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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V70 2.5 터보 '수입 SUV 고집할 이유 사라졌다'

[시승기] 제네시스 GV70 2.5 터보 '수입 SUV 고집할 이유 사라졌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2.12 09:04
  • 수정 2021.02.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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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첫 중형 SUV 모델 `GV70`의 가장 큰 매력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다. 유려한 루프라인과 볼륨감 넘치는 차체 디자인은 21인치 대구경 휠과 어우러져 거리의 시선을 단숨에 집중시킨다.

탑승 공간은 여유롭고, 트렁크는 좁은 편이다. 실내는 G70과 크게 대비되는 SUV 다운 공간감으로 만족을 선사한다. 하지만 적재공간은 하단부에 공간이 있긴 하지만 바닥의 위치가 너무 높고 좌우 휠 하우스로 인해 폭도 좁다.

실내 디자인은 어느 수입 프리미엄 세단에도 뒤지지 않는다. 운전석에 앉으면 2-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겉은 ‘여백의 미’를 강조해 심플하지만 내용은 알차다.

사람의 감성을 최고조로 돋우는 야간 실내 무드등의 역할 또한 백미다. 웨이브라인 무드라이팅은 기존에 어느 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실내 분위기를 만든다. 색상도 취향에 맞게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야간 감광 기능도 갖추고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중심을 잘 잡았다.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은 한눈에 봐도 큼직하다. 거리가 멀어 터치 조작은 힘들고 기어 변속 다이얼 앞에 있는 컨트롤러에 익숙해지는 편이 오히려 더 편할 듯하다.

세단의 회장님 시트도 부럽지 않다.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는 코너링 시 옆구리를 안정되게 받쳐주며, 마사지 기능을 통해 장거리 운전 시 피로감을 풀어준다. 체형에 맞는 최적의 자세를 만들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렉시콘 15스피커 시스템은 준수한 음질을 들려주며, 스피커를 통해 가상의 엔진 배기음을 만들어주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도 다양한 취향에 대응한다.

뒷좌석을 위한 편의사양도 넉넉하다. 2열 컴포트 패키지 선택시 수동식 커튼과 뒷좌석용 공조장치, 통풍 시트가 추가된다. 아웃도어 패키지를 선택하면 220V 파워아울렛도 이용이 가능하다.

기분 탓인지 공기질이 아주 좋다. 실내외 공기를 깨끗하게 걸러주는 공기청정 시스템도 요긴하다. 미세먼지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문을 닫고 외부공기 유입을 차단해주니 운전에 집중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시승차량은 GV70 가솔린 2.5터보 모델이다. 본격 주행을 시작하면 새로움 투성이다. 미리 도로 정보를 알려주는 신박한 내비는 서서히 적응됐다. 전방 카메라 실시간 영상을 활용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더해져 초행길에 헤매지 않도록 돕는다. 주차를 돕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기능은 안전도를 높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선명도, 정보표시 등 그래픽이 매우 뛰어나 12.3인치 3D 계기판은 거의 볼 일이 없다. 주변 차량들, 특히 후측방 접근까지 감지해 정교하게 위치를 나타낸다. 테슬라에서 보던 주변 사물 표시 기능은 점차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기능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내비게이션 기반 고속도로 주행 보조2 시스템에는 차로변경 보조 기능 포함돼 있다. 처음엔 다소 어색하지만 차선을 이동하는 타이밍에 익숙해지면 편리하다.

주행모드별 주행 성향은 매우 큰 편이다. 시승 초반 브레이크의 반응 속도부터 당황스러웠다. 페달을 밟으면 한참 후 감속이 시작됐다. 알고보니 브레이크 모드를 컴포트 또는 스포츠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컴포트 모드는 가다서다 반복하는 도심 혹은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제동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다.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아서 시승 내내 스포츠 모드로 놓고 운전할 수밖에 없었다.

가속 성능도 주행 모드에 따라 크게 다른 느낌이다. 에코나 컴포트에서는 아무리 악셀 페달을 깊고 빠르게 밟아도 가속과 변속이 느긋하게 이뤄진다. 이 역시 적응이 어려운 부분이었다. 남녀노소 운전 성향을 확실히 달리한 설계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니 그제서야 익숙한 리듬감으로 호쾌한 스포츠 주행이 시작됐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통해 댐퍼의 강도가 단단해지면서 급가속시 울렁거리던 현상도 크게 줄어들었다. 스포츠 세단을 방불케 하는 빠릿한 주행성능에 가슴이 탁 트인다.

2.5터보 엔진은 최고 304마력, 최대 43.0kg·m 토크를 발휘한다.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엔 전혀 손색없는 능력치다. 중고속 구간에선 소음과 진동도 잘 억제됐지만 4기통 특유의 질감을 가끔씩 드러낸다. 380마력 3.5터보 엔진과 스포츠 패키지에 포함된 스포츠+ 주행 모드가 조합된 상위모델은 엄청난 파워를 맛볼 수 있다.

전자식 LSD가 장착된 상시 4륜구동(AWD) 시스템은 구동력 배분 현황을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터레인 모드도 갖췄다.

다만, 무겁고 부피가 큰 21인치 휠을 통해 불규칙한 노면의 질감과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세단이 그리워질 정도로 잔진동은 단점으로 보여진다. 덩치에 맞는 단단한 하체 강성이 살짝 아쉽기도 하다.

자동차전용도로, 고속도로에서 각각 80km/h, 100km/h 정속 주행으로 측정한 연비는 13km/ℓ 수준이었다. 동력이 필요치 않을 시 클러치를 해제하는 기능이 크게 도움이 됐다. 시내에서도 아이들링 스톱앤고 기능을 통해 8km/ℓ 정도를 기록했다. 시승내내 고속주행 비중이 높아서 최종적으로 복합 11km/ℓ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어떤 수입 SUV와 비교해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시승차의 가격은 6880만원으로 스포츠 패키지를 제외한 풀옵션 사양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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