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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CEO 한마디에 '울고 웃는 현대차·기아'

애플카 CEO 한마디에 '울고 웃는 현대차·기아'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1.01.2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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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본격화한 '애플' 관련 소식에 주가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대 발표를 예고했을 당시,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솟구쳐 올랐다. 중대 발표가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일 것이고, 현대차와 기아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발표 내용은 '안종차별 해소'였고,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주저 앉았다. 

최근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현대차·기아는 야심차게 자체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시리즈 발표 중에 있다. 또 오랜 투자와 연구를 이어왔던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 협업 기사 한 두개에 주가가 큰 폭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가 오르는 일은 좋은 현상이지만 현대차·기아가 주체가 되지 못하고 애플의 언행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 하는 모습은 절대 반길 일만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애플과 제휴설에 대해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기아 역시 애플이 여러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비즈니스 구조이고, 협업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 결정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테슬라의 독주에 제동을 걸만한 애플카의 움직임에 현대기아차가 가장 술렁이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당혹스러운 건 비단 주가 때문만이 아니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계의 입지가 최근 주가 움직임에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같은 대형 IT업체(빅테크)의 하청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반도체, 스마트폰 산업에서는 개발, 설계를 주로 하는 '팹리스' 기업과 생산만 맡는 '파운드리' 기업이 분리돼 있다. 애플은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 개발·설계만 담당할 뿐 생산은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아이폰)은 중국의 '폭스콘'이, 반도체는 대만의 'TSMC'가 위탁 생산하고 있다. 빠른 미래에는 현대차그룹과 같은 완성차 업체가 애플카를 위한 폭스콘, TSMC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스마트폰, 반도체와 달리 생산 기술이 복잡하고, 높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제품"이라며 "테슬라를 보더라도 지난해 50만대 판매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대량생산 기술이 부족해 품질 문제를 겪고 있는 것처럼, IT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를 하청 대하듯이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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