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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부활’한 카레이서 윤세진

새롭게 ‘부활’한 카레이서 윤세진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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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외모로 국내 카 레이싱계에서 ‘서킷의 귀공자’라는 별명을 가진 윤세진(35ㆍ오일뱅크 소속) 선수가 슬럼프를 탈출해 ‘부활’하고 있다.

윤세진 선수는 지난 4월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04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의 전체 7차전 중 2차전 GT1클래스에서 1년만에 우승했고, 오는 26일 3차전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GT1은 배기량 2000cc 완전개조 부문으로 국내 자동차 경기 중 최고 클래스다. 코너가 많은 스피드웨이에서의 최고 속도는 시속 195km.

윤 선수는 21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기자와 만나 2차전 우승에 대해 “프로선수로서 스폰서 업체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때문에 그동안 압박감이 심했는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사실 2차전에서 윤 선수는 출발이 좋지 않았다. 예선 2위를 기록해 결선에서도 두 번째 순위로 출발한데다 추돌사고까지 발생해 순식간에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노련한 피트 스톱(Pit stopㆍ코스에서 잠시 빠져 나와 타이어를 교체하거나 연료를 보충하는 것)전략과 공격적인 드라이빙으로 추월을 거듭해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26일 대회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카레이서 경력 10년인 윤 선수는 ‘기록 제조기’다. 국내 처음으로 ‘억대 연봉 카레이서 시대’를 열었고 통산 36회 우승으로 역대 1위, 통산 6회 시리즈 종합우승으로 역대 1위다. 또 GT(GT1과 GT2로 구분되기 이전)ㆍ포뮬러1800 클래스 동시 우승이란 ‘진기한’ 기록도 갖고 있다.

 

윤 선수는 1995년 오일뱅크팀 창단 멤버로 스카우트되면서 카레이싱 대회에 공식 데뷔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차를 좋아했는데 우연히 친한 친구가 카레이싱을 배우고 있는 것을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카레이싱의 매력으로 스피드와 사운드(배기음)을 꼽았다.

 


▲ 카레이서 윤세진씨 I 사진제공 지피코리아

그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느니 최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는 사실 스피드와 사운드를 즐기지 못한다”라며 선수로서 고충도 털어놨다. “결국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하기 때문에 피곤한 직업”이라는 것.

 

미혼인 윤 선수는 원래 야구선수 출신이다. 오산고등학교에서 2루수였고 중앙대에 체육특기생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면서 스피드를 좋아하게 됐다”며 “사실 선수가 되기 이전과 선수생활 초반에는 ‘빨리’ 달렸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스피드가 무서워져 지금은 일반도로에서 천천히 달린다”고 말했다.

 

카레이싱은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한다. 흔히 한 경기를 치르면 몸무게가 3kg정도 빠진다고 할 정도다. 윤 선수는 “시즌 초반 체중이 70~72kg정도 나가는데 시즌이 끝난 직후엔 63~64kg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 만큼 격렬하다.

 

“저도 기본 웨이트 등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하지만 사실 보약도 많이 먹습니다. 약값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죠.(웃음) 경주차는 서스펜션이 딱딱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거의 흡수하지 않고 드라이버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고속 코너링 중 옆 방향으로 중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드라이버들은 3~6개월에 한 번씩 척추교정을 받죠.”

 

윤 선수가 모는 GT1 경주차는 현대 투스카니를 경주용으로 완전 개조한 것이다. 최고 출력은 250~270마력이다. 가격을 물어보니 “영국제 트랜스미션 하나가 8000만원”이라며 “정확하게 계산이 안되고 대략 2억~5억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렉서스나 BMW 등 외국산 경주차가 국내 대회에 속속 등장하고 있어 바람직하다”며 “지금은 국산 경주차가 순위에서 앞서지만 외국산 경주차가 국내 서킷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따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창환기자 chkyung@chosun.com, 사진제공=지피코리아(GPKOREA.COM)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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