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차도 없는데" 수입차 업계 사라져가는 할인 판매…"반도체 수급난 영향"
"팔 차도 없는데" 수입차 업계 사라져가는 할인 판매…"반도체 수급난 영향"
  • 김기홍
  • 승인 2021.10.1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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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를 살 때 제 값주고 산 사람이 없었던 시절이 저물어 가고 있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 생산 차질이 극심해지면서, 할인 없이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할인율을 축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최대 20% 가량의 할인이 제공됐지만, 최근에는 10% 미만 또는 아예 안해주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BMW다. '할인의 정석'으로까지 불렸던 BMW는 최근 할인율이 10% 내외로 제공되고 있다. 주력 모델인 5시리즈의 경우 한 때 18%의 높은 할인이 적용됐지만, 최근에는 한자릿수의 할인만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530e도 한 때 1200만원까지 할인했지만, 현재는 10% 선에서 제공된다.

BMW 3시리즈 '320d 엑스드라이브 M스포츠'의 경우, 할인가가 940만원이었으나 최근 출시된 2022년형은 기존보다 240만원 감소한 700만원 할인가를 제공하고 있다.

엄청난 할인으로 유명한 아우디도 할인율을 낮췄다. A4, A6의 경우 지난 8월까지 할인율이 20%에 달했지만, 지금은 10%대로 낮춰졌다. 현재 A6 할인율은 15% 수준(아우디 파이낸셜 이용 16~17%), 준중형 세단 A4는 12~14%((아우디 파이낸셜 이용 15~16%) 수준이다. 

벤츠는 할인을 아예 없애기도 했다. 국내 인기 차종인 벤츠 E클래스  E250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출시 초기  400만원 할인을 제공했으나, 최근 선보인  2022년형에 대한 할인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2022년형 모델의 경우,'핸즈프리 액세스’ 기능이 삭제됐지만, 출고가  140만원이 인상됐다.

렉서스는 ES300h  '럭셔리 플러스'의 최근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차량 가격을 80만원 올렸다. 기존 모델에는  250만원 할인을 제공했으나 신규 모델에는  50만원을 제공, 할인금액이 대폭 줄었다.

수입차 업체들이 이처럼 '고자세'로 나오는 것은 최근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크다. 신차 수급이 어려우니 소비자들의 대기가 길어지고, 할인을 줄여도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는 것이다. 기존에 할인이 없어도 잘 팔리던 브랜드들은 대기기간이 더욱 늘어져 2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모델도 생겨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난이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신차 수급에 영향을 주면서 차값을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당분간 생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입차 할인도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