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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포르쉐 타이칸 4S, 어떻게 한번에 350km를 달렸어?!

[시승기] 포르쉐 타이칸 4S, 어떻게 한번에 350km를 달렸어?!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6.0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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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 시승에 나섰다. 잘못 들은 게 아닐까. 폭풍질주의 대명사인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으로 연비왕을 뽑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갸우뚱했다. 제로백 테스트나 드래그 레이스 이벤트를 여는 게 아니라 연비왕 이벤트를 연다는 거다. 아 독특하네~.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타이칸 연비왕 대회는 사실이었다. 오랜만에 발끝 신공을 발휘해 가장 많은 전기를 남기는 게 이번 미션이다.

지난달 10일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를 몰고 강원도 일대로 향했다. 강원도 고성군 르네 블루 워커힐에서 평창, 강릉, 양양 일대 도로 약 350km를 달리는 코스다.

포르쉐의 공식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의 경우 289km다. 일반적인 최신 전기차들이 400km~500km를 넘는데 반해 상당히 적은 거리다.

하지만 누가 타이칸을 두고 연비를 논하겠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테슬라의 경우 그 보다 아주 긴 거리를 주행하는 제원을 갖췄다. 그제서 좀 이해가 됐다. 아무리 500마력의 폭발적 전기차라도 데일리카로 사용하는 이들이라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중요요소인 셈이다.

타이칸의 스타일은 '멋짐 폭발' 그 자체다. 노면에 달라붙은 듯한 낮은 차체에 양쪽 어깨엔 잔뜩 뽕을 넣은 듯 볼륨감을 갖췄다. 컬러풀한 외양 자체가 그냥 스포츠카의 최고봉이다. 실내는 911을 떠올리게 하는 넓은 폭의 콕핏, 포르쉐의 전형적인 단단한 스포츠 시트는 예술이다.

하지만 이번 미션은 연비다. 다행히 시승모델인 타이칸 4S 배터리 플러스는 전기용량을 늘려주는 퍼포먼스 배터리 옵션을 추가한 모델이다. 배터리 총 용량이  93.4kwh, 주행가능 거리는 289km인데 목적지는 무려 350km로 잡혀 있다.

가다 멈추면 어쩌지. 아마도 200km 후반부로 주행거리가 다가갈수록 운전자의 마음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내리막 구간이나 고속주행 뒤 페달을 뗐을때 에너지 회생 시간을 늘려야겠다는 맘을 먹는다.

무려 8시간을 달리면서 연비를 체크했다. 그러다 사실 한두번은 매섭게 풀악셀을 밟기도 했다. 아니 타이칸에 올라타 미친 가속감을 경험하지 않을 수 있나. 연비왕을 포기하더라도 고속 주행감은 양보할 수 없었다.

아~ 정말 로켓발사 버튼을 누른 듯 박차고 나간다. 테슬라가 가볍게 튀어나간다면 타이칸은 묵직하게 바닥에 달라붙어 미끄러져 나간다. 안정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이며 포르쉐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주행에도 묻어나 있다.

포르쉐 운영팀의 충전을 살펴보니 타이칸은 최적 조건 시 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2분이 소요되고 최대 충전 전력은 270kWh였다. 결국 대부분의 미디어 시승 차량들은 350km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약 20% 가량 배터리 여유분을 갖고 있었다.

물론 큰 산악지역과 고개를 넘으면서 에너지 회생에 살짝 유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전기차 타이칸은 제원상 주행가능 거리 보다 30% 이상은 더 달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소심한 주행이 아니라 즐거운 펀드라이빙에서도 그 정도는 달릴 수 있는 걸 입증한 셈이다.

사실 폭발적 주행의 타이칸은 주행 모드로 노말,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에코 모드를 갖고 있다. 코너링에서 스포츠 모드로 휘어감는 와인딩의 맛은 짜릿짜릿 그 자체다. 특이했던 건 스포츠 모드에서 전자 스포츠 사운드를 켜면 휘잉~ 소리가 들리며 미래적 감성을 높인다.

직선구간에선 두말 하면 잔소리다. 제로백 4초의 쾌감은 덩치가 비교적 큰 녀석이어서 새로운 감성을 뿜는다. 기본 가격은 1억4560만원이며 시승한 퍼포먼스 배터리 트림은 1억9000만원 선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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