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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미니 JCW 컨버터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독특함'

[시승기] 미니 JCW 컨버터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독특함'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10.0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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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미니)의 JCW 컨버터블은 승차감과 하차감 모두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좋다.

브랜드 파워의 양대산맥인 미니와 스타벅스가 손잡고 콜라보가 떠오른다. 커피의 중독적인 맛과 미니의 거친 레이싱 실력이 닮은꼴이다. 한번 맛보면 자꾸 떠오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BMW에 M이 있고 벤츠에 AMG가 있다면 미니에는 JCW가 있다.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는 몬테카를로 랠리 우승을 이끈 레이싱 선구자이자 엔지니어‘존 쿠퍼’의 튜닝 유전자를 심어넣었다.

미니가 과거 내놓았던 1, 2세대가 블랙커피라면 3세대는 카페라떼 정도다. 1, 2세대 미니는 극단적인 랠리카 감성으로 강한 인상을 줬었다. 강력한 파워와 단단한 쇽업쇼바는 아무나 탈 수 없는 수준이었다.

반면 3세대에는 카페라떼처럼 우유를 좀 탔다. 살짝 부드러워졌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넣어 장거리 주행이나 교통체증시 운전자를 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반 세단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전히 거칠고 땅바닥을 꽉 눌러밟으며 부아앙 소리를 내는 건 마찬가지다. 우유를 넣었지만 진한 커피의 본래 맛은 사라질 수 없다는 뜻이다.

수동 시트조작과 통풍시트, 열선핸들 같은 건 없다. 스티어링휠의 뒷면에 붙은 패들 시프트에 자꾸 손이 가면서 엔진회전수는 보통 3000~4000rpm을 쓰도록 나도 모르게 훈련된다. 코너가 보이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왼쪽 시프트다운 패들이 습관적으로 당겨진다.

여전히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질주본능이다. 예전 보다 훨씬 부드러운 포장지로 감싸있긴 하지만 이 작고 귀여운 미니 컨버터블 JCW의 심장은 부글부글 항상 타오른다. 세미 스포츠시트가 내 허리를 잘 감싸고 있다는 안정감 만으로도 언제나 도전정신이 이글거리게 만든다.

게다가 이번 시승차는 지난 2014년 3세대 미니가 출시된 이후 두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녀석이다. 보다 대중적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운전모드 중 스포츠, 미드, 그린 모드가 있는데 그린으로 맞춰놓고 크루즈컨트롤을 켜면 장거리 주행에도 자신이 생긴다. 세단처럼 조용하진 않지만 출퇴근은 물론 계획없이 언제든 여행을 떠나고 싶을 정도로 달라졌다.

주행은 호쾌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부르릉 두둥 작은 녀석이 우렁찬 배기음을 기본으로 뿜어댄다. 실내 조명은 디스플레이를 감싼 둥근 조명이 너무나 이쁘다. 스포츠 모드로 옮기면 연보라이던 둥근 조명이 파랗게 바뀐다.

일반 모드인 미드 모드로 놓고 출발하면 단단한 하체가 아주 독특하다. 지면을 꾹 누르면서 전진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후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악셀 패달이 아주 민감해 지면서 툭툭 튀어나간다. 최근 전기차들의 초반가속 때문에 로켓같다는 표현은 쓰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분명 운전자가 컨트롤하기에 꽤 괜찮다는 느낌은 든다. 테슬라가 가속시 운전자에게 두려움을 준다면, 미니 JCW는 두툼하고 강하게 치고나간다는 감성을 준다. 그러면서도 미드 모드 보다 훨씬 강하게 노면을 누르며 달리는 느낌을 온몸에 전달한다.

고성능 모델인 JCW에는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6kg·m를 발휘하는 MINI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탑재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5초만에 가속한다.

변속 느낌도 아주 빠르고 경쾌하다. 가속후 왼쪽 패들시프트를 딸칵 당기면 기어단수가 한단계 내려가면서 단번에 RPM 게이지는 4000준으로 오른다.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엔진 진동감이다.  낮은 RPM부터도 부르릉 거리는 진동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

게다가 기어 변속 시점은 4000rpm이상 돼줘야 치고 나가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4000~6000rpn 사이에서 가속하는 재미는 미니 JCW 컨버터블의 참맛 구간이다. 절대 차체가 붕뜨거나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동시에 정확한 조향성을 칼같이 유지한다. 시프트업 레버를 당기면 곧바로 순해지는 양처럼 배기음을 낮추고 자세를 가다듬는 게 기특하다.

물론 아무리 탄력주행을 한다해도 기본적 소음진동은 항상 귀를 자극한다. 시속 30km 이하로 속도를 낮추고 소프트탑을 열어볼 시간이다. 상단의 레버를 당기면 먼저 소프트탑의 지붕이 3분의 1 정도 열린다. 일반 선루프와 달리 좌우가 끝까지 열리기 때문에 5cm만 열어도 바람의 양이 꽤 많고 시원스럽다.

레버를 한번 더 당기면 그때부터 오픈이 시작된다. 유리가 먼저 내려가고 소프트탑은 뒤까지 완전히 젖혀진다. 중도에 오픈을 위한 레버를 놓으면 안 된다. 띵 소리가 날때까지 계속 손으로 상단의 레버를 당기고 있어야 한다. 원터치가 위험하다고 생각해 설계했을 테지만 다소 불편하다.

완전히 오픈을 한 뒤엔 진짜 미니의 개성과 장점이 드러난다. 오픈되는 폭이 작기 때문에 일반 세단의 오픈카 보다 부담이 적다. 뒷자리가 있긴 하지만 사실상 사람이 타기엔 좁을 정도이기에 주변의 시선이 덜 따가운 편이다.

오픈을 하고 엔진배기음을 들으며 국도를 주행하는 기분은 정말 만점짜리 펀드라이빙이다. 하만카돈 시스템의 경쾌한 팝음악 볼륨을 자꾸 높이게 된다. 스트레스를 훨훨 날리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미니 컨버터블을 타고 주말 국도를 달리는 이 기분 아닐까 싶다.

미니 JCW 컨버터블 가격은 5640만원이다. 절대 저렴하지 않지만 절대 심심한 기분을 주는 차가 아니라 펀펀(Fun fun)한 그 자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미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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