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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중고차도 새차 기분으로 사고 싶다"

소비자 "중고차도 새차 기분으로 사고 싶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1.05.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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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볼보 등 수입차 업체들이 운영하는 인증 중고차 판매 시스템이 인기다. 소비자 입장에선 중고차 가격도 3천만원 이상을 홋가하는 상품인데 당연히 좋은 기분으로, AS까지 받고 싶은게 당연지사다.

하지만 국산차는 이런 시스템이 없다. 대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동반성장에 해를 끼친다는 이유에서 정부가 풀어주지 않고 있는 것. 때문에 중고차를 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통상 중고차 구매를 많이 하고 있는 젊은층에선 상상하지도 못할 중고차 매매상의 기억이 생생하다고들 말한다. 양재, 인천, 부천, 수원 등에서, 자신이 겪었던 무서웠던 중고차 구매의 악몽을 누구나 몇번은 갖고 있다고들 한다.

인터넷에서 찾던 차는 없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만한 매매상 형님이 다른 차를 사라고 강요하는 게 비일비재다. 경찰에 당장 신고할까, 아니면 그냥 뛰쳐나가 도망칠까, 이런 경험들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득하다.

지난 11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심지어 60대 A씨는 중고차 업자들의 폭력행위에 목숨을 끊기도 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낳기도 했다. 부푼 마음으로 중고차를 사러 갔다가 엄청난 두려움과 모욕을 당하기 일쑤라는 게 많은 이들의 경험이다.

국내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완성차 업계의 진출이 제한됐다. 이후 풀리질 않고 있다.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도 새차처럼 기분 좋게 구매하는 일은 요원한 일일까.

또한 '허위 매물'뿐만 아니라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11일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 피해는 금융사에 보상을 요구하기 어려우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경고하면서도 해결 방법을 마련해 주진 못하고 있다.

지갑이 얇은 이들이 범행의 대상이 되는 부분도 안타깝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대우 받으면서 새 차를 구입하겠지만 많은 서민들이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 엉뚱한 중고차를 구매하는 위험은 물론 구입을 위한 대출도 큰 문제다. 또한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행위도 절대 위험천만한 일이다.

피해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진화하고 있다. 피해자가 더 늘어나기 전에 각종 안전규제를 마련한 국산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도 중고차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고차 사기의 굴레를 벗어나는 길인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벤츠,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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