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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K8 존재감 '그랜저 보단 제네시스에 가깝다'

[시승기] 기아 K8 존재감 '그랜저 보단 제네시스에 가깝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4.17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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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야심차게 준비한 준대형 세단 'K8'은 소문 그대로였다. 지난 12일 'K8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처음 접해보니 완성도가 꽤나 높았다. 개인적으론 그랜저의 반짝이는 그릴 보다 높아진 완성도라 보여진다.

K8 정도의 세단이면 사실상 중후한 멋과 무게감이 우선 아니냐는 일부 평가도 있지만, 실물 K8의 그릴은 보면 볼수록 새로운 멋과 젊은 분위기를 한껏 발산하는 느낌이다. 5m를 넘는 크기의 K8이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는 우려를 이 그릴과 리어램프가 멋지게 커버한 셈이다.

넉넉한 차체에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80㎞ 왕복 시승을 거치며 그랜저의 느낌과 제네시스의 감성이 차례로 교차되기도 했다. K8은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 어디쯤 포지셔닝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랜저와 비교하기엔 K8이 아주 기분 나빠할 것으로 보인다. 주행 감성과 각종 편의 기능이 제네시스 뺨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주행에서는 토크가 살짝 부족한 느낌을 빼면 고급스런 주행 질감을 냈다. 바로 바로 방향을 전환하는 조향성이 좋고, 굴곡있는 노면을 지날땐 부드러우면서도 재빠르게 차체를 안정시키며, 고속에선 하체의 단단한 성질을 높였다. 새로운 플랫폼과 서스펜션,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K8은 차체 길이가 5015㎜로 최근 준대형 세단의 흐름에 적절한 크기에다 고속 주행시의 안정감을 확실히 잡아냈다. 전폭 1875㎜, 전고 1455㎜에 휠베이스 역시 2895㎜로 상당히 넉넉하면서도 결코 움직임이 둔하지 않다. 훅 치고 나간다기 보다는 어느새 이렇게 높은 속도에 도달했나 싶은 순간을 수차례 경험했다.

시승 차량은 K8 3.5 가솔린 시그니처 트림으로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36.6㎏f·m에 복합연비는 10.6km/ℓ로 안정감과 예리한 핸들링이 특히 맘에 들었다.

거기다 현대차그룹에서 만들어 낸 모든 첨단 편의기능을 K8에 집약시켜 소위 없는 게 없는 한국형 대형 세단을 완성시켰다. 실내는 세계 최초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벤츠처럼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일체형으로 연결했고, 센터페시아를 운전자쪽으로 살짝 틀었다. 아늑하면서도 탄탄한 운전 인프라다.

시트는 퀼팅 나파 가죽 재질에다 고속에서는 에르고모션 시트가 자동으로 허리를 잡아줘 안정감을 더했다. 에르고모션 시트는 7개의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운전 환경에 맞는 최적의 착좌감을 제공하고, 스트레칭·스마트서포트·자세보조로 신체적 피로도를 낮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시 시각 편안하도록 넓게 확대시켰다. 렉서스의 신형 LS500과 비슷하게 HUD를 넓게 펼쳐 보여줘 속도나 내비 뿐 아니라 각종 정보를 유리창에 넉넉하게 비춰주는 핫 아이템이다. 2열 역시 편안하기 그지없다. 넉넉한 레그룸에다 머리 공간도 넉넉해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걸 실감케 했다.

거칠게 차를 몰다 편안한 운전으로 바꿀 시간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가 한층 업그레이드돼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를 즐길 수 있었다. 제네시스를 빼곤 유일하게 HDA2가 적용됐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로유지보조 기능을 켜고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스르르 스스로 차선을 넘어간다. 물론 앞뒤로 다른 차량이 감지될땐 스스로 기다리거나 자제한다. 주변 차량이 운전자 클러스터에 보여지는 부분도 추가됐다.

제네시스를 능가할 순 없지만 적어도 그랜저는 훌쩍 넘어선 듯한 모습이다. 당분간은 K8에 적용된 모든 기술과 옵션을 넘어설 신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옵션을 모두 선택하다간 지갑이 얇아질 수도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K8의 판매 가격은 ▲2.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 3279만원, 노블레스 3510만원, 시그니처  3868만원 ▲3.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 3618만원, 노블레스 3848만원, 시그니처 4177만원, 플래티넘 4526만원 ▲3.5 LPI  프레스티지 3220만원, 노블레스 3659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기아,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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