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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시승기] BMW S 1000 R '피로도 낮고, 스피드는 신세계'

[바이크 시승기] BMW S 1000 R '피로도 낮고, 스피드는 신세계'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2.06.0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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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라이딩의 계절이다. 바이크를 타고 온 몸으로 공기 저항을 느끼며 달리다 보면 세상사 시름 따위는 다 잊게 된다. 아니, 세상 걱정 하고 있다가는 사고 나기 십상이니 온통 바이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게다. 하지만 온전히 바이크에 집중하고 나면 나도 모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런 기분을 느껴본 사람들의 증언(?)과 고해성사가 늘어나면서 바이크 인구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번에 시승한 바이크는 BMW의 고성능 스포츠 로드스터 모델인 뉴 S 1000R. ‘스트리트 파이터’라고도 불리는 배기량 999cc의 슈퍼바이크다. 지난해 6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모델로, 수랭식(水冷式) 4기통 엔진이 최고 165마력의 힘을 뿜어낸다. 

기본 모델이 2270만원, 스타일스포츠 모델은 2310만원, M패키지 모델은 2870만원이다.

시승을 한 M패키지 모델은 라이더의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M스포츠 시트, 효율적인 동력전달과 내구성을 뛰어난 M엔듀어런스 체인, 강성과 경량화에 초점을 둔 M카본 휠과, 스포츠 사일런서가 적용됐다. 이런 고급스런 선택사양이 600만원 가까운 가격차이의 근거다.

일단 시트에 앉으면 생각보다 여유가 있다. 시트고는 814㎜. 발 뒤꿈치가 다 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슈퍼바이크라는데 차체도 무겁고 다루기도 어렵겠지”라고 생각했던 걱정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시동을 걸자 다시 긴장이 됐다. ‘그르렁’하는 맹수의 포효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조심 또 조심. 바이크에 적응될 때까지는 일단 조심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엔듀로 바이크와 투어러 바이크를 2주에 한번씩은 타지만, 기종이 다를 때는 마땅히 그래야한다는 게 본인의 라이딩 철칙이다. 너무 소심하게 다룬 탓인지 1단에서 시동이 몇번 꺼진다. 네이키드 모델이라는데, 소위 ‘뿅차’처럼 앞쪽으로 몸이 기운다. 어린 시절에 타봤던 ‘청룡쇼바’ 오토바이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스로틀을 감아봤다. 오호! 반응이 그야말로 즉각적이다. 순식간에 치고 나가더니, 브레이크를 잡으면 기가막히게 도로를 움켜쥐며 멈춘다. 프론트는 4피스톤 캘리퍼가 320㎜ 더블 디스크 브레이크와 손잡고 있고, 뒤쪽은 싱글 피스톤 캘리퍼와 220㎜ 싱글 디스크 브레이크가 제동을 담당한다.

그리고 남성 라이더들에게 필요한 팁 하나. ‘고바위’라고 불리는 도로위 둔턱에선 조심해야 한다.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고 넘다간 신체 주요 부위에 제법 통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라이딩 포지션상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고군산반도의 장자도에 이르는 길을 달려보니 해방감이 몰려왔다. 윈드실드가 없는 네이키드 모델이라 온몸으로 바람을 맞아야하기 때문에 최고속도를 논한다는 것은 어쩌면 바보 같은 일이다. 물론 라이딩 포지션 덕분에 주행풍 때문에 팔이 아프다던지, 고개가 뒤로 제껴진다던지 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순간적인 가속, 정지 상태에서 치고 나가는 느낌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로드(Road)’, ‘레인(Rain)’, ‘다이내믹(Dynamic)’, 다이내믹 프로(Dynamic pro) 등으로 구분된 주행 모드가 있다. 시승 당시 비가 오지 않아 레인 모드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느낌을 정리하면 로드 모드에서는 아주 안정적이었다. 코너링에서나 가속, 제동을 할 때 무난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마 이런 무난함 때문에 일부에서 “‘S1000R’은 기대보다 재미 없다”는 혹평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다이내믹 모드에선 좀더 날카로운 느낌을 받았다. 자동차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을 때와 비슷하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관련 세팅을 나만의 것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정성과 노력에 따라 재미가 커질 수 있다. 

어떤 모드를 선택하는가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ABS프로(ABS Pro)와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의 공이 크다. 1000cc 급 투어러 모델을 소유한 본인 입장에서 봐도 확실하게 성능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언덕길에서 정차후 출발할 때 도와주는 힐스타트 컨트롤(Hill Start Control), 클러치를 잡지 않고도 왼쪽발로 기어 변속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어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Gear ShiftAssistant Pro) 등 쏠쏠한 기능들이 많이 담겨 있다. 특히 ‘퀵 시프트’라고 불리는 클러치나 스로틀 밸브 작동 없이 기어 변경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어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Gear ShiftAssistant Pro)는 오랜 라이딩에서 손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고마운 녀석이다.

6.5 인치 TFT 디스플레이는 한눈에 주행 정보를 전달해 주는 시인성이 뛰어나다. RPM이 변할 때마다 2, 4, 6, 8 등 1000 단위 RPM을 알려주는 숫자가 커졌다가 작아지는 모습은 상당히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S 1000 R은 도심에서 재밌는 라이딩을 추구하는 사람, 빨리 슈퍼바이크를 체험하고 싶은 2종 소형 초심자, 키가 크지 않아 고민인 남성과 여성 라이더들이 익사이팅한 바이크 라이딩의 신세계에 빠져들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길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정훈(모터칼럼니스트) tigercho333@hanmail.net, 사진=지피코리아, BMW모토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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