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스 논란,죽음의 스포츠 vs 기술발전 공헌
카레이스 논란,죽음의 스포츠 vs 기술발전 공헌
  • 지피코리아
  • 승인 2005.01.25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단되어야 할 죽음의 스포츠인가? 인류의 모험과 기술도전의 총아인가(?)’

죽음을 부른 카레이스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2005 다카르 랠리에서 모터사이클 부문 참가자 호세 마누엘 페레스(스페인)와 파브리지오 메오니(이탈리아)가 경기중 숨지면서 ‘지옥의 랠리’로 불리는 이 대회의 위험성을 비난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개최국 프랑스의 한 국회의원은 지난 18일 라파랭 총리에게 다카르 랠리를 금지하는 법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세계 모터스포츠팬들과 관계자들은 생각보다 위험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자동차 안전기술 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레이싱을 더욱 육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레이싱 얼마나 위험한가?

 

모터스포츠는 얼핏 목숨을 건 도박으로 보인다. 다카르 랠리의 경우 78년 첫 대회 이후 올해까지 4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문에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한 때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간적인 대회’로 비난 받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인 포뮬러원(F1) 그랑프리의 경우 1950년 대회 창설이후 모두 52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안전규정이 확립되지 않았던 1957∼1958년 사이 무려 7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등 초창기 사망사고가 많았다.

 

지난 94년 당대 톱스타인 아일톤 세나가 산마리노에서 열린 경기에서 방호벽을 들이받고 사망한 사건이 F1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것은 레이서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86년 세계랠리선수권(WRC) 포르투갈 랠리에서는 포드팀(RS 200) 경주차가 도로를 벗어나나 안전선을 무시하고 접근했던 관중을 치어 3명이 죽고 12명 다쳤다.

 

단일 사고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55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였다. 당시 선두를 달리던 메르세데스 벤츠팀의 경주차가 뒷 차에 들이받히며 차체 파편 일부가 관중석으로 날아가 82명이 죽거나 다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벤츠는 직접적 사고책임이 없었음에도 이후 30년간 르망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기술 진보시켜 더 많은 생명 구한다

 

그러나 모터스포츠가 각종 안전장치 개발에 기여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주장도 있다.

 

긴급상황에서 제동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준 디스크 브레이크의 경우 지난 53년 마세라티와 재규어가 레이싱 용도로 개발한 기술을 일반 승용차로 응용한 경우다. 또 충돌사고에도 터지지 않는 안전 연료탱크와 전원차단장치,안전벨트 시스템 등 지금은 일반화된 기초 안전기술의 대부분이 자동차경주장에서 잉태됐다.

 

또 연료소모를 줄이는 고연비 기술 등 환경문제와 직결된 핵심 기술 역시 주요 모터스포츠의 현장에서 먼저 등장했다.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정영조 회장은 “실제 경기중 사망 확률은 일반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죽을 수 있는 가능성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현재의 레이싱카 안전 기술이 인류에게 큰 보탬이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참가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경기를 옹호하고 있다. 이번 사망사고 논란을 일으킨 다카르 랠리의 경우 창시자인 티에르 사빈느가 코스 답사 중 헬리콥터 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부친이 고인의 뜻을 이어 대회를 더욱 발전시킨 경우다.

 

[국내 사망사고 사례] 두차례 발생…03년 관중 3명 사망 최악

국내에서도 자동차경주 도중 사망사고가 두 차례 있었다.

 

지난 2000년 10월21일 국내 첫 일반도로 랠리로 준비된 ‘제주 코리아 랠리’에서 당시 28세의 엔지니어 출신 레이서 이기철씨(현대전 출전)가 대회 6번째 경기구간인 북제주군 애월읍 남영월드 북측 1㎞ 지점 내리막 구간에서 시멘트 방호벽을 들이받고 4∼5m 아래 배수로로 떨어져 현장에서 사망했다.

 

고 이기철씨는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9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디젤엔진 개발담당 연구원으로 일하며 카레이서로도 활동해 왔다. 카마니아인 이씨는 대회 출전과 회사 진급시험 일정이 겹치자 20일 코스답사를 한 후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가 시험을 보고 다시 내려와 경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2003년에는 전북 전주에서 열린 비공식 드래그 레이스 도중 자동차가 인도로 돌진,관중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사고는 400m 직선코스를 달리던 경주용 티뷰론이 갑자기 끼어든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인도로 돌진하면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