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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마력` 벤츠 E350 쿠페 "거칠 것 없는 패션카"

`306마력` 벤츠 E350 쿠페 "거칠 것 없는 패션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4.01.09 09:04
  • 수정 2014.01.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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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쿠페답게 운동성능 한층 보강...개성 넘쳐 소유욕 자극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10대 중 7대는 세단이다. 그 중 판매순위 5위와 7위를 차지한 벤츠의 베스트셀러는 단연 E클래스다. 하지만 똑같이 생긴 세단에 질린 이들이라면 쿠페로 매력을 발산해볼 때도 됐다. 벤츠 E350 쿠페라면 뒷문 없는 불편함 정도는 스타일로 커버된다.

이전 세대가 세단의 스타일을 충실히 따른 모습이었다면, 새로워진 E클래스 쿠페는 과감히 자신만의 색깔로 치장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나타낸다. AMG 스타일 범퍼와 새로운 디자인의 풀 LED 헤드램프로 날카로운 인상을 뽐낸다. 세단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B필러를 깔끔하게 없앤 하드톱 스타일이란 것.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지붕에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갖추고 있어 카브리올레 부럽지 않은 개방감도 선사한다. 다만, 테일램프가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아 재미가 반감된다.

주행 감각은 스포츠 쿠페답게 운동성능이 한층 보강된 느낌이다. 하지만 다른 경쟁 모델들에 비하면 E클래스 세단 특유의 느긋하고 편안한 감각이 어딘가 모르게 남아있는 듯 느껴진다.


엔진은 V6 3,498cc 가솔린 직분사 형식으로, 피에조 인젝터를 통한 초고압 정밀 연료 분사를 실현했다. 최고출력은 306마력(6,500rpm), 최대토크는 37.8kgm(3,500~5,250rpm)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 반응이 즉각 오는 편은 아니지만 회전을 높일수록 충분한 힘이 느껴진다. 에코 스타트 스톱 기능을 갖춰 연료가 낭비되지 않도록 했다.

7단 자동변속기는 이전 세대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우물쭈물 머뭇거리던 것과 달리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한다. 토크 컨버터 개선으로 변속이 부드러우면서도 동력 손실을 줄여 연비 개선까지 실현했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9.3km 다.


브레이크는 페달을 처음 밟는 순간이 부드럽지만 일정 깊이 이상에서 강하게 잡힌다.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다이렉트 스티어 시스템으로 인해 저속에서 스티어링 휠이 가벼워지지만 많은 양을 돌려줘야 한다. 때문에 처음에는 차가 잘 돌아가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스펜션은 세단에 비해 더 단단하고 낮아졌다. E350 쿠페에 적용된 어질러티 컨트롤 스포츠 서스펜션은 댐퍼의 움직임에 따라 강도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과속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에서는 부드럽고 편안하게 충격을 거르고, 코너링에서는 민첩하고 경쾌한 움직임으로 만족감을 선사했다. 다만, 차체가 다소 큰 충격들을 못 받아주는 경향이 있어 강성 보강에 아쉬움이 남는다.


E350 쿠페는 기본적으로 C클래스에 토대를 두고 있다. C클래스 쿠페를 따로 두면서 E클래스 세단과 60퍼센트 이상의 부품을 공유하는 쿠페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벤츠는 프리미엄 쿠페 시장에서 다른 브랜드가 갖고 있지 않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했고, 또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말이 많았던 커맨드 시스템은 독일 본사에서 직접 개발한 한국형 통합 내비게이션을 통해 해소됐다. 화질도 선명하고 시인성도 좋았다. 그런데, 주행 중에 갑자기 긴급 경보 창이 떴다. 전쟁이라도 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폭설 주의보였다. 이렇게 재해 재난 사태를 전해주는 긴급 경보 방송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국내외 브랜드 중 벤츠가 최초다.


시승 중에 실제로 눈이 많이 내렸다. 산길을 달려도 많이 쌓이거나 얼어붙은 빙판길이 없어서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이 후륜 구동 차를 몰다가 갑자기 눈길을 만났을 때 느끼는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해 줄 것인가에 대해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많이 고민을 했을 터이고, 그것이 얼마 전 개최된 윈터 드라이빙 스쿨로도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실내는 빨간색 가죽으로 치장한 4인승 독립형 시트가 눈에 띈다. 앞좌석은 통풍시트도 갖췄다. 안전벨트 자동 공급장치는 시동 걸면 탑승객을 감지해 벨트를 손이 닿는 위치로 옮겨준다. 벨트가 멀리 있는 쿠페에는 아주 유용한 장치다. 잠시 내렸다가 다시 타는 상황에서는 센터페시아의 버튼으로 조작할 수도 있었다.



E350 쿠페는 고객층이 젊어지고 있는 벤츠가 내놓은 모법 답안이다. 한층 젊고 개성이 넘치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면서도 최고를 고집하는 자신들의 철학은 절대 굽히지 않는 보수적인 벤츠의 모습, 그 자체였다.

/시승 글=강민재(카레이서), 시승 정리=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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