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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첫 투자" 美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9억달러 인수

"정의선 첫 투자" 美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9억달러 인수

  • 기자명 김미영
  • 입력 2020.12.1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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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향하는 인류의 행복과 이동의 자유,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이다”

11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일본 소포트뱅크로부터 로봇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이번 인수는 정 회장이 취임 이후 첫 번째 대규모 투자로,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인류를 위한 진보'에 대한 또 한축인 '로보틱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가치는 현재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분 80%를 8억8,000만달러(약 9590억원)에 인수한다.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정의선 회장 2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소프트뱅크 20%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정 회장이 직접 지분 참여를 한 것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본격화할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글로벌 우수 인력 확보, 우량거래처 유치 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전체 그룹 차원의 제조ㆍ생산, 기술 개발, 물류 역량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ㆍ도심항공 모빌리티(UAM)ㆍ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선도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봇의 센싱(인지) 기술은 자율주행차ㆍUAM 등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응 및 판단 기술,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정밀하게 구동시키는 제어 기술 등은 향후 완전한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요소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ㆍ인지ㆍ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1992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했고, 이런 이유로 2013년에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다시 매각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우선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 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4족 보행 로봇 '스팟'의 양산형을 개발해 일부 시장에 시범 공급한 상태다. 올해 6월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 만큼 향후 국내외 각종 건설현장이나 제조공정에 서비스형 로봇으로 투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통해 혁신적인 시장 성장이 예측되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처럼 2족 보행이 가능하고 팔과 손을 이용해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만큼 환자 간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을 대체, 보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444억달러(약 48조3,900억원) 규모의 세계 로봇시장은 2025년까지 평균 32% 성장해 1,772억달러(약 19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어떤 기업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서 모빌리티 분야를 넘어 전 산업 분야, 고객들의 모든 삶의 영역에 현대차그룹의 가치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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