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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지프 글래디에이터 '야생 본능을 끄집어 내다'

[시승기] 지프 글래디에이터 '야생 본능을 끄집어 내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07.09 17:17
  • 수정 2021.07.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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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는 '혼자놀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혼자 또는 한 가족의 소단위가 생활속 재미를 찾느라 분주하다. 그 가운데 차박(차+숙박)은 자동차 시장 화두가 됐다.

사방이 잘 막혀 아늑한 분위기를 내는 대형 SUV도 인기지만, 혼자놀기의 진수인 픽업트럭 차박 또는 레저 활용도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제법 낯설지 않은 바로 '픽업 놀이'다. 적재함이 길고 넓어 성인 2~3명이 이것 저것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

경제성도 좋다. 화물차로 분류돼 세제혜택을 받는데 개별소비세는 면제이고 취득세도 5%로 승용차보다 2% 포인트 낮다.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에 불과해 승용차 보다 연간 70만원까지 아낄 수 있다.

먼저 이 녀석을 첫 대면한 느낌은 ‘이 거대한 차를 내가 몰 수 있을까?’였다. 말이 중형 픽업트럭이지 사실상 대형 수준인 지프 글래디에이터를 만나면 덜컥 겁부터 난다. 물론 한시간 정도 몰아보면 마치 내 차처럼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말이다.

승차감도 꽤 괜찮다. 고속 오프로드 주행에 적합하게 설계된 폭스(FOX) 쇼크 업소버는 도심에서도 빛을 발한다.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패인 도로를 지날 때 충격없이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다.

그러면서도 불필요하고 불안정한 움직임을 잘 억제해서 감탄을 하게 된다. 아스팔트 위에서 머드 타이어의 형상이 몸과 손으로 선명하게 전달되지만 큰 위화감을 주진 않는다.

악셀 페달을 조금 밟았는데 의외로 가볍게 나간다. 배기음도 미국 감성 그대로다. 깊게 밟고 속도를 끝까지 올릴 때는 2.3톤의 무게가 체감이 되지만 부족하다 생각되진 않는다.

3.6리터 V6 가솔린 엔진은 284마력(ps), 36.0kgf·m 토크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다. 공인연비는 복합 6.5km/ℓ로 실제로도 비슷했다. 올림픽대로에서 최고 11.3km/ℓ를 기록했다.

고강도 프레임 바디에 어울리는 장소로 이동했다.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산속 깊숙한 곳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SUV로는 어림없는 그야말로 야생의 길을 주파하기 시작했다.

픽업트럭이기 이전에 랭글러라는 정통 오프로더의 혈통을 계승한만큼 믿음직했다. 휠 베이스와 리어 오버행이 늘어나 램프각과 이탈각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강력하다.

내구성과 미끄러운 노면에 최적화된 35인치 머드 타이어는 땅 위의 나뭇가지와 돌을 강하게 짓누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최저지상고는 250mm로 깊게 파인 진흙길도 무리 없이 통과했다.

차량 하단부의 락 레일과 고강도 스틸 스키드 플레이트가 차체는 물론 연료탱크, 트랜스퍼 케이스 등 중요 부위를 보호해 손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공기흡입구가 엔진룸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최대 760mm 수심의 도강도 문제없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 글래디에이터의 능력 중 하나다.

4륜 고속기어(4H)로도 충분했지만,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나 장애물에서 4륜 저속기어(4L)을 선택하면 가뿐했다. 최적의 트랙션을 유지해주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도 한몫한다.

차가 뒤로 밀릴 염려도 없다. 경사로 밀림 방지 시스템이 잡아 주기 때문에 불안에 떨며 양발로 조작할 필요가 없다. 고속 코너링에서는 전자식 전복 장비 시스템이 제어한다.

사막, 바위 산 같은 난이도 높은 험로 주행에 필요한 전자식 스웨이 바 해제 기능이나 오프로드 플러스 주행 모드는 쓸 일이 없더라도 존재 자체만으로 크나큰 안심이 된다.

1열 지붕 프리덤 하드탑은 간단한 레버 조작으로 탈거해 자연과 하나되는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비치된 공구로 2열 지붕, 앞유리, 도어를 탈거하면 덩치 큰 ATV로 변모하게 된다.

오프로드 저속 크루징을 돕는 셀렉-스피드 컨트롤도 있다. 온로드용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 기능은 앞차에 따라 완전 정차하지만, 금방 해제되기 때문에 운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차체가 거대해 주차가 힘들 것 같았지만 앞뒤 주차 센서와 후방 카메라를 이용하니 어렵지 않았다. 전방 추돌 경고 및 자동 제동과 후방 교차 추돌 감지 기능 등 기본적인 안전 사양도 갖췄다.

적재함에는 롤업 소프트 트라이-폴드 토너 커버가 기본 장착됐다. 가볍게 말아접을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하며, 고속 주행시에도 도움을 준다. 최대적재량은 300kg, 최대견인무게는 2,721kg이다.

실내에는 7인치 계기판 디스플레이, 8.4인치 유커넥트 터치스크린, 포터블 블루투스 무선 스피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사양들로 가득하다.

차박, 캠핑 등 야외활동의 필수품인 230V 콘센트가 실내는 물론 적재함에도 탑재됐다. 알파인 9-스피커 프리미엄 오디오 외 휴대용 블루투스 무선 스피커도 마련해 놓았다.

정통 오프로더의 성능과 감성 그대로 화물차의 저렴한 유지비를 누릴 수 있는 독보적인 ‘검투사’,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가격은 7,070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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