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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차 왜 비쌀까…

경주차 왜 비쌀까…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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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차 왜 비쌀까… 부품 대부분 주문제작 가격 높아

‘5억원짜리 투스카니 아세요?’

 

경기 당 평균 관중 2만명을 돌파하며 인기 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는 카레이싱. 던힐로 유명한 담배회사 브리티시어메리칸토바코가 후원하는 간판대회 ‘BAT GT챔피언십’의 경우 투스카니,터뷸런스,엑센트 등 익숙한 차들이 등장한다.

 

이들 경주차가 도로에서 만나는 차와 모양이 똑같다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최고등급인 ‘GT1’에 참가하는 경주차의 경우 대당 가격이 4∼5억원에 달한다. 최고급 수입차 5대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사실 경주차는 승용차처럼 정해진 차값이 없다. 5억원이라는 가격도 차를 개조하는데 들어간 각종 부품과 개발비용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다.

 

GT1의 경우 가장 비싼 부품은 엔

진이다. 국내 자동차경주 규정상 양산되는 엔진을 기본으로 하지만 크랭크샤프트나 캠샤프트,피스톤 등 몸체를 뺀 나머지 부품을 다 고성능 사제품으로 바꾸기 때문에 6,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수리용 예비 부품값이 포함돼 있지만 설치비나 공임 등은 계산하지 않은 금액이다.

 

변속기도 웬만한 고급차 한 대를 사고도 남을 정도인 3,000만원 수준이다. 인디고,오일뱅크 등 주요 프로팀의 경주용 변속기는 수동이지만 레버를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단순 동작만으로 기어를 바꿀 수 있도록 만드는 특수 제작품이다.

 

달리는것 보다 중요한 브레이크는 1,000만원,타이어도 1개당 4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후원사의 상표가 잘보이도록 차체에 도색을 하는 비용만도 매 경기당 250만원 가량이 든다.

 

프로레이싱팀 오일뱅크에서 경주차를 제작하고 있는 전문가 백성기씨(37) 는 “레이싱팀들은 주요 부품을 주문 제작하거나 직접 만들어 쓰고 있어 대당 가격을 추산하기는 힘들다”며 “연간 경주차 관련 비용으로 대당 5억원 가까이 쓰고 있으니 이를 차값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싱카 부품값이 비싼 이유는 대량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손으로 깎아 만들거나 해외에서 주문제작을 해야해 마치 수공 예술품처럼 단가가 치솟을 수밖에 없다.

 

투스카니의 시판가는 2,000만원 안팎. 이를 경주차로 만드는데 20배의 돈이 드는 셈이다. 돈 들어갈 일이 없어 보이는 비개조 종목도 마찬가지다. 배기량 1,500㏄ 이하급인 하이카 종목의 경우 700∼800만원 안팎의 베르나,엑센트와 같은 차를 쓰지만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하고 차체를 보강하는 데만 1,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너무 비싼것 아니냐고 생각된다면 해외의 사례를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다. 세계최고 경주인 포뮬러원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경주차들의 대당 추산 가격은 10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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