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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 '친환경차 날개달고, 디젤차 사라진다"

요소수 대란 '친환경차 날개달고, 디젤차 사라진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11.0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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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디젤차에 대한 선호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계에선 디젤 승용차 비중을 줄이고 있고, 디젤 세단은 국산차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반면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이번 달부터 G70 2.2 디젤과 G80 2.2 디젤 계약을 중단했다. 기존 계약분에 대해서만 생산하고, 제네시스 디젤 세단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G70과 G80은 국산차 시장에서 마지막 디젤 세단이었다.  2010년 초반 독일 디젤 세단의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르네상스'를 맞이했던 국산 디젤 세단이 약 10년 만에 이번 판매 중단으로 사실상 국산 디젤 세단은 단종을 맞게된 셈이다.

디젤차 외면 현상은 비단 세단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디젤차의 전유물이었던 'SUV'에서도 나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한 기아 '쏘렌토'의 하이브리드가 큰 인기를 얻고있다. 또 현대차 '투싼', '싼타페', 기아 '스포티지' 등의 모델도 디젤보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고객들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최근 친환경 기조가 강해지면서 디젤 차량에 대한 인기는 점차 줄어왔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디젤차는 지난해 전체 시장(190만7238대)의 약 31%를 차지했다. 올해 1~10월 36만8593대를 기록해 전체(145만2085대)의 25%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수입 디젤차 역시 올해 1~10월 3만3162대 판매돼 전년(6만3970대)보다 48% 가까이 규모가 줄어들었다.

반면 친환경차 판매는 늘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국산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은 15만923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4% 증가했다. 가장 비중이 많은 하이브리드차는 10만3349대로 31.2% 판매량이 늘었다. 전기차의 경우 4만946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성장했다. 

'탈디젤'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모습이다. 최근 공급난이 심각한 요소수 때문이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성분으로,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된 SCR에 들어가는 필수품이다.  

질소산화물은 대기오염의 주원인이자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무단으로 SCR를 탈거·훼손하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 대 가운데 60%인 200만 대 정도는 SCR가 장착돼 요소수가 부족할 경우 차가 운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속도가 20% 정도로 감소해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상황이 어렇자 실제 일선 자동차 판매 현장에선 디젤차 구매 계약 취소·변경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부족으로 디젤차보다 가솔린, LPG, 친환경차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아직까지 디젤차 계약 취소가 많지는 않지만, 많이 늘어날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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