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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시속 220km 충돌 '헬멧 녹았지만, 걸어서 탈출' 비결은

F1 시속 220km 충돌 '헬멧 녹았지만, 걸어서 탈출' 비결은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0.12.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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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 포뮬러원(F1)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29일 바레인에서 열린 F1 레이스에서 시속 220km로 질주하던 로망 그로장()의 경주차가 방호벽을 그대로 들이 받았다.

방송카메라에는 불길이 멈춘 뒤 그로장의 포뮬러 머신의 뒷부분 반토막만 보여졌다. 앞부분은 잘리면서 튕겨 나갔다. 충돌 즉시 큰 화염으로 경주차가 타오른 뒤라 그로장의 안전에 모두들 가슴을 졸였다. 

순간 그로장은 경주차에서 천천히 탈출해 방호벽을 넘어 무사히 걸어 나왔다. 병원으로 후송된 후 양손은 화상을 입어 붕대로 칭칭 감아놓은 상황이 방송에 나가자 비로소 모든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세계자동차경주연맹(FIA) 사고조사팀은 면밀히 현장을 점검했다. 그 결과 그로장이 탔던 경주차는 헤일로(halo)라고 불리는 드라이버 머리 보호대가 잘 버텨주었고, 그로장의 헬멧 앞창가리개는 완전히 불에 타 있었다.

조사 결과 헤일로가 드라이버의 머리쪽을 보호했고, 헬멧은 화염과 연기로부터 그로장의 얼굴과 호흡기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특히 강력한 화염이 헬멧의 투명 앞가리개를 녹였지만 얼굴에는 전혀 손상을 입히지 않았다.

또한 헬멧은 짙은 연기가 드라이버의 호흡기까지 가는 걸 막아냈다. 만일 연기를 들이마셨다면 정신을 잃게 되고 경주차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드라이버를 감싼 모든 장비들이 그로장의 목숨을 살린 셈이다.

다만 F1 경주차는 불이 붙으면 연료탱크가 완전히 외부와 차단돼 불이 붙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알려졌지만 충돌과 동시에 큰 화염이 올라오는 장면이 목격돼 정밀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 등 드라이버들은 그로장의 안전을 걱정하며 "아직 카레이싱은 위험한 부분이 많다"고 안전에 대한 지속적 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첨단 재질과 설계로 드라이버들을 보호하는 연구와 시도는 계속돼야 한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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