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90 풀체인지 '앞에 타면 카레이서, 뒤에 타면 회장님'
제네시스 G90 풀체인지 '앞에 타면 카레이서, 뒤에 타면 회장님'
  • 지피코리아
  • 승인 2022.03.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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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플래그십 세단이자 '국가대표 1호차' 제네시스가 4세대 풀체인지 'G90'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가 버티고 있는 대형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어떤 무기를 들고 나올지 기대가 컸다. 

막상 등장한 G90 실차는 기대 이상이었다. 우선 디자인이다. '두 줄의 마법'으로 불리는 쿼드램프가 신형 G90에서 극대화 됐다. 덕분에 램프 디자인만 보고도 박수부터 치는 경우가 많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한 '두 줄의 경쾌함'은 프런트 전반과 타이어 하우징, 프런트 펜더로 이어지며 매끈한 차체를 완성했다. 리어램프에도 위치한 쿼드램프 디자인 덕분에, 도어에는 없는 두 줄 디자인이 보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지금까지 G90만큼 '두 줄의 마법'이 어울리는 모델은 드물었다. 쿼드램프 디자인은 신형 G80, GV60, GV70보다 훨씬 강력한 디자인의 힘을 보여줬다. 전장이 무려 5275mm까지 늘어난 G90이 바로 이 '두 줄의 마법'을 완성했다.

여기에 보닛이 클램쉘(Clamshell) 형태로 자리하면서 웅장함과 고급성, 그리고 정숙성의 완성도를 높였다. 매끈하게 빠진 G90은 바닥에 달라붙어 달리는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외관 디자인이 보다 세련되면서 이제 '회장님 차'를 넘어서서, '젊은 스타트업 대표'에게도 어울리는 느낌이다.

스마트키를 쥐고 다가가니 도어 손잡이가 툭 튀어나온다. 기아 EV6와 비슷한 형태다. 운전석 시트에 앉으면 호화로운 호텔 응접실 그대로다. 수평적 우드 트림과 센터페시아 상단은 진짜 가죽, 하단 콘솔 부분은 질 좋은 인조 가죽으로 마감했다.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걸었다. 그 순간 깜짝 놀랐다. 열려있던 도어가 갑자기 훅 닫혔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시스템이다. 

차에서 내리고 싶으면 엄지로 버튼을 누르고 한 뼘 정도 열린 도어를 그대로 밀고 하차하면 된다. 주의할 부분은 한뼘 정도 열린 상태에서 버튼에서 엄지를 뗐다가 반복해서 버튼을 누르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오히려 문이 확 닫혀버린다.

자동문은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 돈 많은 회장님이나 사모님은 근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문고리를 당기고 팔꿈치로 도어를 밀어내는 동작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버튼식 도어를 접목한 것으로 보인다.

차체가 길고 무거워 도어 한짝의 크기와 무게 역시 육중하다. 문을 여는 과정에서 최대한 힘을 들이지 않도록 도와주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다. 최고급 브랜드 롤스로이스도 비슷한 방식의 자동문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운전기사가 운전석에 앉은 채로 2열의 회장님을 위해 자동문을 열어줄 것이라는 짐작은 보기좋게 틀렸다. 자신의 문은 자신이 열어야 한다. 운전기사가 버튼으로 열어줄 거란 기대는 기아 카니발에서 기대하는 게 좋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니 주행 감성에 놀랐다. 3.5리터급 터보 V6 엔진은 정숙하면서도 힘이 넘친다. 380마력으로 적당하고 고급스럽게 G90을 밀어 붙인다. 출발할 땐 탑승자를 위해 부드럽게 시작하지만 중고속에선 2.3톤의 G90을 경쾌하게 달리도록 돕는다.

특히 에어서스펜션은 신의 한수다. 에쿠스를 마지막으로 에어서스펜션은 국산차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등장해 벤츠와 BMW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스펜션 겉면을 둘러싼 금속성 스프링 대신 공기가 들어간 챔버형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기대는 어김없이 맞아떨어졌다. 급출발이나 급제동시 좌우 흔들림은 거의 사라졌고, 급코너링에서 G90을 던져버리는 재미는 중독성까지 있다. 급코너링시 압력이 주어지는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만들어줘, 최대한 수평으로 버티게 하는 힘을 제공한다.

람보르기니 우르스나 포르쉐, 카이엔 등 수억원대 수입 SUV에 주로 장착되는 에어서스펜션은 G90의 주행감성을 극대화한다. 뒷바퀴가 4도까지 조향되는 기능 보다 훨씬 강력한 G90의 무기가 바로 에어서스펜션이다.

스스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에어서스펜션 덕에 G90의 기본가격 약 9천만원이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일부 옵션 패키지를 추가한 이번 시승 모델의 가격은 1억3천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