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시승기] 렉서스 ‘뉴 LS 500h’ 오성호텔에서 묵고 스포츠카 타는 기분

[시승기] 렉서스 ‘뉴 LS 500h’ 오성호텔에서 묵고 스포츠카 타는 기분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4.14 19:00
  • 수정 2021.04.14 19:1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렉서스 시승은 실로 오랜 만이다.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려 주고 있는 늘 푸른 소나무 같은 존재다. 뉴 LS 500h는 특유의 금속성 렉서스 컬러로 차체만 5미터 넘게 쭉 빠진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이다.

도어를 여니 와인 컬러로 실내 대부분이 두툼한 가죽으로 감싸 있다. 외형상 특징인 대형 스핀들 그릴과 와인빛 실내는 아주 독특하게 잘 어우러진다. 렉서스에서 가장 큰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체면에 연연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와 경쟁하는 입장에서 일찌감치 친환경의 옷을 입었고, 가장 조용하면서도 스포츠 성향까지 즐길 수 있는 멀티 엔터테이너로 정의할 수 있다.

먼저 실내에 앉으면 고급스런 와인 컬러의 최고급 가죽 뿐만이 아니다. 장인의 정성어린 바느질이 감동까지 줄 만한 타쿠미 기술과 노력이 엿보인다. 스티치가 유독 굵게 보여 라인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다.

거기다 세미 아닐린 시트와 울트라 스웨이드 루프 라이너 등 최고급 소재와 섬세한 장인 기술이 인테리어 마감에 반영돼 플래그십이 전달하는 고급스러운 착좌감과 안락한 공간성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2열 일명 회장님 석의 무릎공간은 무려 1m에 달해 48도까지 확장 가능한 리클라이닝 각도를 이용하면 최적의 자세를 누린다. 안마 기능도 뒷좌석 좌우 시트백과 시트 쿠션의 공기 주머니를 팽창시켜 어깨부터 대퇴부까지 압력을 가해준다. 열 자극까지 더해 마치 사람이 주물러 주는 느낌이다. 앞좌석에도 지압 방식의 리프레시 시트가 적용돼 시트 등받이뿐만 아니라 허벅지 부분까지 마사지를 해준다.

정숙성과 고요함의 끝판왕인 LS 500h는 운전자를 위한 배려심도 섬세하다. 이중 접합 유리는 외부의 어떤 소음의 침투를 용납하지 않으며, 도어와 차체 바닥을 두툼하게 방음방진 처리해 세상 어느 차 보다 고급스런 주행을 책임진다.

잠시 차량 밖에서 도어를 열어놓고 다른 짓을 하는 동안 스윽 차문이 닫히는 장면에 살짝 놀랐다. 멈춰있던 도어는 서서히 닫히다가 마지막까지 스스로 꾸욱 차 문을 완전히 닫는 고스트 도어 기능을 완벽하게 해냈다. 

시트에 앉는 순간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한없이 편안하고 고급스런 느낌에 푸근하다가도 한편으론 멋지게 스포츠 주행을 즐기고 싶은 욕구가 넘친다. 신형으로 새 옷을 갈아입고 보다 강력한 주행감각을 즐기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가장 고급스런 호텔 스위트룸에서 편안하게 숙박하는 동시에 고성능 하이브리드카의 맛까지 즐기는 LS 500h다. 

LS 500h는 4륜구동 시스템과 전자 제어 에어 서스펜션의 조화가 훌륭한 주행을 뒷받침 한다. 컴포트 모드로 편안한 주행을 즐기다가 스포츠모드 또는 스포츠 플러스로 모드를 바꾸면 완전히 새로운 레이싱카로 돌변한다. 계기판은 빨간색으로 바뀌고 엔진에는 한 마리 표범이 들어앉은 듯 으르렁 거리며 큰 덩치를 날쌘돌이로 변신시킨다.

스포츠 모드에서 급가속을 즐기면 V6 3.5리터 엔진은 4000~5000rpm 사이를 오가며 순식간에 고속주행을 가능케 한다. 한단계 올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5000~6000rpm을 거뜬하게 요리하는 데다 더욱 확실한 표범의 으르렁 소리까지 울리며 미친 급가속을 보여준다.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을 맘껏 밟고 달리니 평균 연비는 9.5km/l 정도가 찍혔고, 에코 모드와 레이저 크루즈 컨트롤을 걸고 두세시간을 달리니 12.5km/l 가량이 나와 공인 연비(10.9km/l)를 비슷하게 지켜줬다.

스마트 크루즈 기능도 괜찮은 수준으로 고속도로에선 아주 편안했다. 최저속도에서도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가 바로 작동하는 부분은 특히 편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어서 수도권 주변 도로 정체가 심했지만 허리와 무릎이 피곤할 일이 없었다.

이밖에 24인치 대형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다른 어떤 메이커들 보다 시각을 편하게 했다. 속도나 내비 등 각종 기능들을 옹기종기 몰아서 보여주는 다른 메이커들과는 수준이 달랐다. HUD는 마치 길고 넓은 디스플레이처럼 차창을 통해 비춰 보여준다. 뉴 LS 500h 럭셔리 트림 가격은 1억4750만 원이다. 이번 시승차 처럼 2열에 11.6인치 고해상도 LCD 모니터가 추가된 플래티넘 트림은 1억6750만 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렉서스코리아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