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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 차질 수렁에 빠진 車업계…"부품업체 살릴 금융대책 필요"

반도체 수급 차질 수렁에 빠진 車업계…"부품업체 살릴 금융대책 필요"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4.0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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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장기화로 자동차 부품업계의 자금난이 심화함에 따라 금융 지원 등 특단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자동차업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국내 완성차 업체의 1~3차 협력사 5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48.1%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20% 이내로 감산한 업체는 64.0%, 50% 이내로 감산한 업체는 36.0%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중 72%는 수급 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재고 관리를 통해 부품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 돈을 빌려서 공장을 돌려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1개월 내 자금조달이 필요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8%였다. 이들을 포함해 상반기 안에 자금을 융통해야 할 회사가 28%에 달했다. 수급난이 장기화되면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한 회사들도 36%였다.

이들은 정부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회사들에 대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 대상의 39%가 정부의 금융지원 규모 확대를 요구했고 역시 39%가 금융 지원 기준도 완화해달라고 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응답 업체의 49.1%는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로 운영자금 애로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의 선제적인 금융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최소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1분기에만 글로벌 자동차 생산이 약 130만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국내 협력업체들의 시각도 비슷했다. 조사 대상의 72%가 올해 하반기까지 수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알릭스 파트너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매출 감소는 606억달러(약 68조7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세계 1위인 폭스바겐은 작년 12월 이후 감산을 지속하고 있는데 중국과 북미, 유럽 등에서 1분기에만 10만대를 감산했다. 현대차는 7일부터 울산 1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며 아산공장 역시 휴업을 논의 중이다. 기아도 미국 조지아 공장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한다. 한국GM은 부평 2공장을 50% 감산 운영 중이다.

반도체 대란이 심각해지면서 업체들의 부품 국산화 의지도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부품업체들 중 72%가 성능만 된다면 수입산을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산화를 위한 국내업체 발굴 및 상용화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차·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전장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중국산 와이어링하네스 수입에 차질을 빚은 후 반도체, 인버터, 감속기, 센서류 등의 국내 공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미래차에서 전장부품 비중은 기존 내연기관의 두 배가 넘는 70%로 증가하는데 국내는 공급망이 취약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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