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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튼실한 기업 나서나 '7월까지 인수의향' 접수

쌍용차 인수, 튼실한 기업 나서나 '7월까지 인수의향' 접수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6.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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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본격적인 새주인 찾기에 나선다. 신속한 매각을 위해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로 매각 작업에 나서지만, 과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이날 쌍용차 M&A 공고를 내고 매각을 본격화했다. 

쌍용차는 다음 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한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희망자 중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8월 2∼27일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인수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쌍용차는 내부적으로 9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말 가격 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으며, 추후 매각 진행 상황과 법원 허가 후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회생 계획 인가 전 M&A 절차를 추진 중인 쌍용차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됐던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9월1일까지로 2개월 늦춰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인가 전 M&A는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M&A를 진행해 투자계약을 맺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실제 회생 계획안 제출은 10월 말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매각전 흥행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인수 후보군들의 자금력이나 의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쌍용차 인수를 희망하는 곳은 당초 유력한 투자 후보였던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를 비롯해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로 알려진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있다. 

현재 HAAH 측은 핵심 고위 임원 두 명이 지난 달 퇴사했고, 중국 체리차와 추진하던 합작 사업도 답보 상태에 놓였다. 다른 후보군들은 업 규모, 사업 연관성, 재무구조 등이 쌍용차를 인수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평이 많다.

이런 가운데 조사위원을 맡고 있는 EY한영회계법인은 지난 22일 서울회생법원에 "현 상황에서는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보다 청산 가치가 더 높다"는 취지의 중간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쌍용차를 청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약 1조원, 쌍용차가 유지될 경우의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 가치는 6000억원대로 파악됐다. 한영회계법인은 30일 서울회생법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조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2009년 법정관리 당시에는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는 1조3276억원, 청산 가치는 9386억원으로 계속기업 가치가 더 높게 매겨졌다. 현재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월 말 기준 86.2%로, 여전히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8432억원 초과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미 M&A를 전제로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인수 의향자를 찾아 M&A 절차를 마무리짓고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면 계속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1조원 가량에 달하는 인수대금도 부담스럽다. 현재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3900억원, 퇴직 충당금이 31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금융 채권과 달리 법정관리 이후에도 인수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2년 무급휴직’보다 더 높은 강도의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직원 절반의 2년 무급 휴직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도 인수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자구안은 회생 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 후보자가 평가할 것인데, 쌍용차 노사는 산은과 정부 관점이 아니라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투자자가 없으면 만사가 종잇조각이다. 모든 것을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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