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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매출은 글로벌 4위인데 R&D 투자는 10위

현대차그룹, 매출은 글로벌 4위인데 R&D 투자는 10위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7.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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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3개 자동차 그룹 중 매출액 4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10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7일 13개 자동차 그룹의 2020년 R&D 투자 동향을 조사한 '2020년 주요 자동차그룹의 R&D 투자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R&D 투자액은 조사대상 13개 자동차기업 중 테슬라(+11%)를 제외한 12개 업체에서 줄었다. R&D 투자액 규모는 폭스바겐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138억8,500만 유로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도요타(-1.8%)와 다임러(-10.6%)가 각각 86억2,000만 유로와 86억1,400만 유로로 나타났다. 포드(63억2,400만 유로)와 BMW(62억7,900만 유로), 혼다(61억6,700만 유로), GM(55억2,240만 유로), 닛산(39억8,060만 유로), FCA(38억6,600만 유로) 등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35억7,600만 유로로 10위에 그쳤다.

보고서는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기업의 매출액과 R&D 투자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현대차그룹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 대비 0.4% 감소하고 R&D 투자액은 0.5% 감소해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매출액은 폭스바겐과 토요타, 다임러에 이어 4위를 차지하며 포드와 GM 등을 제쳤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9%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다. 닛산(6.4%)과 르노·BMW(6.3%), 폭스바겐(6.2%) 등 다른 기업들과 차이가 컸다.

R&D 투자 규모가 1위인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 등 3개 프리미엄 브랜드의 그룹 내 판매대수 비중은 23.3%(130만대)에 불과하나 매출액 비중은 42.9%로 약 1.8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가 12만9,000대로 전 세계 판매(374만대)의 2.9%에 불과하기 때문에 R&D 투자를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전동화도 R&D투자 비중이 높은 폭스바겐, 다임러 등이 전동화 본격 추진하면서 3년 만에 중국 등을 제치고 시장주도권을 탈환했다. 현대차그룹은 비교적 빠른 전기차 개발 투자로 순수전기차(BEV) 모델을 2017년 4종에서 2020년엔 10종으로 확대했으나 GM(9종)·VW(16종)·다임러 (8종) 등이 R&D투자를 확대하면서 급속 추격해오고 있다. 

특히 BEV시장점유율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6.3%로 전년대비 1.3% 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VW 10.5%, GM 10.8% 등 R&D투자 상위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대폭 증가했다.

자율주행은 R&D투자비중이 높은 미국, 독일, 일본계가 선두 그룹이며 한국은 이들과 1년 정도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아우디, 일본 혼다 등은 이미 자율주행 레벨3를 출시했고 다임러, BMW, GM 등도 2021년내 레벨3를 출시예정이다. 그러나 한국은 2022년 말 양산 출시가 예정돼 있다.

협회는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의 R&D투자가 상대적 미흡한 것은 매출액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로 인해 R&D투자여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국 경쟁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4~8%대이나 현대차그룹은 2.7%에 불과하다. 지난해 토요타의 영업이익률은 8.1%이며, 테슬라는 6.3%다. GM(5.4%)과 혼다(5%), PSA(5%)도 5%를 웃돌았다.

협회는 또 정부의 대기업 차별적 현금지원 위주 R&D 정책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R&D 질적 성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나, 정부 예산 배분은 출연연·대학·중소기업 위주로 이루어져 대기업들은 차별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협회는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의 R&D투자가 상대적 미흡한 것이 매출액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로 인해 R&D투자여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R&D 세액 공제가 투자액 중 0∼2%에 불과해 프랑스(30%), 영국(13%), 캐나다(15%) 등 선진국보다 낮은 점도 언급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기업은 R&D 투자여력 확보를 위해 노사화합, 임금안정 등을 통해 비용절감과 영업이익률 제고에 노력하고 정부는 글로벌 기업과 동등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대기업 차별적인 R&D 지원을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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