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기블리 SQ4 '430마력 뿜는 가문의 귀공자'
마세라티 기블리 SQ4 '430마력 뿜는 가문의 귀공자'
  • 지피코리아
  • 승인 2022.04.0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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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는 주춤했던 가문을 일으켜 세운 효자 모델이다. 마세라티는 물론 페라리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등 불과 4~5년 전만 해도 유럽 슈퍼카 브랜드들은 수익성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마세라티의 이런 고민을 날려버린 모델이 바로 기블리다. 마세라티 판매의 절반 이상에 이를 만큼 순식간에 집안 먹거리 고민을 날려버렸다. 2억원대 이상의 슈퍼카만 고집하던 브랜드들은 지금까지 금기시 했던 SUV를 만들거나 세단 중에서도 1억 초중반대까지 가격을 내린 대중적 슈퍼카를 선보이고 있다. 

마세라티에는 기블리가 그 선봉에 섰다. 기블리는 1억2000만원 가량의 기본 모델을 비롯해 1억5000만원 대의 SQ4 등을 시장에 내놓으며 자존심은 살짝 죽이고 수익성과 타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블리는 SUV '르반떼'와 함께 집안을 완전히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대중적으로 생소했던 마세라티는 페라리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처럼 인지도가 글로벌 국가들에서 상승했다.

높은 희소성 때문에 마세라티를 찾지 않던 부유층들도 관심을 가졌고, 2~3억대 가격에서 주춤했던 소비자 층들은 1억 초중반의 지갑을 열게 됐다. 

타보니 기블리 SQ4의 매력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시승했던 블루 컬러의 외관 디자인은 아마도 마세라티 브랜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아닌가 싶었다. 강렬한 컬러에 상어 코를 형상화한 보닛 마무리가 예술작품과 다름없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품들이 즐비하지만 자동차에 있어서는 마세라티와 페라리의 위상은 여전하다. 프라다, 구찌, 페라가모 등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동차계의 명품임에 틀림없었다. 실내엔 고급가죽이 곳곳을 감쌌고 실내 상단엔 알칸타라 고급 재질로 휘감아 최고급의 이미지를 낸다.

시승차는 2021년형 모델로 디자인은 이전과 크게 바뀌진 않았다. 리어램프가 투명한 강화플래스틱으로 바뀌면서 유일한 흠집이던 뒷태에 변화를 줬다. C필러의 마세라티 삼지창 로고는 명품중 명품 디자인으로 통한다. 신차를 내놓을때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이 마세라티의 매력이기도 하다.

최근 1억2000만원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놓았는데 삼지창 로고의 하단 창살을 파란색으로 디자인해 디테일 역시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최상위 트로페오 트림에는 레드 컬러의 창살이 디자인돼 '미친 감성'이란 평가다.

기블리 SQ4 모델은 후륜을 기반으로 한 3.0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으로 430마력을 낸다. 윗 등급이자 마세라티의 플래그십을 담당하는 콰트로포르테 모델 역시 SQ4 모델로 430마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경쾌한 주행감은 기블리가 한 수 위다. 콰트로포르테보다 작고 가볍기 떄문이다. 

시승했던 기블리 SQ4의 트림은 그란스포트로 강렬한 외관과 엄청난 파워가 압권이다. 4970㎜에 이르는 크기에도 요리조리 무게이동이 예술이다. 이른바 '직빨'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스포츠모드로 놓고 풀악셀을 밟으면 430마력, 59㎏m 토크가 그대로 사륜에 쏟아져 내린다.

롤링 피칭이 거의 없이 수평을 최대한 유지한채 총알같이 튀어나간다. 선택할 수 있는 스포츠 서스펜션 모드까지 합쳐지면 바닥에 딱 붙어 4단기어까지 시속 100㎞를 순식간에 돌파한다. 제로백은 4.7초 수준이다. 

그렇다고 운전자의 두려움은 상당히 낮은 감성이다. 속도는 즐기되 두려움이 없는 비결은 바로 안정성 덕분이다. 뒷바퀴는 항상 50% 파워를 유지하고, 풀악셀시 전륜에 최대 50% 파워를 쏟아낸다. 정속 주행시 후륜에 80%의 파워가 실리는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후륜 타이어 밑면이 275㎜이고 전륜 타이어 밑면이 245㎜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후륜을 기반으로 강하게 밀어주면서도 재빠르게 전륜으로 파워를 옮겨주면서 주행의 안정성을 가져온다.

급코너링에서도 서스펜션이 양쪽 모두 팽팽하게 높이를 유지한다. 과도한 차체의 쏠림을 막고 커브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악셀링을 멈추지 않아도 된다. 코너링을 빠져나오면서 악셀링을 밟으면 흔히 경험하는 휘청하는 흔들림도 없었다. 코너링 조향이 직진으로 바뀌는 순간에도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방향을 바꿔 튀어 나간다.

가족들을 태우고 떠나는 장거리 여행에선 주행모드를 I.C.E로 놓으면 편안하다. 쉽게 생각해 컨트롤을 인크리징 시켜 연비를 높이는 주행모드다. 반자율주행 모드를 켜면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줄여주고 악셀이나 브레이크 패달을 밟지 않아도 유유자적 대형 세단의 감성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GT카의 면모가 뚜렷하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처럼 아주 정숙한 건 아니다. I.C.E 모드로 놓고 정속주행을 해도 살짝 단단한 하체와 숨어있는 표범의 으르렁거림은 아주 미세하게 차체 밑에 흐르고 있다. 언제든지 밟아만 달라는 모양새다.

도심을 달리면 연비는 6~7㎞/l 밖에 되지 않는다. 시속 90㎞ 정속주행으로 1시간 달렸더니 연비 10㎞/l를 간신히 찍었을 뿐이다. 단점은 반자율주행에서 스티어링휠을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진 도로에선 자꾸 핸들을 잡으라고 삐삑 거린다. 안전에 신경쓰는 건 좋지만 너무 자주 경고음을 날려 놀라기 일쑤다.

오디오는 바워스&윌킨스로 최상의 사운드다. 볼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이 오디오는 으르렁거리는 숨결을 충분히 잠재울 수 있을 만큼 선명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낸다. 2열은 생각보다 넓진 않다. 휠베이스가 3m임에도 다리를 뻗거나 꼬고 앉을만한 공간은 아니다. 그냥 적당히 편안한 레그룸을 제공한다.

엄청난 가속력을 즐기고 희소성 있는 이태리 명품 세단을 1억원 중반에서 즐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많은 매니아들이 몰리고 있다. 독일 세단들에 질린 매니아들이 최근 1~2년간 마세라티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의 정점에 기블리가 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마세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