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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국가대표 카레이서 꿈꾼다

제 2의 국가대표 카레이서 꿈꾼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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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BMW Test를 마치고

BMW Korea E-Rain 팀은 12월 14,15일 이틀간 2004년 Formula BMW Asia 마지막 경기였던 태백경기를 마친지 두 달 만에 2005년 Formula BMW Scholarship Program을 위한 연습을 말레이시아 세팡에서 가졌다.

 

2004년 마지막 연습이며 2005년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이 테스트에 참가한 사람은 현재 고교 2년생인 안석원(사진), 3년생인 김준태 그리고 2005년에 E-Rain 팀에서 Formula BMW Asia에 참가하기를 바라는 일본인, 사사키 코타(Kouta Sasaki) 3명이다. 3명의 공통점은 모두 한국에서 F-1800에 참가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다.

 

사사키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가 처음 개장될 때부터 고문으로 재직하던 사사키 슈로쿠씨의 아들로 1998년 한국에서 F-1800에 한 경기 참가했었다. 2004년에는 JGTC(Japan Grand Touring Car Championship) GT300 클래스에 전 경기 출전했고 2005년에도 같은 클래스에 참가하는 것이 확정된 경험이 많은 선수이다. 당연히 이 선수는 Formula Scholarship Program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선수가 Formula의 꿈을 버리지 못해 Formula BMW Asia에 E-Rain의 선수로 참가하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테스트를 한 것이다.

 

GT(Grand Touring Car)에 초점이 맞춰지고 유일한 Formula 클래스인 F-1800에 점점 소홀해지는 국내 모터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현실을 생각하게 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JGTC의 GT500 클래스에 참가하는 대부분이 팀이나 스폰서로부터 연봉을 받는 계약을 해서 GT500에 참가하고 자신이 메인터넌스비를 내며 Formula Nippon에 참가하고 있다.

 

안석원 선수는 2003년 E-Rain에서 F-1800으로 레이스에 데뷔하고 2004년에 인디고에서 F-1800 전 경기에 출전한, 1년 반의 Formula 경험을 가진 선수다. 안석원은 올해 1월 E-Rain의 Formula BMW 세팡 테스트에 참가했었으니 이번이 Formula BMW도, 세팡 경기장도 두 번째 경험이다.

 

김준태 선수는 2003년 국내 Formula Renault 경기로 레이스에 데뷔했고 작년 태백에서 열렸던 Asian Formula Renault Championship에 한 경기 참가했었다. 이 한 경기가 현재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Formula BMW Scholarship Program의 걸림돌이 되리라고는 당시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제 경기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드라이버는 Scholarship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2004년 F-1800에 몇 경기 참가했고, 외국 경기장에서의 경험은 이번 테스트가 처음이었다.

 

필자가 이번 이틀간의 테스트를 통해 세 명의 선수에게 느낀 것은 각자가 다른 배경을 가진 만큼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들의 배경이나 환경이 현재 그들이 보여주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우선 경험이 가장 많은 사사키부터 얘기를 해보자.

 

JGTC는 전 세계 투어링카 중 독일의 DTM과 더불어 최고라고 인정 받는 클래스이다. 드라이버가 드라이빙을 하는 동안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Data Logging System이 F-1을 제외하고는 가장 발달된 클래스이기도 하다. 그가 그려낸 데이터 로거의 곡선은 필자로서는 처음 보는 거의 완벽한 수준의 것이었다.

 

정확한 브레이킹, 한 치의 실수도 없는 스티어링 조작과 액셀 컨트롤 기본기에 있어서는 그 무엇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다만 워낙 오랜만에 Formula를 타다 보니 좀 더 시팅 타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차는 이렇게 타는 거야.’라고 말하는 교과서 같은 곡선들을 그려냈다.

 

김준태는 안 좋은 환경에서 레이스를 시작했고 제대로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지 못한 것이 그대로 드러났다. 2년 동안 포뮬러를, 그것도 2000cc 엔진에 6단 시퀀셜 기어박스가 장착된 Formula Renault를 경험한 선수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고 있었고 자신감도 너무 결여돼있었다. 그의 드라이빙에 대해서, 차량의 움직임에 대해서 아무도 말해주지 않으며 말 그대로 ‘그냥 차만 타며 보낸’ 2년이 너무도 아쉽게 느껴졌다.

 

안석원은 올해 1월에 테스트를 할 때에도 그랬고 많은 한국 드라이버들이 그런 것처럼 고속 경기장에서의 경험 부족 때문에 오는 약점이 다시 나타났다. 지난 1월에 비해 드라이빙 스킬은 분명 많이 발전되어 있었으나 고속 경기장이 없는 우리나라의 환경 때문에 다시 적응해야 할 것 같았다. 고속 코너에서의 적응력은 연습이 없이 이루어 질 수 없으므로 이제 시작하는 기분으로 꾸준히 연습하기로 했다.

 

14일, 첫 날에는 필자도, 우리의 어린 두 선수들도 컴퓨터로 데이터를 보며 한숨을 쉬고 실망감에 빠졌다. 1시간의 연습 세션 동안 10랩도 제대로 돌아보질 못했다. 문제는 간단했다. 고속 코너에서의 적응력과 브레이킹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브레이킹이 제대로 안되니 스티어링을 제대로 가져갈 수가 없었고 스티어링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액셀 컨트롤도 당연히 잘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실망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지금부터라도 새로 시작해야한다고 말하고 바로잡기를 시작했다. 아직 어린 이 두 선수는 ‘레이스’에 대한 열정만큼은 대단했다. 자신들도 데이터를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악물고 ‘덤비기’ 시작했다.

 

안석원의 데이터를 보면 1월에 비해 저속 코너에서는 많은 부분이 향상되어 있었지만 문제는 역시 고속 코너였다. 아직 적응하지 못한 고속 코너에서 많은 랩타임 손실이 있는 것이다.

 

‘우선 랩타임은 생각하지 말자. 만일 지금 랩을 당기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분명 3-4초는 연습만으로도 당길 수 있다. 하지만 너희가 여태까지 해온 것보다는 앞으로 할 것들이 중요하니까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가 필자의 생각이었고 둘은 모두 동의하며 필자를 따랐다.

 

가장 중요한 고속 코너 공략과 고속에서의 브레이킹을 수정해야했다. 레이싱 드라이버로서 분명 랩타임을 줄이기 위한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욕심을 자제하고 처음부터 다시 해보겠다는 성숙한 모습에 필자도 자극을 받고 더욱 열심히 노력했다. .

결국 첫날 연습에서는 4시간의 연습동안 안석원은 21802 김준태는 22063의 베스트랩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랩타임만으로 볼 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들이 그린 그래프는 계속 조금씩 좋아졌다.

 

두 번째 날인 15일에는 노면온도 54를 기록하는, 정말 ‘찌는’ 날씨였다. 전날과 이날 랩타임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는 세션을 거듭할수록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일정하지 않던 브레이킹 압력은 거의 매 랩 일정해져갔고 ‘힐 앤드 토우’ 시 브레이크 페달에서 계속 압력이 빠지던 현상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시프트다운 시 들리던 소리도 점점 박자를 맞추며 경쾌해졌다.

 

이날의 베스트랩은 안석원이 215338 김준태가 218535를 기록했다. 결국은 랩타임을 쫓지 않았지만 두 선수 모두 연습 첫 세션보다 4초 이상 줄이는 결과를 보았다. 4초만큼 빨라진 것은 이미 이들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야 고속 코너에서 제대로 드라이빙을 한 것 같다는 만족감과 한껏 충전된 자신감이 이들이 이번 테스트를 통해 얻은 값진 결과이다.

 

인디고 레이싱 팀에서 1년 동안 F-1800에 참가한 안석원은 그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이 보인다. 환경상 고속 코너에의 적응은 할 수 없었지만 차량에 대한 적응력과 드라이빙에 임하는 자세가 전과 달라졌다.

 

마지막 정리 때문에 하루를 더 있어야 하는 필자는 이들을 공항에 데려다 주며 슬쩍 물어보았다. ‘아쉬움은 안 남니?’ 대답에서 앞으로 더 큰 발전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쉬움이야 당연히 남죠. 그런데 이젠 정말 자신 있어요.’

 

유경욱 선수의 뒤를 이어 그 누가 Formula BMW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나갈지 아직은 모르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 자신을 위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2005년 1월 8-11일에 바레인 F-1 경기장에서 열릴 Formula BMW Scholarship Program의 결과가 필자 개인적으로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글 전홍식(이레인팀, 수석 엔지니어) bigfoot69@hanmail.net, 이레인팀 홈페이지: www.erainracing.com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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