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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캐스퍼, 고정관념 싹 바꾸고 '경차시대 부활 선언!'

현대차 캐스퍼, 고정관념 싹 바꾸고 '경차시대 부활 선언!'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2.02.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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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과거 기아 ‘모닝’, 한국GM ‘스파크’로 대변됐던 ‘경차시대’를 캐스퍼가 최근 열풍과 함께 부활시킨다는 각오다. 

실제 업계에서는 캐스퍼가 10만대 이상 팔리며 경차 부활을 이끌 수 있을 지 관심이 큰 상황이다. 경차는 최근 대형차, SUV 수요가 늘면서 판매가 하락세였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연 20만 대가 꾸준히 팔릴 정도로 비중이 있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0만2800여 대(점유율 약 18%)를 기록한 뒤 매년 줄어들어 2019년 11만5800여 대(9%)로 반토박이 났다. 2020년엔 처음으로 10만 대를 밑돌았다. 지난해엔 9만5200여 대였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해 10월 판매 1733대로 출발한 후 11월 4008대, 12월 3983대, 2022년 1월 4186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말까지 4개월간 누적 1만4072대 판매로 계약도 밀려있어 새해도 지속적인 판매 호조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월별 판매량 순위에선 기아 K5(9위), 현대차 투싼(10위)까지 제치며 1월 판매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캐스퍼는 여성 고객 계약 비중이 49%에 달해, 통상 다른 차종(30%)보다 여성 비중이 높다. 또 2030세대 비중도 52.6%로 절반을 넘어 소위 ‘이대녀’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캐스퍼를 앞세운 경형 모델이 소형 모델의 시장을 뺏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1월 기준 경형차는 총 1만230대로, 소형차(9520대)를 역전했다. 경형이 소형의 80% 수준에 이르던 통계를 뒤집은 것이다. 

판매 호조는 캐스퍼가 경차의 고정관념을 싹 바꾼 덕분으로 보인다. 디자인과 주행성능, 시트 구조와 차량 카테고리까지 완전히 예상을 뒤엎었다. 

먼저 크기가 기존 경차 보다 훨씬 커보인다. 휠하우징을 키워 마치 정통 오프로더와 같은 형태로 바꿨다. 단순한 박스카 형태가 아니라 굴곡과 입체적 디자인을 적용해 도로에서 볼 때 전혀 경차처럼 왜소해 보이지 않는 효과를 줬다.

그래서 차종 별 카테고리에서도 SUV로 분류된다. 야외로 떠나는 차박 기능까지 접목해 인기를 더했다. 4개의 시트 모두가 평평하게 앞으로 접히는 첫 시도에 젊은 여성들은 매료될 수밖에 없다. 거기다 터보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어 고속도로에서도 전혀 무리 없이 다른 차들과 보조를 맞춘다.

처음엔 가격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무슨 경차가 2000만원을 넘느냐는 네티즌들의 호된 지적에 당황스러워 했다. 하지만 실제 차가 나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옵션이 많고 더 좋은 소재를 사용하는 고급화 전략이 코로나 시대에 적절히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터보시스템, 고급 인테리어,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인치업 타이어 등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비싸도 평균적인 승용차들과 비슷한 수준의 고급화 추세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구매자 10명 중 7명(70.3%)은 가장 비싼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선택했다.

많은 관심 속에 온라인 사전계약 방식도 센세이셔널 했다. 얼리버드 예약(사전계약) 첫날인 지난해 9월 14일에만 1만8940대 계약됐다. 구매자 10명 중 6명 이상(64.9%)은 일반 엔진보다 더 비싼 터보 사양을 선택했다.

가격을 높이고 고사양을 선택할 수 있게 되자 3040 남성 구매자들도 몰렸다. 연령대별 판매치를 보면 40대(34.7%), 30대(25.1%), 50대(23.5%),  60대 이상(9.8%),  20대(6.9%) 순으로 나왔다. 고급 경차를 외치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실제로 열린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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