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후원하는 엑스타레이싱팀의 모든 스태프들이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엑스타레이싱의 정의철이 4년만에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의 슈퍼6000 클래스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결승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순간부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지난 4년간 와신상담 하며 구슬땀을 흘렸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흘러지났다. 울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지만 감정을 숨길 순 없었다.
정의철은 29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시즌 최종 8라운드에서 김재현(볼가스 레이싱)에 이어 2위로 피니시 하며 누적합계 종합 1위로 극적 챔피언의 드라마를 썼다.
이 모든 건 팀 스태프와 엑스타팀의 기술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덕분이었다. 특히 엑스타 레이싱팀 맏형 정의철은 올해부터 20대 젊은피 노동기와 이정우 선수를 다독이며 우승을 향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정의철은 4년전 슈퍼6000 클래스 종합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할 것만 같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성적은 추락했고,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즌에 임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오로지 우승만을 생각했다.
정의철은 올시즌 개막 초반만 해도 좋았다. 개막전 2위에 오르며 꾸준한 득점 올리면서 챔피언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중반부터 스피드는 점차 둔해졌고, 다시 지난 6라운드에서 우승을 거두며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28~29일 용인 서킷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연속경기의 첫 경기인 7라운드에서 작전 미스로 예선전에 출전하지 못해 최하위에서 출발하는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챔피언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정의철은 7라운드에서 최후미 그리드로 출발해 9위로 레이스를 마감하면서 작전대로 핸디캡 80kg에서 무려 50kg을 덜어낼 수 있었다.
실낱같은 챔피언의 희망은 오로지 스스로 최종 8라운드 우승이나 준우승을 거두고 나머지 상위권 선수들은 하위권으로 떨어져야 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는 실제로 벌어졌다.
상위권에는 팀 후배인 노동기-이정우도 7라운드 원투피니시로 엑스타팀이 역전의 드라마를 쓸 채비를 하고 있었다. 최종 8라운드 행운의 여신은 정의철에게 강하게 화살을 쐈고, 거짓말처럼 정의철은 5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해 2위를 차지했지만, 득점에서 경쟁자들을 앞서며 4년만에 챔피언에 오른 것.
반면 막강 라이벌에겐 예상치 못한 트러블이 생겼다. 8라운드 예선에서 종합선두 김종겸(아트라스BX)의 경주차는 엔진 트러블로 차가 멈췄고 결국 엔진 교체후 최후미 그리드로 뒤쳐져 달려봤지만 6위로 골인하며 종합 3위에 머물렀다.
정의철은 "2016년 우승 이후 성적을 내지 못하고 고전하면서 마음고생을 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라며 "해외 레이스를 보면서 시즌 챔피언들이 눈물 흘리는 것을 공감하지 못했는데 오늘에야 그런 감정을 알게 됐다"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체커기를 받고 나서 팀에서 축하한다는 무전이 들어왔고, 내가 '랭킹 포인트 제대로 계산했나요?'라고 두 번이나 되물었다"라며 "'확실하다'라는 답변을 듣고 울음이 터졌다"고 말했다.
정의철은 엑스타레이싱을 이끄는 김진표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감격의 2020 챔피언 등극이라는 드라마를 쓴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슈퍼레이스, 지피코리아, 동영상=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