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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욱 “중국서 깜짝 우승 선보이겠다”

유경욱 “중국서 깜짝 우승 선보이겠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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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식의 2004 포뮬러BMW아시아 제 9,10전 일지]

지난 9월 5일 일본의 오토폴리스 경기장에서는 Formula BMW Asia 제 9,10전이 열렸다. 우리 E-Rain 전 스탭들에겐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오토폴리스 경기장은 경기장 자체로 놓고 봤을 때 세팡을 능가하는 정말 뛰어난 경기장이다.

 

업․다운 힐(오르막과 내리막) 코너의 완벽한 조화, 가끔씩 나오는 블라인드 코너들(코너진입에서 다음이 보이지 않는 코너), 고속코너와 헤어핀, 시케인 코너들의 적절한 배합, 드라이버들을 괴롭히는 역 뱅크 코너 등 누구나 이 경기장에 가 본 이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경기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쁠 정도니까...

 

하지만 유경욱 선수(BMW Korea E-Rain)는 이상하게 이 경기장에서 운이 따르지 않는다. 작년에도 안 좋은 성적을 거뒀고,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I 사진=신정엽(이레인)

유경욱은 4일 토요일에 열린 9전 예선에서 마치 리(메리투스)에 0.354초 뒤진 154430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일본 비자를 발급 받지 못해 금요일 오후에야 도착한 E-Rain의 중국인 드라이버 ‘한한’은 다른 선수들이 8번의 연습 세션을 갖는 동안 마지막 한 번의 연습 세션만을 갖고 예선에 임해 15명의 드라이버 중 12위를 기록했다. 연습의 부족함과 이 경기장의 특성을 생각하면 절대 나쁜 성적은 아니다.

 

10전 예선에서 유경욱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폴포지션 마치 리에 174뒤진 155150의 저조한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나름대로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사실 스탭들도 마찬가지였다.

 

결승일인 9월 5일 아침 경기장으로 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었다. 오토폴리스에서 안개를 보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날의 안개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 것은 아마도 경기 결과가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흐른 것의 암시였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침에 느끼는 기분이 그다지 상쾌하진 않았다.

 


 

I 사진=신정엽(이레인)

이 경기의 결과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지난 8월 15일 중국 북경에서 열렸던 7,8전에 대해 다시 한번 잠깐 말해야 할 것 같다.


기사를 읽으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경욱 선수는7,8전에서 모두 3위를 차지하고도 8전이 끝난 뒤 메리투스의 팀매니저 피터톰슨의 비상식적인 항의로 8전 공식결과 10위로 밀렸었다.

팀 전원 특히 드라이버 자신에게 큰 충격으로 남았던 이 결과는 결국 9전에도 영향을 끼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으로 떠나기 얼마 전 유선수는 서울에서 운전을 하다가 요새 한참 단속이 심한 ‘정지선 위반’으로 단속 경찰관에게 스티커를 발부 받았다. 이 일로 정지선에 대한 노이로제가 무의식 속에 내재되었던 것 같다.

 

우선 필자가 이 지면을 빌어 말하고 싶은 것은 드라이버의 ‘마인드 컨트롤’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유경욱 선수가 더 큰 물(?)로 나가기 위해서는 언어소통 문제와 함께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I 사진=신정엽(이레인)


 

I 사진=신정엽(이레인)

이번에는 지난 북경에서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2층에 올라가 스타트를 보기로 마음먹었다. 포메이션랩을 알리는 녹색기가 날리고 모든 차량은 1랩을 돌아 자기 위치를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3 그리드 라인 앞에 서야 할 유경욱 선수의 차량이 라인에서 1.5 - 2m 정도 뒤에서 서버리는 것이 아닌가... 참 난감했다. 아마도 지난 8전의 영향인 듯 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적색등이 꺼짐과 동시에 스타트해야할 차가 가만히 서있다. 결국 1번 코너를 들어갈 때 6등까지 밀리고 경기 내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던 유경욱은 오히려 한 대에게 더 추월을 내주며 7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거둔 성적 중에서 최악의 것이었다. 9전이 끝난 뒤 유경욱과 E-Rain의 전 스탶들은 모여서 간단한 미팅을 갖고 10전에서의 분발을 다짐했다. 모든 이들이 유경욱 선수에게 어차피 예선 6등 출발인데 더 이상 나빠질 것은 없으니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라 했다.

 

10전의 스타트는 2층에서 보지 않기로 했다. 스타트는 괜찮은 편이었다. 단 2랩 만에 4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치 누군가 유경욱의 선전을 시기라도 하는 듯이 바로 뒤에 있던 23번 차량이 코너에서 유경욱 선수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화면상으로는 충격이 그다지 심해 보이지 않았는데 그 이후로 차가 왠지 불안해 보이며 결국 스핀하고 몇 대의 차량들에게 추월을 내주며 8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나마 앞에 있던 2대의 차량이 ‘점프스타트’(부정 출발)로 1분의 페널티를 받으며 뒤로 밀려 공식결과 6위로 끝났다. 한한 선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전하며 유경욱 선수를 바로 뒤이어 7위를 차지했다.

 


 

I 사진=신정엽(이레인)

뒷이야기지만 2대의 차량 중 1대가 메리투스의 차량이었는데 그게 어떻게 점프스타트냐며 공식항의를 하겠다고 했었다. 분명 규정상 경기위원장과 심사위원장의 결정에 대해서는 항의가 불가능한대도 말이다. 결국 경기위원장은 항의를 거부했다. 개인적인 감정이긴 하지만 필자는 속으로 ‘그게 점프스타트가 아니면 북경에서 유경욱 선수가 한 것은 점프스타트였나?’라는 생각을 했다.

 

경기 후 유경욱 선수의 차량을 확인해보니 리어 크래쉬박스가 깨져있었고 충격이 꽤 컸던 것 같았다. 유경욱 선수도 받힌 이후로는 엄청난 오버스티어가 나며 차량을 컨트롤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이번 경기의 결과로 마치리는 챔피언쉽 포인트에서 유경욱 선수와의 격차를 87점으로 벌리며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시리즈 챔피언을 확정지었다. 개인적으로 마치와 친하기에 축하를 해주면서도 솔직히 한편으로 참 씁쓸한 기분이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프랑스 F-3를 비롯해 4년간의 F-3 경험을 가진 선수와 붙어보겠다고 덤빈 것이 무리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부터 몇 경기 남지 않았지만 유경욱 선수를 비롯한 우리 전 스탭들은 부담을 떨치고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I 사진=신정엽(이레인)

이제 9월 26일의 상하이 F-1 써포트 레이스와 한국 경기, 2 경기가 남았다. 올해로 E-Rain이 진정한 팀으로 국제 경기에 임한 지 2년이다. AF3(Asian Formula 3) 1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들어선 이 길... 그동안 기쁜 적도 많았고, 울어도 보았고, 배우기도 많이 배웠다. 이젠 웬만한 것엔 당황하지도 않는다.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거의 안다. 특별히 부족한 것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배고프다. 우승에 배고프다. 이제는 정말 우승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우승을 할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

 

올해 4월 바레인에서 F-1 서포트 레이스로 열렸던 1,2전이 끝나고 내 자신에게 약속했던, 유경욱을 비롯한 모든 팀원들과 함께 다짐했던 상하이에서 태극기를 날리며 애국가를 듣자던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 최악의 성적을 거둔 이번 경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깜짝 놀랄 결과를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함께 응원해 주신다면 우리에겐 어마어마한 힘이 되어 결과로 보여드리리라.

 

새삼스럽게 지난 일들을 되새겨보니 E-Rain이 Formula BMW Asia에 참가하는 계기가 되어준 BMW Korea, 우리 팀을 항상 가장 화려한 팀으로 만들어준 PUMA Korea, 힘들게 일본 현지에서까지 오일을 공급해주느라 고생한 Motul Korea 등 모든 스폰서들의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낀다.

 

고맙습니다.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글 전홍식(이레인팀, 수석 미캐닉) bigfoot69@hanmail.net, 이레인팀 홈페이지: www.erainracing.com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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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BMW아시아 제 9전 예선 결과


Pos. No. Name Nationality Best Lap In Lap Team


1 38 마치 리 홍 콩 154.076 8 Meritus
2 3 타이슨 시 필리핀 154.230 5 Minardi Team Asia
3 61 유경욱 대한민국 154.430 5 BMW Korea E-Rain
4 2 다도 페냐 필리핀 154.577 4 Minardi Team Asia
5 24 메디 버나니 모로코 154.587 5 Meritus
6 88 한스 린 대 만 154.926 4 Belgravia Motorsport

-포뮬러BMW아시아 제 10전 예선 결과


Pos. No. Name Nationality Best Lap In Lap Team


1 38 마치 리 홍 콩 154.076 8 Meritus
2 3 타이슨 시 필리핀 154.537 5 Minardi Team Asia
3 24 메디 버나니 모로코 154.664 4 Meritus
4 2 다도 페냐 필리핀 154.670 7 Minardi Team Asia
5 11 닉 이루완 말레이지아 154.818 8 Meritus
6 61 유경욱 대한민국 155.150 3 BMW Korea E-Rain

-포뮬러BMW아시아 제 9전 결승 결과

 

Pos. No. Name Nationality Diff. Time Best Lap Team


1 38 마치 리 홍 콩 19:19.967 155.339 Meritus
2 3 타이슨 시 필리핀 00:01.809 155.438 Minardi Team Asia
3 88 한스 린 대 만 00:05.882 155.823 Belgravia Motorsport
4 2 다도 페냐 필리핀 00:06.316 155.793 Minardi Team Asia
5 24 메디 버나니 모로코 00:07.951 155.642 Meritus
6 21 살만 알 칼리파 바레인 00:12.600 155.862 Belgravia Motorsport
7 61 유경욱 대한민국 00:13.079 156.298 BMW Korea E-Rain

-포뮬러BMW아시아 제 10전 결승 결과


Pos. No. Name Nationality Diff. Time Best Lap Team


1 38 마치 리 홍 콩 19:23.560 155.635 Meritus
2 3 타이슨 시 필리핀 00:03.332 156.076 Minardi Team Asia
3 24 메디 버나니 모로코 00:08.710 155.998 Meritus
4 23 하메드 알 파단 바레인 00:14.806 156.128 Belgravia Motorsport
5 4 로버트 부기 태 국 00:15.147 156.545 Minardi Team Asia
6 61 유경욱 대한민국 00:15.415 156.329 BMW Korea E-Rain
7 6 한 한 중 국 00:19.588 157.088 E-Rain

- Championship Points After Round 10


Position No. Name Nationality Points Team


1 38 마치 리 홍 콩 190 Meritus
2 61 유경욱 대한민국 103 BMW Korea E-Rain
3 24 메디 버나니 모로코 100 Meritus
4 88 한스 린 대 만 90 Belgravia Motorsport
5 3 타이슨 시 필리핀 76 Minardi Team Asia
6 2 다도 페냐 필리핀 59 Minardi Team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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