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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제왕’ 벤츠 S클래스와 정면승부 가능할까

제네시스 G90, ‘제왕’ 벤츠 S클래스와 정면승부 가능할까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21.12.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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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G90은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첫 걸음을 하게 해준 차량이다. 당시 EQ900이라는 이름으로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을 이끌었고, 이제는 G90이라는 공식 명칭과 함께 진정한 플래그십 세단으로 돌아왔다. 우아한 디자인과 최첨단 기능은 플래그십 세단의 정석과도 같은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와 비견된다. 

G90은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의 결정체다. 크레스트 그릴은 두 층의 지-매트릭스 패턴을 엇갈리게 입체적으로 쌓아 올린 ‘레이어드 아키텍쳐’가 적용돼 고급감을 한 층 더 높인다. 그릴 양 옆에 위치한 헤드램프는 제네시스가 선보이는 가장 얇은 두께의 ‘두 줄 디자인’이 적용됐다.

단순히 멋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제네시스는 헤드램프를 얇게 구현하기 위해 G90의 하향등에 MLA 기술을 도입하고 하향등·주간주행등(방향지시등 통합)·상향등 렌즈를 교차 배열했다. 하향등은 모듈 1개당 200여개의 마이크로 옵틱 렌즈를 적용해 기존 프로젝션 램프 대비 렌즈의 크기를 줄여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면서도 동등한 광량을 낼 수 있는 초정밀 제조기술이 적용됐다.

벤츠 S클래스

올해 국내 출시된 더뉴 S클래스 역시 벤츠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이 적용됐다. 특히 전면부는 크롬으로 둘러 싸인 전면 라디에이터와 대형 공기 흡입구가 위상을 상징적으로 표현강한 개성을 부여한다. 

S클래스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라이트’를 적용했다. 디지털 라이트는 130만 개의 픽셀(디지털 이미지 최소 단위)로 이뤄진 프로젝션 모듈과 84개의 고성능 멀티빔 ‘발광다이오드(LED)‘로 구성돼 있다. 또 카메라와 센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헤드램프의 픽셀 밝기를 주행에 최적화되도록 조절해 보다 안전한 운전을 지원한다.

G90과 S클래스의 유려한 측면 라인 대결도 볼만하다. G90의 측면부는 후드에서 시작돼 창문 하단부를 따라 트렁크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파라볼릭 라인‘과 휠을 감싸고 있는 펜더의 ’애슬래틱 파워 라인‘이 강인하고 역동적인 느낌의 차체 볼륨과 조화를 이룬다. 

S클래스는 짧은 프론트 오버행, 긴 휠베이스, 균형 잡힌 후방 오버행으로 완벽한 비율의 클래식 세단 형태를 보여준다. 캐릭터 라인은 측면을 따라 크게 축소됐고 스타일리시하게 배치된 측면의 크롬 장식은 길이감을 강조한다. 

크기를 비교하면 G90이 좀더 길다. G90은 전장 5,275mm, 전폭 1,930mm, 1,490mm 등의 크기를 갖췄다. 더뉴 S클래스는 기존 모델 대비 커졌음에도 전장 5,180mm, 전폭 1,955mm, 전고 1,505mm 등으로 G90보다 짧고 넓다. 오히려 S클래스 롱휠베이스 버전의 전장이 5,290mm로 G90 일반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G90 롱휠베이스 모델은 전장이 5,465mm에 달해 S클래스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다. 

제네시스 G90 실내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뒷좌석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G90이 압도적이다. G90의 휠베이스(축거) 길이는 3,180mm로, S클래스 일반 모델(3,106mm)보다 74mm 길다.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의 축거(3,216mm)와 36mm 차이에 불과하다. G90 롱휠베이스 모델의 축거는 3,370mm에 달한다. 이는 경쟁 플래그십 롱휠베이스 모델들과 비교해도 가장 길다.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G90과 S클래스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우선 G90은 제네시스의 실내 디자인 철학 ’여백의 미‘를 바탕으로 신기술이 적용된 첨단 장치 같은 이미지와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고급스러운 디테일의 조화를 추구했다. 특히 후석 공간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고급스런 공간으로 연출됐다. 대형 세단에 어울리는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의 최고급 소재를 적용하고, 기본 사양인 5인승 모델도 좌우 시트 기울기를 각각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S클래스의 실내는 고급스러움과 미래지향성이 조화롭다. 특히 12.8인치 OLED 센트럴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3D 계기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3D 계기판은 주행 중 주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센트럴 디스플레이는 MBUX가 탑재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최상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S580 4MATIC 모델의 뒷좌석에는 쇼퍼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돼 조수석 시트를 최대 37mm만큼 앞으로 이동시키고, 시트와 헤드레스트 폴딩 기능이 포함되어 뒷좌석 탑승객에게 보다 넓은 공간과 시야를 제공한다.

벤츠 S클래스 실내
벤츠 S클래스 뒷좌석

파워트레인 비교에서도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다. 다만 다양성 측면에서 S클래스가 앞선다. 먼저 강력한 3.0리터 6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더 뉴 S 350 d와 더 뉴 S 400 d 4MATIC은 각각 최고 출력 286마력, 최대 토크 61.2kg.m과 최고 출력 330마력, 최대 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가솔린 모델인 더 뉴 S 500 4MATIC은 효율적인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435마력, 최대 토크 53.0kg.m을 발휘한다. 더 뉴 S 580 4MATIC은 강력한 성능과 최대 효율을 구현하는 V형 8기통 가솔린 엔진 M176이 탑재됐다. 체계적인 전동화 기술이 더해져 최고 출력 503마력, 최대 토크 71.4 kg.m의 파워풀한 성능을 발휘한다.

반면 G90은 단일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가솔린 3.5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0㎏f·m를 발휘한다. 차량 주행 조건에 따라 연료를 최적 분사하는 듀얼퓨얼 인젝션 시스템과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를 빠르게 식혀 가속 응답성을 높여주는 수냉식 인터 쿨러 등을 통해 9.3㎞/ℓ(5인승, 2WD, 19인치 타이어 기준)의 복합 연비를 달성했다.

제네시스 G90

첨단 사양 측면에서는 두 차량 모두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 우선 G90과 S클래스 모두 뒷바퀴 조향이 가능하다. G90에 적용된 능동형 후륜 조향(RWS)은 저속 역상(전륜과 반대 방향)에서 최대 4도, 고속 동상(전륜과 같은 방향)에서 최대 2도 범위 내에서 뒷 바퀴를 조향한다. 또 중·고속 주행 중 차선변경 혹은 장애물 회피 상황 등에서 앞 바퀴가 돌아가는 방향으로 뒷바퀴를 최대 2도까지 함께 조향해 선회 안정성을 높이고 민첩한 차체 기동을 돕는다.

S클래스의 경우 리어-액슬 스티어링(rear-axle steering)은 조향각이 최대 10도에 이르러 차체 조작을 컴팩트카 수준으로 용이하게 만들어 준다. 차량이 시속 60㎞ 미만으로 주행할 경우,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최대 10도까지 움직이며, 시속 60㎞ 초과로 주행 시 뒷바퀴가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최대 3도까지 움직여 뛰어난 기동성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덕분에 회전 반경이 감소해 주차 시뿐만 아니라, U턴이나 좁은 골목길을 주행할 때에도 편리하며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더한다.

첨단주행보조장치(ADAS) 성능도 두 차량 모두 우수하다. G90은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를 기본 장착하고,광각 카메라 기반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는 초음파 센서와 더불어 광각 카메라를 이용해 주차선을 인식한다. 이를 기반으로 직각, 평행, 사선 주차 공간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해 편리한 주차를 돕는다. 향후에는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주행파일럿(HDP) 적용이 예정돼 있다. 이는 고속도로 일정 구간동안 자율주행에 근접한 경험을 제공한다. 

벤츠 S클래스

더뉴 S클래스의 ADAS 성능은 현존 최고로 꼽힌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는 카메라, 라이다, 초음파 센서 등의 정보를 수집, 더 넓은 범위의 차량, 사물, 보행자를 인식한다. 또 전방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보행자와 맞은편 도로 차량에 대한 감지 기능이 추가됐고, 브레이크 제어가 아닌 스티어링 휠 제어로 차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도 적용됐다. 최근에는 독일에서 ‘레벨3’ 자율주행 인증을 받은 만큼, 국내 도입도 전망된다. 

두 차량의 디자인, 성능, 편의사양 등에서 승패를 가리기 힘들지만, 가격만큼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G90의 판매가는 세단 8957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 롱휠베이스 1억6557만원부터 시작한다. 반면 더뉴 S클래스 국내 출시 가격은 ▲더뉴 S350d 1억4060만원 ▲더뉴 S400d 4매틱 1억6060만원 ▲더뉴 S500 4매틱 1억8860만 원 ▲더뉴 S580 4매틱 2억1860만 원 등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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