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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수 ‘말기암’ 팬위해 V질주

김의수 ‘말기암’ 팬위해 V질주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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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나연이에게 우승을 바칩니다.”

지난 2년간 국내 최정상의 카레이서로 군림해온 김의수(인디고·32). 숱한 경기를 휩쓴 베테랑이지만 13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1.8㎞ 쇼트코스)에서 열린 BAT GT 챔피언십 제4라운드의 우승컵은 어느 때보다 각별했다.

 

김의수는 경기 일주일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4년 전 열렬한 팬이라며 경기장에 찾아와 처음 알게 된 오나연씨(24·인천 주안)였다. 나연씨는 악성 위암으로 투병을 하다 자유롭게 질주하는 김의수의 경기를 보고 팬이 됐다.

 

이날 통화에서 나연씨는 “마지막일지 모르는 오빠의 경기를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검사결과 암세포가 전이돼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시한부 인생이 됐기 때문이다.

 

나연씨는 이날 경기장까지 올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의수는 1만여명이 들어찬 관중석의 어느 한 곳에 나연씨가 있다는 생각으로 레이스에 임했다. 그래서인지 경기내용도 남달랐다. 김의수는 전날 치러진 예선에서 최고기록을 세운 데 이어 본선에서 최고속랩을 내며 맹추격한 ‘렉서스의 얼짱’ 황진우(시그마파오렉서스·20)를 따돌리고 1위로 골인했다.

 

김의수는 “오늘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다”며 “나연이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연씨도 스투 기자와의 통화에서 “늘 오빠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방송이나 경기장에서 지켜보았다”며 “항상 잘하는 선수지만 오늘은 더욱 감격스럽다”고 답했다.

 

김의수는 이날 우승으로 종합득점 선두(39점)를 지키며 올해 종합챔피언 타이틀에 한걸음 다가섰다. 이 꿈이 이루어진다면 국내최초로 한 종목을 3년연속 제패하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편 포뮬러1800 경기에서는 고교생 정의철(이레인)이 20분40초974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86년11월20일생인 정의철은 이날 포뮬러 종목 역대최연소(만 17세) 우승자가 됐다. 2위인 안석원(인디고) 역시 만 17세여서 이날 포뮬러 종목은 10대들의 잔치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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