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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벽화 서용 개인전...오스퀘어 29일까지 무료관람

동양벽화 서용 개인전...오스퀘어 29일까지 무료관람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4.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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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벽화에 현대적 정서를 더한 전시회가 열린다.

돈황 벽화의 가치와 예술세계를 담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동양 벽화 전문가 서용 작가의 개인전 <2021 天上言語 From The Voice of Heaven to The Bliss of Oasis>가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오 스퀘어(Gallery O Square)에서 오는 29일까지 이어진다.

중국의 란주 대학과 돈황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설한 최초 돈황학 박사 과정을 1기로 졸업한 4인 중 유일한 외국인이기도 한 서용 작가는 유학을 마친 후 국내 귀국전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뜨거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동양 벽화를 기초로 현대적 정서까지 온전히 더한 작업으로 동양 벽화를 향한 새로운 시각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층 새롭고 다채로워진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판화와 도자, 부조 등 다양한 기법까지 자유롭게 활용하는 작가는 한국 미술계의 엄격한 장르 구분에 구애받지 않고 이를 넘나들며 융합한다. 이에 충족한 작품들이 공개되는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서용 작가만의 예술성을 더욱 경험할 수 있다.

갤러리 오 스퀘어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오는 29일(목)까지 진행되며 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입장 전 출입자 명부 작성과 체온 체크가 필수로 진행되고 있다. 

■ 서용 작가노트 

예술은 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역이다. 

‘천상 언어’는 내가 돈황에서 불교 도상을 그리며 집중했던 단어다. 내가 그리고 있는 모든 종교적 도상들이 신의 언어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누군가 예술가는 무당과 지극히 닮아 있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무당이 신의 말을 전하듯이 나는 꽃으로 나무로 또는 바람으로 들었던 신의 말을 그림이라는 도구로 풀어 놓는다. 해석은 관자의 몫이다. 누구는 내 그림에서 환희를 볼 것이고 누구는 슬픔을 들을 것이다. 나는 내가 문득문득 들은 것을 내가 해석한 언어로 옮길 뿐이다. 특정적인 문자를 다시 분해하고 재배합하여 특정적이지 않은 무늬를 만들어 땅을 삼고, 형태를 깨고 분해하여 재조합을 통해 새로운 형상을 만들거나 부정형의 도형을 무심하게 그은 형상으로 하늘을 삼는다. 땅과 하늘은 서로 상생하고 호흡하며 조형으로 존재한다. 

세상에는 규정된 형태는 없다. 단지 사람들이 구획 지어 놓은 형태에 익숙할 뿐이다. 그 익숙함은 실체가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예술가는 익숙함에 길들여지는 것에 태생적으로 거부하는 부류인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에 갇히기보다는 문득문득 들어오는 메시지들을 내 감성 안에 붙잡아 놓고자 노력한다. 작가로서의 최고의 가치는 자신의 예술로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기쁠 수 있다면 그것은 작가를 통해 세상에 주는 신의 선물인 것이다. 

내가 처음 돈황벽화를 만났을 때, 벽면을 가득 채운 벽화를 바라보고 먼 옛날 저 그림을 그렸을 화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화가로서의 삶에 지표를 삼았듯이 작가의 본연의 자세를 놓치지 않으려고 긴장한다. 작가에게 작품은 하나하나가 그날의 기록이고 전시는 마침 표보다는 하나의 방점이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모르겠지만 좀 더 주의해서 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봐야겠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제공=오 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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