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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저효율 레이스는 이젠 그만”

“고비용·저효율 레이스는 이젠 그만”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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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레이싱팀들, GT경주위원회 재결성

국내 및 해외 레이스 가능한 국제규정 필요해


KMRC, 비판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

국내 정상의 온로드 자동차 경주인 2004 BAT GT챔피언십 최고 클래스 GT1(배기량 2000cc급, 완전개조)에 참가하고 있는 레이싱 팀들이 지난 22일 자동차 경주를 활성화하고 각 팀들의 집약된 의견을 대회 주최 측(KMRC)에 전달하기 위한 조직, GT경주위원회를 3년만에 재결성했다.

 

이는 레이싱 팀들이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각 팀의 이해에 따라 모래알처럼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뭉쳤다는 것을 뜻한다.

 

GT경주위원회는 현재 GT1 클래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그마PAO렉서스(감독 김정수), 캐스트롤-BMW(감독겸 선수 이명목), 지크XQ-리레이싱(팀장 이종근), 오일뱅크(팀장 최영규), 인디고(치프미캐닉 이태희) 등 5개 프로팀으로 구성됐다.


 

▲ 지난해 팀 창단한 ‘캐스트롤-BMW는 BMW320i GT1 경주차(사진 앞) 한 대 운영하는 1년간 팀 예산금액이 10억 원을 넘어선다. I 사진=지피코리아

초기 GT경주위원회는 지난 2001년 한국모터챔피언십에 GT클래스가 처음 도입되면서 오일뱅크, 인디고, 이글 등 세 팀들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이후 GT경주위원회는 유명무실해졌다.

 

이글은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GT종목에 참가하지 못했고 오일뱅크는 대회 프로모터-레이싱 팀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주)KMRC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올들어 캐스트롤-BMW, 렉서스 등 GT1 클래스에 참가 팀들이 늘어나고, 또 주최 측의 경기운영과 기술규정에 대한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불거져 나왔다.

 

결국 지난달부터 GT경주위원회를 재구성하자는 팀들의 의견이 모아졌고, 22일 첫 모임을 가진 끝에 두 번째 GT경주위원회를 발족한 것이다.

 

GT경주위원회는 이날 모임에서 국내 자동차경주가 활성화되기 위해 ▲국제자동차경주연맹(FIA)에 준하는 국내 GT1 규정의 현실화 ▲고비용 저효율 레이스의 개선 ▲새로운 팀의 적극적 참여 유도 등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GT1 기술 및 경기운영 규정을 개정해 KMRC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국내 GT1 경주차로 해외 레이스를 동시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기술규정을 바꾸고 고비용·저효율 레이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 시그마PAO렉서스 레이싱 팀은 올 한해 팀 운영비로 20억 원가량의 많은 금액을 쓰고 있다. I 사진=지피코리아



GT경주위원회는 현재 공석인 위원장직에는 소속팀 관계자를 배제하고 국내 모터스포츠에 식견이 있는 인물을 선출할 예정이며, 매달 한 번씩 정기 회의를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GT챔피언십 대회에 3회 이상 출전하지 않거나 일정 회비를 내지 않을 땐 회원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GT2(배기량 2000cc급, 부분개조) 클래스의 경우는 내부의견 수렴을 거쳐 GT경주위원회에 통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GT경주위원회의 이러한 제안들은 최근 주최 측이 GT챔피언십 대회와 프로레이싱팀 운영을 병행함으로써 대회 공정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나아가 지나치게 광범위한 GT1 규정으로 인해 무한정 들어가는 고비용 레이스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 경기는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해 각 팀마다 수 십억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는 국내 현실에 비춰 지나친 액수다. 게다가 이는 국내 모터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GM대우와 수입차인 푸조, 아우디가 경기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3년연속 GT1 클래스 종합우승을 노리는 인디고 레이싱 팀(사진 앞)은 국내 팀 중 가장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I 사진=지피코리아


GT경주위원회 모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내 자동차경주는 국산차 일색이고, 드라이버 테크닉보다 경주차에 돈을 얼마나 많이 투자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지우지 된다며 이런 고비용 저효율 레이스는 정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레이싱 팀이 GT1 클래스 우승권에 진입하기 위해 쓰는 비용은 최소 10억 원에서 많게는 20억 원 정도. 경주차의 중요 부품인 시퀀셜 기어박스는 2000만 원에서 8000만 원에 달한다.

 

국내 규정상 돈만 있으면 무한정 투자가 가능하고 이는 성적과 직결된다. 이러다 보니 자본력이 뒷받침 안 되는 팀일 경우 드라이버의 실력만으로 우승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모터스포츠 역사가 국내보다 30년이나 앞선 일본도 내구레이스 경기로 유명한 수퍼타이큐 경우, 기본 차량값을 제외하고 1년 팀예산은 1억~2억원이면 충분하다. 샤시나 엔진이 원메이크이기 때문에 그렇다.


 

▲ 올 시즌 GT1 클래스에 첫 참가한 지크XQ-리레이싱 팀이 피트에서 타이어를 교환하고 있다. I 사진=지피코리아


올해 초 KMRC측은 국내 모터스포츠 대중화와 활성화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레이싱 팀들과 팬들의 불만과 요구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젠 그 그림의 본질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GT경주위원회 참가 팀들도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을 좀더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조만간 2005년도 GT1 규정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 번 잘못 만들어진 규정이 대립의 근원으로 키울지, 모터스포츠 발전의 밑거름으로 이끌어갈 것인지는 GT경주위원회와 KMRC가 안고갈 무거운 숙제인 것은 분명하다.

/지피코리아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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