작을 위한 비용과 실시간 화상 플랫폼을 제공하였고, SKT는 5G 스마트폰과 MEC(Mobile Edge Cloud)를 제공하여 배우들이 언제 어디서나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연 <10년 동안에>는 코로나 시대 비대면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적 지원과 예술가들의 상상력이 긴밀하게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그리고 그 연계의 성과가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고래의 <10년 동안에> 온라인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극단고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피코리아 박한용 기자 qkrgks77@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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