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자, 국산차 업체들의 판매 급감이 심화되고 있다.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국내외 판매 모두 나락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산차 업체들은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57만3,758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에선 12만3136대로 지난해 11월보다 14.2% 줄었고, 해외 판매의 경우 15.2% 감소한 45만622대 판매에 불과했다.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현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내수 6만2071대, 해외 25만531대 등 총 31만2602대 판매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 부진했다. 특히 내수 시장을 이끌던 그랜저가 6918대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40.6% 감소했다. 제네시스가 1만1756대 팔리며 분전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했다.
기아도 힘들었다. 11월 국내 4만6042대, 해외 17만6190대 등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한 22만223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8.9% 감소, 해외는 14.3% 감소한 수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7540대가 판매된 스포티지다. 스포티지를 포함한 RV 모델은 쏘렌토 4903대, 카니발 3395대, 셀토스 3012대 등 총 2만3019대가 판매됐다.
에디슨모터스와 합병 이슈가 있는 쌍용차는 출고 적체에 시달리고 있다. 11월 국내 6277대, 해외 2501대 등 총 8778대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약 25.9% 감소한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 11월보다 32% 판매량이 줄었다. 내수 부진의 주요 원인은 반도체 수급난이다. 국내·해외 포함 출고 적체 물량만 1만2000대에 달한다. 쌍용차는 물량 해소를 위해 현재 1,3라인 모두 특근 및 잔업 시행 등 총력 생산판매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반도체 이슈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11월 국내 6129대, 해외 1만1743대 등 전년 동기대비 121.4% 증가한 1만7872대를 판매한 것이다. QM6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748대가 판매되면서 내수 판매를 주도했다. 폭발적인 수출 성장은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 역할이 컸다. 지난 달에만 9890대가 해외로 판매된 것이다. 이 밖에도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1818대, 르노 트위지 35대 등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 10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한국GM은 차츰 회복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지난달 판매량은 1만2274대로, 전년 동월 대비 42.6% 감소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 비교하면 78.5% 성장했다. 판매 회복에는 SUV 라인업의 역할이 컸다. 특히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총 318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1.9% 늘어났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